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 조직구조를 체크하는 9가지 항목’ – 실무적 효용성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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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67755992@N03/6188685854/
이번학기에 유일하게 듣는 non-finance 과목이 하나 있다. organization design 이라는 수업이 바로 그것이다. 이 수업은 위스콘신에서 사회학을 공부하신 Dewar 교수의 수업인데, 재미있는 점은 바로 스카치 위스키로 유명한 Dewar 브랜드가 이 분의 선조들이 만든 브랜드라고 한다.
 
이 수업의 주된 목적인 전략에 맞는 조직구조를 디자인 하는 것이다. 사실 나는 글로벌 회사의 한국 지사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주로 조직구조 디자인에 따른 영향을 일방적으로 받는 입장이었다. P&G는 어느날 갑자기 공표가 나는 경우보다는 ‘향후 2~5년 동안 이런 방향으로 갈 것이다’ 라는 식으로 미리 이야기를 해 주기 때문에 아주 surprise인 경우는 많지 않았지만, 어쨌거나 우리처럼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조직의 구조변화라는 것은 항상 신경이 쓰이는 stressful한 뉴스임에는 분명하다.
 
2002년 3월에 Harvard Business Review를 통해서 발표된 ‘Do You Have a Well-Designed Organization? by Goolds and Campbell’ 이라는 아티클에 나오는, 조직이 제대로 작동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9가지 Fit Test (체크 항목)이 있어서 소개하려고 한다.

1. The Market Advantage test
   조직 구조가 최고경영진이 우선순위에 따라 타겟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는가?
 
2. The parenting advantage test
   조직 구조가 가치창조가 이뤄지는 분야에 충분한 자원과 전략적 이니셔티브에 충분한 인재를 공급하고
   있는가?
 
3. The people test
   조직 구조 디자인이 인재들의 모티베이션, 강점, 약점등을 잘 반영하고 있는가?
 
4. The feasibility test
   조직 구조 디자인이 조직내에서의 계획과 제안들을 실행하는데 방해가 되는 점은 없는가?
 
5. Specialist culture test
   조직내에서 꼭 필요한 특수 인재들이 조직내에 만연한 문화로부터 보호되고 있는가?
 
6. The difficult links test
   부서간의 협조관계가 이뤄지기 힘들고, 개인적인 인맥에 의해서 일이 추진되는가?
   이런 문제점들을 완화시킬 장치들이 있는가?
 
7. The redundant hierarchy test
   기업 내의 위계관계와 그 위계상의 책무가 담당자들의 경쟁우위에 기반하고 있는가?
 
8. The accountability test
   업무분장이 잘 되고, 일을 경제적으로 하며, 모티베이션되고 있는 매니저들의 부서가 생기거나
   일을 잘 해 나갈 수 있도록 조직 구조가 이뤄져 있는가?
 
9. The flexibility test
   조직구조가 새로운 전략을 생성해내고, 미래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되어 있는가?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독자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어떤가? 많이 동의가 되고, 가슴에 와 닿으시는가?
 
사실 나는 위의 말들이 별로 와 닿지도 않았고, 그냥 ‘다 좋은 얘기‘ 같이 느껴지기만 했다. ‘저런 공자님 말씀 같은 이야긴 나도 하겠다’ 라는 투의 약간의 시니컬한 반응이 나왔다.
 
실제로 조직 내에 속해서 일을 해 본 사람들이라면, 그리고 조직의 구조 변화로 인한 경험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저런 식으로 도식적인 근거로 조직 구조변화를 시작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물론 학술적으로나 원론적으로는 조직과 전략의 Fit이 맞지 않고, 조직의 디자인이 현재의 오퍼레이션을 효율적으로 수행하지 못한다고 생각되면, 조직의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논리 자체는 당연하다.
 
하지만 위의 9개 조건 중에서 8개를 만족하면 좋은 조직이고, 2-3개 밖에 만족 못하면 나쁜 조직이라는 것인지… 나쁜 조직이라면 꼭 조직구조에 문제가 아니라 전략자체를 바꾼다던지, 아니면 다른 돌파구(breakthrough)를 찾을 수도 있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원칙적으로 모든 조직구조 설계는 그 조직의 ‘전략’과 관련이 있다. 전략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방법으로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방식의 조직 구조에 대한 어프로치는 결국 전략이라는 것이 가장 조직의 위에 있는 몇몇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정해서 내려보내는 방식이라는 사고방식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이렇게 top-down 방식으로 수행되는 조직의 변화는 전략을 세우는 사람들의 의견은 다소 반영될지 몰라도, 그 전략을 실제로 실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많이 반영되지 못한다. 위의 체크리스트 같이 컨설턴트들과 교수들이 항목 체크, 체크 해서 시작하는 조직 변화는 항상 많은 부작용이 따르는 것 같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MBA수업이 의미있는 수업이 많지만, 원칙에 대한 담론에서 그치고 실무적인 이야기가 안나오거나, 아니면 너무 실무적 혹은 너무 학술적인 내용들이 있는 수업들이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다행히도 이 수업은 향후에 많은 사례중심의 수업과 실제로 실무와 관련된 내용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조직구조의 변화… 앞으로는 내가 계획하고 실행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경영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그리고 실무에서 조직 구조변화로 인한 혼란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큰 틀을 짜보는 것의 의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글 : MBA Blogger
출처 : http://mbablogger.net/?p=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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