2012년 새해가 밝았다. 여러분야에서 2012년을 평가하고 진단한다. 필자의 블로그가 다루고 있는 분야는 스마트 미디어 분야이다. 2011년을 돌아보고 2012년의 스마트미디어 환경을 전망해보고자 한다.
미국 Comscore의 발표에 의하면 이용자들의 온라인을 통한 영상 이용 시간이 2010년 11월기준 월 14.7 시간에서 2011년 11월 말에 20.5 시간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스마트 디바이스의 확산으로 케이블, IPTV등 기존 미디어의 이용 시간이 줄고 모바일이나 인터넷을 통한 콘텐츠 이용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용자들의 미디어소비는 다양한 장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2011년 한해는 그 어느 해 보다도 이용자들을 장악하기 위한 ‘콘텐츠 장터’들의 치열한 경쟁이 글로벌하게 전개 되었다.
2011년은 신생 플랫폼 보다는기존 서비스 플랫폼간의 실험과 도전들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 실험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구글TV 는 2010년에 발표되어 1년 만에 성공의 징표도 없이 2.0을 발표하면서 스스로 고객들의 외면을 인정하고 말았다.
두번째의 실패는 넷플릭스의 도전이다. 넷플릭스는 우편 DVD 배송 사업에서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DVD 사업을 분사하고 통합 상품과 요금제를 채택하였다. 하지만 고객들의 거부는 가입자 이탈로 이어졌고 넷플릭스는 DVD 분사를 철회하기에 이르렀다. 넷플릭스의 실험이 실패로 끝났다고 종결짓기는아직 이르다. 통합 상품 이용자가완만하게 증가하고 있고 이는 가입자를 일부 잃더라도 사업의 이익 구조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와 고객의 충돌에서 한가지 평가해야하는 바는 영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월정액 기반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넷플릭스에 대한 고객 충성도나 고객의 고착성이 기존 미디어에 비해 높지 않다는 점이다. 고객들은 얼마든지 다른 서비스 옵션을 향해 떠날 수 있다는 점은 단순히 영상의 시청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플랫폼의 허약성을 의미한다.
시장과 고객에게강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실험으로는 유투브의 개인화 페이지와 방송 채널 도입을 꼽을 수 있겠다. 유투브를 이제 UCC 사이트라고 부르지 않는다. 프리미엄 영상과 아마츄어 영상이 혼합된 하이브리드한 방식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영상을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바탕으로 이용자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페이지를 만들고 기존 방송 콘텐츠을 별도로 계약하여 자신들의 방송 채널을선보이기에 이르렀다. 유투브의 경쟁력 강화는 기존 미디어에게는 큰 도전이 아닐 수 없다.
2011/11/20 – [분류 전체보기] – 유투브의 방송채널! 역설적인 뉴미디어 전략
그 다음으로는 구글TV 2.0 과 스마트 모바일의 서비스 클라우드 경쟁이다. 구글 TV 2.0 은 기존구글TV 의 실패 원인으로 꼽는 콘텐츠의 부족이나 고객의 사용성 후진성을 극복할 대안으로 모바일 생태계와의 강한 밀착을 택했다. 콘텐츠의오픈 마켓을 TV 로 옮기려는 시도가 그 이전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안드로이드 마켓과의 연계성이 그 힘을 보강해줄지 지켜볼일이다.
스마트미디어 환경의 대표적 버블로는 스마트TV 를 꼽을 수 있다. 2011년 한해동안 스마트TV는 하드웨어적 진보는 기술의 변화 속도만큼 반영되고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가 케이블을 위협하고 XBOX 등 게임콘솔이 의미 있는 콘텐츠가입자를 유치하는 수준의 시장 장악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2011년 말 스마트TV의 대 반전을 촉발할 수 있는 2가지 변수가 등장했다. 구글 TV 2.0과 애플TV의 TV 버전출시에 대한 기대가 그것이다. 삼성, LG등이 구글TV2.0을 채택하기로 결정한 것이 애플TV의 출현에 대한 조기 견제라는분석도 나올 정도이다.
2011/10/30 – [TV 2.0 & 미디어2.0] – 2013 애플TV가 탄생? 무엇이 다를까?
마지막으로 2011년의 의미있는 실험들은 영상 플랫폼의 소셜화! 훌루의 페이스북 연결, 페이스북타임라인 안으로의 영상 서비스 플랫폼의 진입, 케이블이나 IPTV 등의소셜TV 서비스들이 다양한 방식으로소셜 서비스를 연계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러한 실험이 아직 사업성과로 이어지고 있지는 못하다.
이렇게 2011년을 평가해 보면 한가지 일맥상통하는 키워드가 있다. ‘콘텐츠’의 힘이 플랫폼을 견인하고 있다는 것.
서비스 플랫폼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는다. 이것은플랫폼의 강점이자 약점이다. 고객과의접점이 핵심 경쟁력인 플랫폼은 콘텐츠와의 거래 관계를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그 거래관계가 법적 규제에 의해 강제되지 않는 온라인(인터넷 , 모바일생태계 모두) 환경에서는 아킬레스건이 아닐 수 없다.
2011년 넷플릭스의 약진에 따른 콘텐츠 진영의 3배 이상의 공급 가격 인상과 콘텐츠 진영의 자체 플랫폼인훌루의 매각 실패등은 콘텐츠 거래 구조를 통제할 수 없는 플랫폼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구글TV 1.0의 실패도 콘텐츠의 부족 때문이었는데 미국 방송 진영의 소극적 대응이 불어온 화근이었다. 반면 유투브의 방송채널 도입은 프리미엄 콘텐츠를 재 창조하겠다는 구글의 전략이 숨어있다.
콘텐츠진영은 서비스플랫폼에 파이프를 연결하여 일정한 댓가를 받고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직접 모바일과 온라인 공간으로 콘텐츠를 직접 전달하기도 한다. 미국의 CBS, FOX, NBC 등 대표적 방송국들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스스로 고객들과의 접점을 만들어간다. 당장 수익을 만들어가지 않지만 스스로 작은 플랫폼을 만들고 있는 이유는 자사의 콘텐츠 브랜드력을 유지하겠다는 의도와 직접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해보겠다는 미래 전략때문이다.
아이패드등 태블릿을 통한 영상 소비가 증대하고 있는데 미국의 미디어 환경에서 보자면 콘텐츠 진영들이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
2012년에도 콘텐츠 진영의 힘은 여전히 강할 것이다. 콘텐츠 진영은 자신들의 콘텐츠 수익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플랫폼간의 줄타기를 이어 갈 것이다.
그러나 콘텐츠의 견익력이 서비스 플랫폼의 운명을 쥐락펴락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콘텐츠와 플랫폼은 공동 운명체나 다름없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바로 ‘고객’이다. 콘텐츠 진영이 고대하는 멀티 플랫폼 확산을 통한 ‘곱하기 제곱’ 방식의 수익 극대화 전략은 각 플랫폼들이 고객 접점의 고착성을 유지하고 있을때만 가능하다.
그런데 미디어플랫폼의 고객 충성도는 넷플릭스의 사례에서 보듯 허약성을 보이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 옵션의 출현도 그 원인이겠지만 더 큰 이유는 이용자들의 미디어 콘텐츠 소비 행위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 소비 시간의총량이 증가하고 있는지, 또는 질적 소비가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에 분석이 필요하다. 콘텐츠 소비를 하면서 다른 행위를 하는소위 ‘병행 미디어’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광고의 주목도를 낮추게 되고 콘텐츠의 소셜화는 콘텐츠 소비의 몰입도를 낮추는 형국이다.
콘텐츠 소비를 미끼로한 수익 모델은 전세계적으로 2가지이다. 간접적으로 누군가 대신 콘텐츠 지불 비용을 내주는 광고 수익과 직접고객이 돈을 내고 사는 방식이다. 그런데 콘텐츠 소비 행위가 변화하면 아직은 변화할것 같지 않는 이러한 수익 모델에 균열이 발생하면 콘텐츠와 플랫폼간의 거래 관계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2012년은 여전히 콘텐츠의 힘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지만 플랫폼들은 고객간의 접점에서 다양한 미디어 소비 방법을 바꾸려는 시도를 할것이다.
앞서 2011년의 실험으로 지적한 ‘콘텐츠의 소셜화’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아울러 개인화, 추천등 다양한 방식의 큐레이션 영역의 실험이 이어질 것이다. 2012년 하반기 쯤으로 예상되는 애플TV 의 등장은 방송, 영화등 동영상 분야의 서비스 클라우드 결합력을 촉진시킬 것이 분명하다.
스마트 미디어안에서의 콘텐츠 소비는 플랫폼간의 가입자 경쟁으로 보아서는 큰 판을 짜기 어렵다. 하지만 미디어 소비는이제 미디어 영역 안에서의 경쟁이 아니다. 미디어와 SNS, 미디어와 게임, 미디어와 오프라인등 역동적인 융합 소비가 증가할것이다.
콘텐츠 진영의 견익력이 강한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콘텐츠와 플랫폼의 연합 전선이 단순히 미디어 안에서만 펼쳐져서는 안된다. 2012년은 미디어 소비 행위를 근간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실험이 이어질 것이다. 그 실험 중에서 새로운 성공 모델은무엇일까? 2012년에 스마트미디어는 한발 진보할 것이 분명하다.
글 : 제레미
출처 : http://jeremy68.tistory.com/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