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고 싶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앱스토어 리와인드 2011의 올해의 아이패드 앱 <UPAD>의 개발자 김태진 프로그래머의 말이다.
99년부터 시작한 프로그래밍, 2000년부터 시작한 포켓 PC용 프로그램 개발, 2001년 라스베가스 컴덱스에서 첫눈에 반해 버린 PDA 아이팩(iPAQ)까지 그가 지나온 시간은 자연스레 그를 어플리케이션 개발로 이끌었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의 연이은 출시는 그의 마음을 들뜨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는 즉시 9년 간 축적된 앱 개발의 노하우와 경험을 아이튠즈 앱 시장에 풀어놓기 시작한다. 2010년 11월 아이패드용 노트 앱 유패드(UPAD)를 출시, 2011년 앱스토어 리와인드 최고의 아이패드 앱의 영광을 안는다. 과연 김태진 프로그래머는 인터뷰 내내 자신이 만든 앱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스마투스가 진행 한 UPAD 개발자 김태진 프로그래머와 인터뷰를 통해, 2011년 최고의 앱으로 선정되기까지 개발자로써 어떤 고민을 거쳤는지,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한지 알아보도록 하자.
Q. 어떻게 유패드를 만들게 되었나요?
저는 예전부터 PDA나 포켓PC 분야의 어플리케이션을 무료로 만들어서 배포하고 있었어요. 아이폰이 출시되고 나서는 스마트 메모(Smart Memo)라는 어플로 시작했구요. 아이패드가 나오면서 유패드를 만들게 된 거죠.
Q. 아이패드 커뮤니티에서 ‘지우아빠’라는 닉네임으로 사용자들과 교류하시는 것을 자주 보았습니다. 개발 작업은 혼자 이루어지나요?
전부터 만들던 어플리케이션들을 통해 필기 엔진은 다 만들어져 있는 상태였고, 유패드 개발을 시작했던 건 작년 7월부터 였습니다. 그때는 계속 회사를 다니고 있었어요. 퇴근 후 개인적으로 어플을 만들 던 중 사무실을 같이 쓰던 디자이너와 함께 유패드를 작업하기로 하고 저는 매일 퇴근 후에 4개월 정도를 몇 시간 못자면서 일을 했어요. 결국 11월에 출시를 했습니다. 프로그램쪽은 혼자 작업했습니다.
Q. 유패드는 직관적인 구성이 눈에 띕니다. 디자인적인 면에서 어떻게 UI를 구성하시는지? 저는 프로그래머이지만 디자인 쪽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사용자들이 쉽게 버튼을 누르게 할까, 알려주지 않아도 흐름을 따라가게 할까’를 많이 생각합니다.
심지어는 버튼을 하나 추가하려고 할 때도 몇 시간씩 회의를 하며 ‘이 버튼을 왼쪽에다 둘까 오른쪽에다 둘까, 크기를 얼마나 할까, 눌릴까 안눌릴까, 동선을 어떻게 가는 게 더 빠르게 갈까’ 이런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합니다.
디자이너는 포토샵으로, 저는 프로그래밍으로 구현해보고 어떤 게 더 나은지 판단하는 과정에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Q. 유패드는 출시 후 지금까지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업데이트의 로드맵이 따로 있는지.
업데이트 중 50% 이상은 미리 계획을 했던 부분입니다. 버전 2.0까지도 몇 가지 업데이트 할 것을 더 추려 놨고요. 그리고 사용자분들의 피드백이 많습니다.
저희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제일 중대하게 생각했던 건 쉽고 편한 프로그램을 만들자였어요. 기능이 많은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써야 하는지 공부해야 하는 프로그램보다는 간결하게 펼쳐져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유패드는 노트를 대체하는 필기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필기를 중심으로 접근했습니다. 따라서 다른 추가 기능은 최대한 배제했어요. 직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방향만 생각하려고 했던거죠.
과거 여러 필기 어플을 개발하면서 기능 추가가 너무 많아지면 전문가 용이 되는 것 같아 ‘아무리 기능이 들어가도 좋지만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유패드 작업 할 때는UPAD의 방향에 맞지 않는 것은 되도록 배제하고 있습니다.
Q. UPAD외에 준비하는 다른 앱들이 있는지?
현재 iColoringBook 다음 버전을 준비 중입니다. 이번 버전은 전보다 많이 바뀌어서 더 재미난 아이템들이 추가 되었어요. 아이들이 그림을 고르고 종이를 덮어 대고 그릴 수 있게 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원하는 그림을 테마 별로 고를 수도 있고 구입도 할 수 있게끔 될 거에요.
또 Uplanner라는 일정 관리 어플을 준비 중인데 이 어플은 실제 플래너를 잘 써서 기사에도 나셨던 분을 섭외해 플래너의 역할, 기능 쪽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면서 작업하고 있어요.
제가 그리기, 필기 쪽에 최적화된 기술을 계속 해와서 이 쪽 분야의 앱들을 준비하고 있고요, 현재 출시된 것 이외에도 몇 개의 아이템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Q. UPAD의 라이벌로 견줄 만 한 어플을 꼽는다면? Bamboo Paper. 필기감도 굉장히 좋고, 곡선 처리를 따라갈 수가 없더라고요. 저희는 속도를 위해서 뒷부분의 궤적을 버리고 빨리 그리는 연산을 택했는데 Bamboo는 앞부분을 먼저 갔다가 뒷부분을 다시 갱신해서 다시 그리는 방식이에요. 그래서 마치 실이 감겨서 따라 오듯이 매끄럽게 잘 그려지죠. 타블렛 분야에서 강한 와콤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앱이다 보니 곡선 처리 알고리즘이 굉장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메모 엔진은 제가 제일 잘 만드는 거 같아요. (웃음)
Q. 앱을 만들 때 최우선으로 두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쓰는 데 쉬워야 한다가 최우선이에요. 비록 구현은 어렵게 될 수도 있겠지만, 목표는 항상 가장 쉬워야 한다는 점이에요.
사용자가 사용할 때 처음부터 쉬워야 하는 것도 있지만 한 번 인지하고 나서도 쉬운 것도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정해져서 직관적일 수 밖에 없는 메타포와 아이콘이 있지만 그게 어렵다면 한 번 사용해보고 바로 알 수 있는.
그 외에는 디자인이나 UX적인 부분을 많이 고려합니다. 사실 기능 구현은 기술적으로는 어떻게든 노력하면 할 수 있는데 디자인이나 UX적인 부분은 완벽하다고 느껴지지도 않고 항상 타협을 하죠. 일정이 있으니 일단 여기까지만 하자. 계속 업그레이드를 해나가는 거죠.
Q. UPAD 올해의 앱이 된 소감은 어떠신지.
발표된 날 아침에 어썸노트 개발자로부터 연락을 받았어요. 올해의 앱으로 선정됐다고. 저는 순위가 없는 건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게 1위더라고요. 올해 한국 앱스토어에서 인정해 준 앱이구나, 거기서도 우리가 1위구나. 해서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그날 회식했습니다. (웃음)
Q. 안드로이드에서도 유패드를 만날 수 있을까요?
UPAD의 안드로이드 출시를 생각하고 있어요. UPAD를 똑같이 구현하는 건 어렵겠지만 필기감에서 승부를 보고 싶은 욕심도 있고요.
Q.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어플리케이션 시장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대기업들의 진출이 많아지고 있어서 저희같은 개인 개발자들은 입지가 점점 좁아지겠죠. 예전에는 게임 개발자 중에 개인 개발자들도 순위를 올리는 게 많았지만 지금은 굉장히 드물거든요.
오히려 UPAD처럼 유틸리티나 생산성 쪽이 대형 개발사들이 뛰어들지 않은 영역이니까 아직 이쪽에는 그리고 좀 더 희망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글 : SMATOOS
출처 : http://kr.smatoos.com/?p=38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