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창업팀의 장점을 살펴보았다. 주위에 함께 할 후보 멤버들이 있다든지, 멤버를 찾아나서야 하는 상황일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물론 그 답은 창업팀의 장점에 모두 나와있다. 팀 창업의 장점을 잘 살려낼 수 있는 구성이어야 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안점을 두어야 할 부분들부터 살펴보자.
삶의 방식이 같은 사람을 찾아라 함께 창업할 사람이라면 그 사람에 대해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 사람의 업무 스타일이나 업무 역량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의 방식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해 보아야 한다. 상대방이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취미, 은퇴하고 하고 싶어 하는 것, 어렸을 때 꿈꾸어 왔던 것, 학창 시절 어떻게 생활했는지, 어떤 사람을 존경하는지, 따르고 싶은 롤모델은 누구인지, 아침에 몇 시에 일어나서 주로 몇 시에 잠자리에 드는지까지 그 사람의 삶의 방식, 삶의 가치관에 대해 최대한 많이 공유하라. 당신은 그러한 삶의 방식을 좋아하는지, 당신이 생각하는 삶의 방식과 얼마나 일치하는 지 생각해 보자.
만약 상대방이 생각하는 삶의 가치나 방식이 나와 다르다면 그 사람이 아무리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함께 해야할 창업팀으로서는 부적합하다.
창업을 하고 나면 창업팀은 거의 24시간 일을 생각하며 서로 생각을 공유하면서 함께 고민하며 갈텐데 삶의 가치가 다르면 결국 중간에 갈등이 생기고 오래가지 못하게 될 것이다. 비즈니스에서 가장 큰 문제는 창업할 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창업을 할 때는 적절히 준비하면 된다. 하지만 사업이 시작되면 여러 가지 문제와 의사결정을 해야할 상황에 봉착하게 되는데, 결국 서로 갈등이 커져가게 될 것이다.
삶의 방식이 같은 사람인지 아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느냐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동안 전혀 모르던 사이였다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게 사실일 것이다. 그러다보니 학창 시절 동기 혹은 선후배들과 시작하여 일을 꾸려나가는 스타트업이 많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 오랫동안 봐왔던 사람들 중 괜찮은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보완적인 역할을 해야한다
삶의 가치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기준을 통과했다면 그 사람은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나와 보완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사람이다. 보완적이란 우선 핵심 역량이 보완적이어야 한다. 내가 디자이너라면 상대방은 기획자이거나 프로그래머여야 할 것이다. 웹 서비스 사업을 창업한다고 하면서 창업팀 세 명이 모두 기획자로 이루어진 팀을 아주 적합하다고 할 수 없는 이유다. 한 사람은 기획, 한 사람은 개발, 한 사람은 디자이너라고 하면 훨씬 더 잘 될 것 같지 않은가? 뿐만 아니라, 서로 가지고 있는 핵심 역량을 믿고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기획자나 프로그래머는 디자인을 할 줄 모른다고 해도 디자인을 보는 눈은 있다. 디자이너가 단지 디자인을 맡은 역할로서가 아니라, 기획자나 프로그래머가 보기에도 괜찮은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서로를 신뢰하면서 일을 해 나갈 수 있다. 이것은 서로 친하고 안 친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서로 삶의 가치가 일치하여 친해야 하는 것을 전제로 업무에 대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전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창업팀이 구성되면 각자가 가지고 있는 비전을 함께 공유해 보자. 1년 후 어느 정도의 매출을 해야할까? 직원은 몇 명가지 두는 것이 좋을까? 회사를 M&A하는 쪽으로 갈 것인가, 주식 시장에 상장하는 형태로 갈 것인가? 언제까지 상품을 만들어야 할까? 필요한 자금은 얼마일까?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확보할까? 등 향후 1~2년 내 발생가능한 일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며 비전을 공유해 보자. 사실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며 혹은 작성된 사업 계획서를 보며 비전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창업을 하고 나서도 분기별 한 번씩은 사업 계획서를 꺼내놓고 서로의 비전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갖을 필요가 있다. 창업팀의 비전이 명확해야 향후 직원들에게도 명확한 비전이 공유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렇게 해야 다같이 같은 생각을 갖고 업무에 임할 수 있다. 다 같이 북쪽으로 진격하고 있는데, 한 명이 혼자동쪽으로 가면 어떻게 되겠는가? 힘이 모자라서 북쪽으로 간 돌격대가 전멸할 수도 있고, 동쪽으로 간 혼자만 사살될 수도 있다. 물론 둘 다 성공할 수도 있으려나?
도원결의를 가급적 문서화하라
대부분 창업팀이 창업을 할 때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런데 사업이 시작되고나면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여러 명이 공동 창업을 하게 된 경우 몇 달 만에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이 꼭 생긴다. 처음 기대했던 대로 사업 진도가 나가지 못했다는 이유이거나, 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이미 의견 충돌이 생겨 그만 두는 경우가 생긴다. 문제는 이런 경우 여러 가지 애매한 경우가 생긴다. 당장 보유한 지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 애초에 지분은 서로 끝까지 가기로 하고 구성한 것인데, 먼저 나가다니. 그러면 지분을 다 포기하고 나가라고 해야 할 것인가? 하지만 먼저 나가는 사람은 먼저 나가는 사람대로의 입장이 있다.
“지금까지도 급여 안 받고 최선을 다해 일했다. 내가 나가게 된 것이 나 때문이 아니지 않은가?”
계약서는 바로 ‘아름다운 헤어짐’을 위해 필요하다. 중간에 누군가가 그만두고 나가는 경우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계약서에 적어두는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모든 창업팀은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어있다. 그렇기 때무에 헤어질 때를 대비해야 한다. 현재 창업팀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미래에 있을 수 있는 헤어짐의 경우에 대하여 계약서로서, 최소한 문서로서 남겨놓을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헤어지더라도 서로 웃으며 헤어질 수 있고, 또 언젠가 다시 만나서 함께 할 수 있게 된다.
지분은 1/n이 아니다 회사를 설립할 때 창업팀 멤버들끼리 지분을 1/n로 정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법인 설립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기 때문에 초기 필요자금은 주도자(?)가 주머니돈으로 마련하는 경우가 있고, 설립자본금도 각자의 상황에 맞추어 내기도 한다. 회사가 설립된 후에도 창업팀 멤버들의 개별적인 사정에 따라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사람도 있고,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사람도 생길 수 있다. 그런데 지분은 모두 1/n하는 곳들이 있다.
물론 지분 구조를 가져가는데 있어서 정답으로 주어진 것은 없다. 다만 장기적으로 함께하고 각자 역할에 따라 책임과 권한을 가져갈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을 만들어 놓는다면 좋을 것이다. 다음 방법이 정답은 아니지만 하나의 원칙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정리해 본다.
우선 지분 구조는 1/n이 아니라 설립 자본금을 출자한 금액만큼 가져가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출자금은 이 사업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할 사람-주로 CEO를 맡을 사람일텐데-이 많이 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나서 창업팀원들의 급여를 정한다. 아마 최소한의 금액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급여가 시장 급여보다 적게 정해지는 경우 이들에 대한 추후 보상을 위해 스톡옵션(stock option)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스톡옵션이란 ‘회사의 주식을 추후 정해진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로서 보상 방식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창업팀원들에 대한 보상은 스톡옵션 외에도 급여 정상화, 인센티브 등으로도 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는 지분 구조를 가져가는 원칙이 투자한 만큼 이라는 것이고, 그것은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1/n이 아닌 책임과 권한에 따라 나눌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합의하는 것이다.
글 : 조성주
출처 : http://biz20.tistory.com/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