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 Visibility
필립 코틀러 교수님의 퍼스널 마케팅이라는 책을 읽었다. 원래 이 책의 제목은 high visibility이고, 필립 코틀러 교수님 이외에도 어빙 레인, 마이클 햄린 등이 같이 쓴 책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래도 코틀러 교수의 인지도 때문인지 책 표지에도 코틀러 교수의 사진이 실리고 그의 이름만 강조되었다.
한마디로 이 책은 어떻게 개인의 인지도를 높일 것인가? 그리고 퍼스널 브랜딩을 어떻게 이뤄나갈 것인가? 라는 지극히 ‘마이크로한’ 마케팅 영역에 대해서 기존의 마케팅 교과서와는 다른 접근을 택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사실은 왜 개인의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가? 라는 질문이 이 책의 모두에 나오는데, 그 이유는 너무 당연하게도 이제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만이 인지도가 중요한 시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인지도라는 것과 개인 브랜드가 중요해진 시대가 왔다는 것이 그 해답니다. 요즈음과 같은 소셜 마케팅 시대에 더욱 더 와닿는 이야기일 것이다.
기업과 같은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결국 visibility가 높은 사람에게 더 많은 기회가 온다. 그 visibility의 ‘to who’의 대상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재벌 패밀리 일 수도 있고, top management 일 수도 있고, 혹은 자신과 같은 주변의 peer group일 수도 있을 것이다.
퍼스널 브랜딩
이제는 기업에 20-30년씩 충성을 다하면서 다니는 시대가 지났고, 사람들의 기대수명도 길어졌기 때문에 보다 자신만의 퍼스널 브랜딩을 통해서 장기적으로 브랜드 자산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가? 생각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시골의사’ 라는 브랜딩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박경철 같은 사람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퍼스널 브랜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예전에 다니엘 핑크가 쓴 ‘A whole new mind’ 라는 책에 더 자세하게 다뤄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새로운 미래가 온다’ 라는 다소 어색한 제목으로 번역이 되었지만, 이 책은 지금의 시대를 사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책 중에 하나이다.
다시 책 ‘퍼스널 마케팅’ 으로 돌아와서…
이 책은 다양한 퍼스널 마케팅 사례가 나오는데, 사실 대부분은 미국 사례라서 우리에게 와 닿지 않는다. 따라서 보다 이론적인 내용에 집중해서 읽었는데, ‘퍼스널 브랜드의 전환’ 챕터에 나오는 생성 –> 시험 –> 세련화 –> 실현 이라는 이미지 변신의 과정이 조금 인상 깊었다. 실제로 사람들이 자신의 퍼스널 브랜딩을 위해서는 결국 이 브랜드 전환의 과정을 거치게 마련인데, 이 과정에 대해서 다분히 ‘이론적인’ 이야기가 다뤄지고 있다. 책의 내용에서도 많이 다뤄지고 있지만, 이러한 퍼스널 브랜딩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다.
퍼스널 브랜딩,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해야
예전에 회사를 다닐때 사람들이 리더십 포지션에게 가장 많이 하던 질문은 바로 ‘너의 리더십 컬러는 무엇이냐?’ 라는 질문이었다. 아무래도 마케팅이 중심이 되는 회사다보니 조직 내에서도 그 사람의 ‘퍼스널 브랜드’에 대해서 많은 챌린지가 있었다. 나도 이런 질문을 많이 들었고, 입사 초기에는 주변의 peer group이나 선배들 중에서 효과적으로 리더십을 구축한 경우들을 보고 따라서 해보게 되는데, 그 경우는 십중팔구 나에게 맞지 않는 옷처럼 어색했던 기억이 있다. 유머러스한 리더십, 여성스러운 리더십, 혹은 카리스마 리더십 등 다른 사람들의 옷을 입어봐야 아무도 나에게 맞는 옷이라고 여겨주지 않았던 것이다. 이 경우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 결국 나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캐릭터 등을 스스로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런면에서 Leadership Builder, 혹은 강점혁명(Strength Finder) 혹은 MBTI Test 같은 자기 자신의 성격을 identify할 수 있는 Tool 들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툴들을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와 함께 주변 사람들의 피드백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게 여러가지 소스를 통해서 나 자신을 보게 되고, 점심먹고 커피 한잔 하면서 나 혼자 앉아서 생각도 하다보면, 내 자신의 캐릭터가 조금은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이 취약한 부분은 그 후에 이어지는 적극적인 자기 PR과 브랜딩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쩐지 잘난 척 하는 것 같은 낯간지러움 말이다. 그렇지만 다니엘 핑크가 말하는, 그리고 코틀러 교수가 말하는 A Whole New World에서는 이러한 낯간지러움을 이겨내야 한다. 한 기업의 영업사원이 아니라, 하나의 자신만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어떤 기업에 가서도 성공할 수 있는 브랜드를 구축해야 하고, 모 대학의 교수가 아니라 혼자서도 충분히 강연과 저술을 해 낼 수 있는 개인 브랜딩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코틀러 교수님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다분히 이론적인 책이지만, 세상을 살아간다는 ‘실무적’ 차원에서 생각하게 하는 바가 큰 책이다. 책 내용은 지루하지만, 그 내용으로 클릭되는 생각은 지루하지 않고, 미래를 생각하면 오히려 오싹하기까지 하다.
글 : MBA Blogger
출처 : http://mbablogger.net/?p=2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