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경영학을 가르치는 교수들이나 경영자들에게 기업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답을 할 것이다. 거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던 이런 “주주 자본주의”에 대해 최근 많은 사람들이 비판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는 것은 이미 이 블로그에서도 밝힌바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토론토 대학의 로저 마틴(Roger Martin) 교수로, 그는 주주가 아니라 고객이 중심이 되는 “고객 자본주의(customer capitalism)”를 주창하고 있다.
현재의 주주 자본주의에 대해 도전장이 날아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본질적인 답변을 하기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 주주들에게 가치는 언제까지의 시간을 가지고 따질 것인가?
- 주가는 과연 기업의 내재적인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는가?
-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 기업의 단기적인 예상성과와 장기적인 예상성과가 충돌할 경우. 또는 직원들과 파트너 기업들, 고객들과 주주들과 같은 상호연결되어 있는 이해당사자들의 이익이나 가치가 충돌할 경우 단기적이고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결정을 하는 것이 옳은가?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앞서 언급한 질문에 대하여 기업에 대한 상당히 심각한 부작용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주주들은 당연히 기업의 주가가 오르거나 배당이 늘어나는 것을 중시할 것이며, 이들 주주의 상당수는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에는 관심이 없는 단기투자자들이다. 또한, 스톡옵션 등을 가지고 있는 경영진들의 도덕적 해이도 당연히 발생할 수 있다. 기업이라는 살아있는 유기체의 생명보다는 일부 오너십을 가진 사람들의 이해여부가 중시되는 결정이 지속적으로 기업에서 내려질 수 밖에 없다면, 그런 기업이 과연 장수할 수 있을까?
스티브 잡스가 이끄는 애플은 최소한 이런 부분에 있어서 로저 마틴이 언급한 “고객 자본주의” 원칙에 충실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고객들이 좋아할만한 혁신적이고 아름다운 제품을 만드는 것에 총력을 기울였고, 이런 노력들이 결국에는 애플이라는 기업의 가치도 폭등하게 만들었다. 결국 고객과 장기적인 비전과 가치에 충실했던 기업들이 살아남고, 크게 성공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의 국내외 여러 기업들의 부침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본질적인 가치보다 그 이외의 이상한 방법(주로 금융적인 부분이나 루머 등의 심리적인 요소를 이용)으로 기업을 이끌어 나가는 기업들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들이 기업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생각과 태도를 바꾸지 못한다면, 결국에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게 될 것이다.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2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