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스마트TV 전망 :UX 경쟁 점화! 그러나 핵심은 콘텐츠
새해 벽두에 미국에서 열린 CES 이후 스마트TV에 관심이 재 점화되고 있다. 통상 CES에서 전시된 제품들이 상용화되기 까지는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최근 국내에서 삼성전자는 CES에서 선보인 스마트TV를 외부에 공개하는 블로거 데이를 2월 8일 경에 개최하는 것을 보면 스마트TV 진영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또한 스마트TV에 대한 공개 토론회들도 연이어 개최되고 있다.
필자는 평소 스마트TV는 제품의 기술 트렌드로는 당연한 수순이지만 TV 시청 경험을 변화 시키는 “혁신의 씨앗”은 아니라는 견해였다.
2010/10/03 – [TV 2.0 & 미디어2.0] – 스마트TV를 해석하는 2가지 시각:TV와 TV소비 경험!
이러한 판단은 TV에 대한 이용자들의 수동적 이용 행태와 TV 보다 변화의 질(Quality)이 몇배 빠른 스마트모바일 생태계가 선사한 멀티스크린 이용 환경 도래로 시청자들의 ‘TV 시청 스마트화’는 가전사들이 생산해내는 스마트TV 보다는 인터넷과 모바일 생태계에 의해 주도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 이었다.
이렇듯 스마트TV는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견해의 차이가 크다. 그런데 2012년 초입에 스마트TV 가 혁신의 주최로 부상할 수 있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긍정적 신호 이지만 여전히 갈길은 멀다.
당신은 TV를 아직도 10년 이상 쓰십니까?
TV의 교체주기는 인식적으로는 10년이 넘는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데이터를 보면 7~8년 교체주기로 구매하던 주기가 5년으로 짧아지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LRG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 가정의 70%가 1대 이상의 HDTV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5년 점 17% 보유 현황과 비교하면 큰 폭의 성장이다. 아울러 HDTV 보유 가구의 50%는 2대 이상의 HDTV를 가지고 있다.
통상 PC의 교체주기가 3~5년이다. 모바일은 2년 밑으로 떨어졌다. TV의 교체주기가 5년으로 떨어진다면 이 변화의 수혜자는 단연 스마트TV가 될것이다. TV의 교체주기가 짧아진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 점차 낮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가구당 2.3대 정도의 TV (한국은 1.7대 수준) 를 보유하고 있다. 대형과 중형 TV가 한대는 거실에서 영상의 허브 역할을 하며 작은 TV는 방안에서 게임등 기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소비의 창구가 된다. 스마트TV의 역할을 매개할 수 있는 이용자와의 접점이 증가하는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CES에서 선 보인 ‘Evolution TV’ 기능은 명함 크기의 키트를 TV에 꼽아 TV의 하드웨어 장치인 CPU와 메모리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 한다. 이러한 기술 시도는 TV의 교체주기가 길어 기술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운 구형 TV 까지 스마트TV 생태계로 끌어드리려는 시도인데 PC 보다 긴 TV의 교체주기로 인한 가전사들의 고충을 헤아려볼 수 있다.
스마트TV의 2012년은 UX 혁신 경쟁의 해가 될것이다
스마트TV는 스마트 모바일의 ‘카피캣’ 이다. 스마트 모바일 생태계의 핵심은 콘텐츠의 생산과 공급이 사업자가 아닌 외부 개발자나 이용자에게 넘어간 ‘스토어 모델’ 인데 Application 이라는 기술 용어를 ‘앱, App’ 이라는 소비자 언어로 끌어내렸다는 점이다. 아울러 콘텐츠의 선택과 이용이 터치스크린 UX의 섹시함으로 더욱 쉬어졌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2012년의 스마트TV의 핵심 경쟁은 UX가 될것이다. CES에서 선보인 삼성전자의 Smart Interaction 기능이 대표적이다. 음성과 동작, 얼굴을 인식하여 ‘시청 경험의 혁신’을 이끌어 내고자 한다. 인터페이스의 혁신이 TV매체의 수동적 (leanback) 시청 경험을 어떻게 바꾸어 나갈것인가? 블로거 퓨처워커는 디지에코의 보고서에서 부정적 견해를 말한다. “단순히 전원 버튼이나 메뉴를 선택하기 위해서 음성인식을 쓰는 것 보다 리모컨 버튼을 사용하는 것이 더 빠르고 잘못될 경우도 적다’ 고 평가한다.
아직 완성 수준이 낮다는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스마트TV의 음성, 동작인식 인터페이스의 도입은 이제 막 시작 수준이다. 더욱 주목해야할것인 삼성전자등 가전사들의 기술 도입이 First Mover가 아니라는 것이다. 닌텐도의 Wii, 마이크로소프트의 Kinect 등 기술의 변화가 선행되어 왔고 주로 게임 분야에 채택되어 시장에서 수백만 가구에 보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이러한 가전사들의 Follower 전략은 2012년 말로 예상되는 애플TV의 등장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다. 시장과 이용자들은 애플TV의 등장을 목놓아 기달리고 있다. 아마도 애플은 더미(Dummy)한 TV의 봉인을 해제하여 스마트 모바일 생태계와 합체함으로써 혁신적 TV 경험을 만들어 낼것이라는 기대가 그것이다.
그 혁신의 예측은 Siri를 TV에 통합하고 애플의 유통 서비스(아이튠즈, 앱스토어)를 연결하고 아이폰과 아이패드등을 TV와 연동함으로써 콘텐츠를 자유롭게 공유, 호환하는 기술들이다. 이렇게 드라이하게 써내려가는 평가보다 ‘섹시한 제품’이 나오는 순간 애플의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빠른 확산으로 보여줄것이 분명하다.
이런 점에서 가전사들의 인터페이스 도입 경쟁은 더욱 고도화 될것이다. 그러나 가전사들은 UX 경쟁을 ‘기능의 차별화’ 로 경향이 있다. <데이터 기반의 음성인식 인터페이스>의 누적적인 파괴력을 이길 수 있겠는가?
UX 다음의 차별화는 여전히 영상 콘텐츠가 되어야 한다
재미있는 상상을 해보자. 최근 롯데마트에 이어 홈플러스등 유통점들이 소위 ‘반값TV’를 HD급으로 49만원 수준으로 판매하여 날개 돋힌듯 팔렸다고 한다. 주요 구매자는 노래방등 소위 다량으로 TV가 필요한 자영업자들이다. 그런데 만일 2012년 말이나 2013년쯤 구글TV 가 탑재된 중국산 스마트TV가 대형 유통점에 의해 판매된다면 (그것도 50만원 밑으로)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스마트TV의 대량 확산이 가능해진다. 생각만해도 삼성,LG등 가전사들에게는 기분 나쁜일이다.
스마트TV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기능의 화려함’ 이다. 역설직이지만 가장 큰 단점은 낮은 실용성이다. 화려한 기능에 돈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화질은 당연히 HD급이 되어야 하지만 스마트TV 기능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수준이다.
스마트TV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차별화 전략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 앞서 설명한 퓨처워커는 멀티스크린(N-Screen과 동일 개념)을 활용하는 것이 스마트TV의 핵심 경쟁력이어야한다고 역설한다. 이러한 주장에 대부분인 동의한다. CES에 출시된 대부분의 스마트TV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연동과 각 기기간의 네트워킹(All Share, DLNA) 이나 TV의 소셜화등을 내세우고 있다.
TV에 제공되는 방송 채널이나 VOD 콘텐츠 공급에 제한적인 가전사들은 인터페이스와 화려한 기능과 멀티스크린의 연동, SNS와의 연계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런데 모바일과 TV 생태계의 결정적 차이가 있다. 스마트폰의 빠른 확산은 국가간 경계가 없는 소위 ‘앱의 글로벌 전파’ 때문이다. 아울러 로컬 단위로도 유사한 포맷의 앱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올 수 있었다. (그것이 앱스토어 이던, 안드로이드 마켓이던)
그런데 TV 에 제공되는 방송 채널이 소위 <App 화> 되더라도 국가별로 방송 채널들이 모두 다르고 이들이 스마트TV 의 파이프에 연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가전사들은 로컬 단위로 힘겨운 경쟁을 이어가야 한다.
이런 점에서 영어권 국가에 막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애플의 아이튠즈는 VOD 콘텐츠 권리 만으로도 애플TV 가 출시되는 순간 충분히 스마트TV 시장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특히 고객 접점에서 결제 게이트웨이를 쥐고 있는 애플의 인프라는 가구 단위의 유료방송 게이트웨이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삼성, LG 가전사들은 스마트TV를 플랫폼 관점에서 출발하지 못하고 있다. 콘텐츠 유통에 대한 인식과 투자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이용자와의 접점은 전혀 없다. ( CES 에서 발표한 삼성전자 스마트TV의 ‘스마트 콘텐츠’ 는 콘텐츠 연결 방법의 문제이지 콘텐츠 유통 전략이 아니다)
TV 를 둘러싼 다양한 경쟁자들은 스마트TV를 약화시킬 수 있다
스마트TV의 경쟁자들은 누구일까? 기존 TV 시장의 핵심 콘텐츠 공급원인 케이블이나 IPTV 가 제공하는 셋톱박스 시장을 주로 꼽는다. 기존의 유료방송 셋톱박스는 홈게이트웨이 기능을 보강하여 댁내의 콘텐츠 허브가 되고자 한다.
또 한가지 이번 CES에서 주목할 흐름은 TV에 연결하는 다양한 기기들의 기술 트렌드이다. TV에 USB를 꼽아 콘텐츠를 전송(ROKU)하거나 애플TV 셋톱박스와 유사한 OTT 셋톱박스들이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생산되거나, 댁내에 인입되어 오는 방송 채널을 튜너로 엮어 자신들의 영상 서비스와 결합(BOXEE) 한 형태의 서비스들이 점점 저가화되어 고객들의 선택을 기다린다. 한국 시장에는 OTT 셋톱박스 시장이 거의 없다. 그리고 미국에 비해 게임콘솔의 보급 수준이 낮다. 그런데 미국은 이 2가지 시장이 TV 연결 인프라로 스마트TV 와 견주어 콘텐츠 측면에서 손색이 없는 상황이다. 구글TV 가 미국 시장에서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도 다양한 TV 연결 옵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제품은 이제 ‘스마트폰’ 이 주로 판매된다. 불과 몇년만에 일어난 현상이다. 그런데 TV 생태계는 스마트폰과는 달리 ‘지향점은 같으나 각기 다른 스마트 제품’ 이 격돌하는 분산된 시장이 지속될 것이다.
스마트TV 시장을 스마트폰의 경쟁 지형에서 바라본다면 애플이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가 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TV 는 고가 제품이다. 모바일 시장과는 달리 통신회사라는 중간 유통책이 없다. 낮은 가격과 통합 인터페이스, 영상 콘텐츠로 묶여 있는 애플TV라면 빠른 확산이 가능할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스마트폰 시장과는 달리 스마트TV 가 TV 연결의 메이저 방법으로 부상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2012년은 UX 의 혁신이 활짝 열려 스마트TV에 대한 이용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확산의 잇점’이 발생되는 시기인것만은 분명하다. 스마트TV 로 승기를 잡기를 원한다면 ‘back to basic’ 을 명심하자. UX 다음으로는 콘텐츠에 투자해야 한다. 스마트TV는 기능이 아니라 플랫폼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글 : 제레미
출처 : http://jeremy68.tistory.com/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