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서 애플이나 닌텐도에 대한 얘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만 사실 닌텐도가 무슨 뜻인지 생각해본 적은 없더군요. 닌텐도(任天堂)는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 또는 ‘운을 하늘에 맡긴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글쎄요. 닌텐도가 화투 회사로 출발했다는 걸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앞보다는 뒤쪽이 부담은 적어 보이는군요.
하지만 현재 닌텐도 사장인 이와타 사토루 역시 닌텐도의 철학이나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놀라움과 즐거움을 주는 게 바로 닌텐도의 철학’이라는 말에 ‘운’을 덧붙인 걸 봐선 가볍게 생각할 얘기가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실제로 <닌텐도 : “놀라움”을 낳는 방정식>의 표지에 나온 뜻을 보면 “任天堂이란 인생은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새카만 어둠이다. 그러니 운은 하늘에 맡기고 주어진 일에 온 힘을 다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굳이 뜻을 모르더라도 이 회사의 실적만 봐도 ‘운’ 이상의 뭔가 특별한 게 있다고 생각할 게 분명하겠죠. 120년 전인 1889년 교토의 작은 공장에서 화투회사로 문을 연 닌텐도는 이제 토요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 브랜드이고(물론 대규모 리콜 공격을 받은 적도 없는) 100년 만에 가장 큰 위기라는 2008년 경제위기를 끼고도 DS와 WII를 각각 1억대 이상 전 세계에 팔아치우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꽤 매력적이었습니다. 다른 것보다 닌텐도를 대표하는 현 사장인 이와타 사토루, 천재 게임 프로듀서 미야모토 시게루, 전임 사장이자 현 상담역인 야마우치 히로시까지 저자가 직접 인터뷰를 해서 담았다는 점이 그랬습니다. 자연스레 책은 닌텐도를 대표하는 이들 세 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순차적으로 다룹니다.
일본인이 바라보는 닌텐도의 현재나 미래, 없을 것 같지만 그들이 느끼는 위기감 등을 언급한 부분도 꽤 흥미로웠습니다.
닌텐도는 현재 ‘크리에이터 인구 확대 전략’ 그러니까 유저가 직접 만들어내는 콘텐츠와 UGC를 향후 전략의 축으로 삼은 상태입니다. 책을 보면 하테나와 공동 진행한 움직메모나 덴쓰와 공동 진행한 위 채널 내의 영상 발신 서비스 같은 예도 자세하게 언급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기업과 마찬가지로 닌텐도 역시 애플의 확장력에 대한 놀라움을 말합니다. 위기감을 느끼는 것이겠죠. 물론 마무리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닌텐도가 (애플보다) 가장 두려워 하는 건 ‘고객의 싫증’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밖에 닌텐도 중흥을 이끈 야마우치 전 사장이 말하는 소프트웨어 체질에 관한 얘기도 기억에 남습니다. 뭐 쉽게 말하면 소프트웨어가 주, 하드웨어는 종이다 뭐 그런 것이죠. 아무튼(졸려서 급 마무리)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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