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가지는 막연한 커리어관에 있어서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하면 과연 몇 년간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상당히 비현실적이라는 부분이 흥미롭다. 군대에 가도 언제쯤 제대를 한다는 것을 알거나 세고 생활하곤 하는데 그에 대한 감이 떨어진다는 게 재미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갔다 온 일반적 대졸남자신입이라고 한다면 나이대가 약 26~27세가 된다. 기업에서 가장 고민되는 나이인 30대 후반에 이르는 데는 10년여 안팎이다. 실질적인 진퇴를 고민해야 하는 나이인 40대 중반이 되려면 20년도 채 남지 않은 나이다. 절대 길지 않은 기간이다.
대졸 신입 중 “내가 10년 내 어떤 가시적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면 나는 생존하기 힘들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그 짧은 기간 동안 어떻게 쉬거나 즐기거나 놀 수 있나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더더욱 적다. 물론 커리어에서의 성공이 인생의 성공은 아니다. 분명히 그렇다. 하지만, 일단 커리어를 가졌고 성장시키고자 하는 마음과 열정이 있는 신입들에게는 제대로 된 커리어의 관리와 성장은 필수다.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직장인들이 제대로 일을 정확하게 열심히 하는 기간은 전체 커리어 기간 20년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신입 초기 3~5년간이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쥬니어 시절이 곧 전체 커리어의 방향을 결정짓고,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을 흡수 할 수 있는 아주 소중한 기간이라는 의미다.
홍보 커리어에 있어서도 초기 쥬니어 시절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신문과 방송을 모니터링 하는 법을 배우고, 클리핑을 하고 복사를 하면서 혼이 나고, 기자를 만나 가슴 두근거리고, 첫 번째 보도자료를 쓰면서 울고 웃는 배움과 단련의 시간이 중요하다. 일생을 좌우할 수 있는 기간이다. 사무실 청소를 해도 신나고, 야근을 하면서 세상을 내가 움직인다는 착각을 하는 뒤돌아 보면 멋진 시간들이다.
충분하게 성장할 수 있는 쥬니어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은 선배, 멘토, 사수다. 그들이 나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는지, 어떤 세부적인 업무지침과 피드백을 주는지에 따라 같은 쥬니어들도 커리어 지속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 쥬니어들에게는 방임하는 선배들이 주변에 많으면 절대 성공하기 힘들다. 입사 후 3~5년간 듣기 싫은 소리, 현실적인 피드백, 자존심 상하는 정확한 평가가 주어져야 오랫동안 성공하면서 성장 가능하다.
시니어들 중에서도 쥬니어 시절 제대로 정확하게 일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불행한 분들을 보라. 중도에 커리어를 바꾸면서 전문 커리어 분야에서 생소함을 느끼고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아래에 내려주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 반대로 너무 협소한 커리어 분야에 집중하느냐 좀더 큰 그림을 보는데 한계를 드러내는 분들도 있다. 그분들을 보면서 반면교사를 삼아라. 절대 욕만 하면서 똑같이 성장하지 말아라.
이 처럼 초기 3~5년을 제대로 보내지 못하면 나머지 10~15년간이 불행하다. 부족하고,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더 외로워진다. 요즘 젊은 직원들을 보면 반대로 그들도 팀장이나 임원 앞에서 서슴없이 말하고, 뒤에서 가차없이 평가 한다. 앞으로 10년이 더 지나면 지금보다 더 한 신입들이 내 자신을 평가하게 된다. 그 때 외로우면 안 된다. 불행할 수는 없는 거 아닌가? 쥬니어 시절을 정확하게 보내야 향후 새로운 직원들에게도 정확한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다. 행복할 수 있다.
현실적인 커리어관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 봤다.
글 : 정용민
출처 : http://jameschung.kr/2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