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3일 언론에 공개된 제리양의 메모 한 장이 전 세계 IT업계를 떠들석하게 만들고 있다. 내용은 ‘야후가 이미 여러 업체로부터 인수 의향서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스텐포드 대학교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마윈(Jack Ma)은 ‘알리바바는 야후에 관심을 갖고 있다’라고 공개적으로 표명하며, 알리바바의 최대 주주인 야후를 역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
그
일이 있은지 한 달… 구글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아메리카온라인(AOL)과 같은 굵직한 거대
기업들이 야후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며 파트너 물색에 들어갔다. 그렇지만
기업의 총수가 인수 의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건 아직까지 마윈밖에 없다.
IT의 거장
손정의다.
1994년 스탠포드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을 당시 취미 삼아 인터넷에
올려져 있는 정보를 쉽게 찾는 안내 웹사이트인 ‘제리의 월드와이드웹(WWW)
가이드‘를 만든 제리양은 생각지도 못한 폭발적인 반응에 재빨리 사업화 시키기로 결심한다. 그때 제리양에게 사업 자금을 대준 사람이 손정의다.
제리양은 그 길로 동료인 데이비드 파일로와 야후를 창업하며,
단숨에 전 세계 IT 창업자들의 우상이 된다. 승승장구
하던 제리양은 1997년 가족과 함께 중국을 처음 방문하게 되고 우연찮게 만나게 된 마윈의 환대에 깊은
감명을 받아 인연을 맺게 된다.
그때의 인연으로 1999년 중국에서 B2B전자상거래 사업화를 준비하는 마윈을 손정의에게 소개시켜주게 되고 마윈은 손정의를 만나 사업설명회를 하게
되어 6분만에 2000만 달러를 투자 받는 일화를 남기게
된다. 그렇게 세 사람의 인연은 맺어지고 야후와 소프트뱅크가 알리바바의 1,2대 주주가 된다. 제리양은 알리바바에서 주관하는 컨퍼런스인 서후논검(西湖论剑)에도 참여하면서 우의를 과시하며 지속적으로 마윈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다.
그럼 이쯤되면 알리바바가 이빨빠진 호랑이인 야후를 왜 인수하려는지 답이 나온다. 자신들의 최대 주주인 야후 인수를 통해 알리바바의 경영권 보호가 첫 번째 목적인 것이다.
마윈과 손정의, 누구를 기다리나?
그렇다면 야후를 인수하려는 IT공룡들과 사모펀드들의
속셈을 알 수 있다. 이빨 빠진 호랑이 야후보다 황금엘도라도 알리바바에 더 큰 관심이 있다는 것을… 그래서 구원투수로 등장한 게 서생 마윈을 일으켜준 손정의이다. 물론 알리바바로 큰 투자 수익을 거두고 있는 소프트뱅크 역시 알리바바의 경영권이 다른 곳으로
넘어가는 걸 원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실탄이 충분한 두 IT 거장들은 쉽사리 야후를
인수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겁나서가 아니다. 미국의 정치적 문제가 더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내년이면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있기 때문에 미국이 자국내에서 아직도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포털 사이트를 중국인의 손에 쉽게 넘겨주지 않을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게다가 야후 내부의 정치싸움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인수를 타진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마윈과 손정의는 야후와 기밀유지협약(NDA)을
맺지 않은 사모펀드를 끌어들이고자 한다. 기밀유지협약을 맺은 사모펀드는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알리바바와 소프트뱅크가 미국계 사모펀드가 손을 잡으면 여러 가지로 여론상 유리한 입장에서 야후
인수를 추진해 볼만하다. 최근 야후는 아시아자산(야후재팬,알리바바)을 매각하여 온라인 광고 사업부에 재투자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마윈에게 동남풍이 불어줄지 지켜보자.
글 : DUDU CHINA
출처 :
http://duduchina.co.kr/?p=17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