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폰과 구글 토크, 소통의 식별자를 바꾼다

얼마 전 구글 개발자 대회에서 밝혀진 안드로이드의 보급 속도가 그야말로 놀랍습니다. 21개 OEM 업체가 48개 나라에 59개 이동통신사를 통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공급하고 있고, 이들을 통해 매일 10만 대 이상의 안드로이드폰이 개통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두어 달 전쯤 매일 6만 여대의 안드로이드폰이 개통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던 터라 이번 발표는 꽤 놀라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 속도라면 올해만 3천 만대가 훨씬 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세계적으로 개통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지요. 넉넉히 잡는다면 올 한해만 4천 만대를 이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6월까지 국산 뿐만 다수의 외산 안드로이드폰이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거나 곧 선보일 예정입니다. 모토로라의 모토로이 이후 삼성 갤럭시 A와 LG 안드로원, 팬택 시리우스, HTC 디자이어, LG 옵티머스 Q 등이 출시됐고, LG 옵티머스 Z과 소니 에릭슨의 엑스페리아 X10, 삼성 갤럭시 S 등이 곧 모습을 드러낼 예정입니다.

또한 이통사들도 외국에 출시된 넥서스원 같은 안드로이드폰을 포함한 우수한 스마트폰을 개통할 수 있는 지원체계까지 갖춘 터라 이용자들은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의 스마트폰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습니다.

아직 다른 스마트폰에 비하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보급이 많다고 볼 수 없는 우리나라지만, 그래도 안드로이드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터여서 그런지 시간이 지날수록 안드로이드폰을 쓰는 게 점점 편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무엇보다 음성이나 문자 소통의 방식이 약간 달라졌는데, 그것에 익숙해 지니 좀더 편해진 것을 느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그 이유는 구글 토크에 있습니다. 구글 토크는 쉽게 말해 MSN이나 네이트온 같은 구글의 메신저입니다. 원래 인터넷을 통해서 메시징을 주고 받았던 것을 안드로이드를 출시하면서 기본 탑재된 상태지요. 안드로이드용 구글 토크가 좋은 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요금이 싸다는 것과 상태의 상태를 미리 알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안드로이드폰의 구글 토크가 꼭 안드로이드폰을 안쓰더라도 인터넷을 통해 구글 메일이나 PC용 구글 메신저 프로그램을 실행한 이들과 문자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물론 데이터 요금은 물어야 하지만, 정액제에 가입해 있다면 그 안에서는 거의 무제한 무료라고 해도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요.

때문에 요금에 대한 부담 없이 대화를 할 수 있게 됐는데, 최근 들어 안드로이드폰 끼리 구글 토크를 나누는 빈도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지요. 실제로 안드로이드폰의 구글 토크 화면에 안드로이드 캐릭터 그림이 부쩍 늘었습니다. 위 사진은 안드로이드폰에서 로그인을 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으로 시간이 지날 수록 이 그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제 주변에 안드로이드폰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또한 소통을 하려는 상대의 상태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안드로이드폰의 구글 토크를 보면 상대가 지금 대화를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는 곧 상대에게 전화를 걸어도 되는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도 하죠. 물론 급하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상대를 배려해 나중에 통화를 할 수도 있습니다.

전화번호는 여전히 중요한 식별자지만, 아이디도 이제는 중요한 식별자가 될 것이다. 갤럭시 A 전화번호부는 구글 토크와 통합되어 있다. 물론 여기에는 한 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상대가 반드시 구글 아이디를 서로 등록해 놓아야 한다는 점이지요. 주소록에 상대의 구글 아이디가 있어야만 그가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있고, 구글 토크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서비스를 제대로 쓰려면 구글에 가입된 메일 주소의 공유가 필수인데, 안드로이드폰을 쓰는 이들 중에 이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안드로이드폰 세계에서는 전화번호만큼이나 구글 메일 주소도 소통에 필요한 중요한 식별자입니다. 안드로이드는 전화번호 대신 구글 메일 주소만 있어도 좀더 편하게 소통을 할 수 있는 장치가 계속 마련되고 있으니까요. 국내에서는 서비스가 안 되는 구글 보이스도 구글 아이디 기반의 서비스입니다.(물론 스카이프나 프링, 님버즈처럼 아이디 기반의 식별자를 쓰는 서비스도 있었지만, 스마트폰 같은 단말기와 결합된 서비스로는 대중적인 성공을 거뒀다고 보기는 힘들지 않나 합니다. 그래도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요.)

구글 토크나 구글 보이스처럼 전화번호는 없지만, 다른 식별자를 이용한 소통이 혼란을 줄지, 새로운 흐름이 될지는 모르지만, 안드로이드 세계에서는 그런 소통이 가능한 날을 미리 대비하라고 연습시키는 중인 것 같습니다. 이에 익숙해지면 아마 다른 소통 방식만 갖고는 조금 답답해할지도 모르지요. 미묘하게 바뀐 소통 방식으로 인해 안드로이드 세계를 빠져나가기 점점 힘들어질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소통의 식별자를 바꾸는 안드로이드. 얼마나 더 무서운 놈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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