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IT뉴스들을 보면 심심찮게 국내 중소 게임업체들의 투자 소식을 들을 수 있다. 기획, 기술이 있는데 자본이 모자라 새로운 것을 창출해내지 못하는 스타트업(start up) 업체들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뉴스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희망이 된다. 그런데 가장 큰 투자자들로 떠오른 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게임들을 사다가 자국으로 서비스했던 중국 게임업체들이다.
이제 국내 게임들을 베끼기 급급했던 중국 게임업체들이 한국의 게임업체들에 앞다투어 돈을 뿌릴 준비를 하고 있다. 중국의 게임 산업이 얼마만큼 발전해왔는지, 그리고 중국의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어디인지 알아보며 앞으로의 한,중 온라인 게임시장을 예측해보자.
무섭게 성장한 중국 온라인 게임시장
중국의 게임 시장을 보면 온라인 게임이 전체 게임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2007년을 기점으로 한국의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를 넘어섰으며, 2011년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는 57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은 초고속 인터넷망 ADSL의 보급이 괘도에 오름에 따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온라인 게임산업이 발전함과 더불어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모바일 게임시장 역시 기타 플랫폼보다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온라인 게임이 성장하게 된 배경으로는 역시 한국의 기술력을 갖고 올 수 있는 자본력과 한국을 벤치마킹한 PC방 문화 그리고 막대한 정부의 지원이 있다.
온라인 게임이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던 시기부터 중국은 철저히 세계1위인 한국 게임을 가져다가 서비스하며 공부했다. ‘미르의 전설 시리즈’의 중국 퍼블리셔였던 샨다(盛大)는 직접 여러 게임 콘텐츠를 개발하여2009년 나스닥에 상장하기에 이르렀고, QQ메신저의 성공을 발판으로 현재 95개의 온라인 게임을 유통하고 있는 텐센트(腾讯)은 중국 최대의 IT기업으로 성장하였다. 이 두 업체외에도 더나인,넷이즈,킹소프트,퍼펙트월드와 같은 게임 퍼블리셔 겸 개발사들은 한국에서 히트친 게임들을 세계 최대 온라인 게임시장인 중국에 퍼블리싱하면서 기술력을 축적하고 주식시장에 상장시켜 자본력까지 갖추게 되었다.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게 된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샨다와 텐센트를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
욱일승천(旭日昇天) 텐센트, 추풍낙엽(秋風落葉) 샨다
이 두 업체는 중국의 온라인 게임을 넘어 중국 IT업계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하지만 하늘에 떠오르는 해는 하나인 법. 두 업체의 발전 상황을 보면서 중국의 온라인 게임 시장을 이해해 보도록 하자.
먼저 샨다(중국명칭盛大网络)의 창업자인 천티엔챠오(陈天桥)회장은 푸단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으로 졸업 후에는 부동산 관련 업무를 하다가 친구에게 자본을 빌려 1999년 샨다를 창업했다. 2001년 한국의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와 액토즈 소프트가 개발한 ‘미르의 전설’을 중국에 서비스하여 40억 위안(당시 환율 5000억원)을 벌어 단숨에 중국의 청년 갑부로 올라서게 된다. 2004년 중국 마이크로소프트의 CEO였던 탕쥔을 영입하여 미국 나스닥(NASDAQ)시장에 샨다를 상장시키는 수완을 발휘한다.
이후 자신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해준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하여 한국내에서도 유명세를 타게 된다. 그렇게 중국 온라인 게임시장을 주도해온 샨다도 위기를 맞게 된다.
2009년 3분기를 기점으로 강력한 라이벌인 텐센트에게 선두 자리를 내준것이다. 2010년 3분기에는 넷이즈에게 2위 자리까지 뺏기면서 자존심을 구기게 되며,엎친데 덮친격으로 킬러타이틀인 한국의 ‘리니지2’ 퍼블리싱마저 텐센트에게 빼앗기게 된다. 샨다의 점유율과 매출 하락의 원인으로는 ‘미르의 전설2’와 같은 수명이 오래된 게임에 아직까지 매출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직까지 낙관적인 것은 그 동안 샨다에서 거액을 들여 투자한 출시 예정작들이 대기하고 있고, 중국의 온라인 게임 규모가 앞으로도 더욱 커질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샨다가 주춤한 사이 무섭게 치고 올라온 텐센트를 살펴보자. 15억 중화인들의 소통방식을 바꿔버린 QQ메신저로 유명한 텐센트는 최근 3년간 온라인 게임시장의 점유율을 3배 성장시켰다. 적극적인 M&A를 통하여 외형적인 몸집을 키우면서 한국의 메가톤급 히트작들을 대거 서비스하면서 단숨에 선두자리에 올라선게 눈에 띈다. 특히’크로스파이어’와 ‘던전엔파이터’는 동시접속자 기네스북에 오르는 쾌거를 거두며 텐센트 비상의 일등공신이 되었으며, 그 외에 자체 개발한 ‘스피드QQ’, ‘QQ현무’도 꾸준히 유저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텐센트(腾讯)는 얼마 전, 세계최대 소셜네트워크 게임 개발사인 징가(ZYNGA)의 중국진출 합작파트너가 되어 국외에서도 인정받는 게임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인정 받았다.
온라인 게임 분야는 텐센트의 전체 비즈니스 비중에서도 4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으며, 텐센트는 국내외 게임업체들에 거액의 자금을 들여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알리바바가 독점하고 있는 B2C 전자상거래와 페이스북, 애플 앱스토어 같은 개방형 플랫폼으로까지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텐센트를 보면 단숨에 업계 선두로 올라선게 이해가 간다.
국내 온라인 게임사의 딜레마
서문에서 언급했던 중국 게임 개발사들의 국내 투자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고심해봐야 한다. 중,소 게임 개발사들에게 필요한 자금의 유입으로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나 지금까지 중국업체들이 한국업체에 투자하면서 매끄러운 결과를 얻었던 기억이 많지 않다. 국내 게임 개발사들과 중국 게임 퍼블리싱 회사간의 로열티 분쟁은 이미 여러 차례 겪은바 있다.
그렇지만 이미 어느 정도 자리잡은 게임사에 편중 투자하는 국내 벤처캐피탈이나 3~4년 전 중단된 정부의 보조금 지원은 중,소 게임사들에게 더욱 선택의 폭을 좁힐 수 밖에 없는 원인으로 제공된다. ‘셧다운제도’와 같은 규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우리나라 정부 입장과 반대로 중국 정부는 세금 공제 형식으로 우리돈 700억이 넘는 금액을 지원하고 있으며, 국가경쟁상품으로 지정하여 적극적으로 진흥에 앞서고 있다.
우리나라의 세계 1위 경쟁 상품을 갖고 간 것보다 더 무서운 건 어쩌면 국내 게임 산업의 미래에 투자하고 있는 중국의 혜안이 아닐까?
글: DUDU CHINA
출처: http://duduchina.co.kr/?p=56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