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7월 23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회의 김영환 의원이 최초 의혹 제기 이후 1997년 12월 10일 이회창씨 아들 이수연씨 귀국, 1997년 12월 11일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신장측정. 사실규명 입증 완료까지 4개월 반이 걸림.
나훈아-야쿠자 루머 해명 [완전 해명까지 1개월 이상 소요]
2007년 말~2008년 1월, 나훈아 잠적과 동시에 일본의 야쿠자가 나훈아를 폭행했다는 등 각종 루머가 발생. 2008년 1월 17일 김혜수 공식부인. 2008년 1월 25일 나훈아 해명 기자회견으로 사실규명 입증 완료까지 1개월 이상 걸림
박원순씨 자제에 대한 병역 의혹 해명 [완전 해명까지 1개월 반 소요]
2012년 1월 5일 병역판정 사실 공개되면서 강용석씨가 의혹제기 시작. 2012년 2월 22일 박원순씨 아들 박주신씨 MRI 공개. 사실규명 입증 완료까지 1개월 반 걸림.
이상의 3가지 유사 케이스를 놓고 볼 때 최소 한달 이상 걸리는 의혹에 대한 규명 대응의 타이밍은 별반 유효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이회창씨 케이스의 경우에는 정면 대응의 타이밍이 가장 길었다. 그 후 차차 대응의 타이밍이 짧아 지고는 있지만, 한 달이라는 기간은 의혹이 ‘증거’가 되고 ‘일부 사실로 인식’ 되기에는 아주 충분한 시간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근거가 있건 근거가 없건 의혹이 사회적으로 증폭되는 데에는 몇 가지 협력인자들이 존재한다.
1.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제기자, 그리고 그가 내놓는 의혹관련 증거자료들.
2. 이에 침묵하거나 일정 거리를 두려는 의혹대상자
3. 의혹제기자의 주장 vs. 의혹대상자의 반응에 근거한 SOV(Share of Voice)를 접하는 언론과 공중들
이 세가지 협력인자들 중 하나만 존재하지 않아도 의혹은 증폭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의혹제기자가 일정 기간 후 의혹제기를 포기한다거나. 의혹대상자가 의혹에 대해 빨리 대응해 완전 소멸시킨다거나. 이러한 의혹공방에 언론과 공중들이 관심을 두지 않거나 하는 경우다.
앞의 세가지 케이스에서 언론은 사실 의혹자체에 대한 내용 보도, 의혹 제기자의 주장과 증거 보도, 의혹대상자의 반박 대응 보도 등으로 보도 자체에서는 중립을 유지하려 애쓴다. 하지만, 이런 경우 의혹제기자의 voice가 전체 SOV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그 SOV 상황에 대한 보도는 더욱 더 의혹제기자의 SOV를 강화 발전 시켜주는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공중들은 정보의 진공 상태를 불안해 한다. 언론은 그 정보의 진공상태를 적절하게 채워 공중들의 불안을 해소시켜 주려 애쓴다. 언론이 그 진공상태를 의혹제기자의 주장으로 채우느냐, 의혹대상자의 반박으로 채우느냐는 언론의 취재력과 사실 입증 능력 등으로 가늠된다.
문제는 현실이다. 현재의 언론이 그러한 노력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점에 주목하자. 소셜미디어상의 공중들이 그러한 의혹에 있어 스스로 사실관계를 확인 하고 집단적 지성을 발휘 할 수 있는 수준인가도 고려해보자. 아니지 않나.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임팩트 있는 주체는 의혹대상자다. 의혹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 한 이후에는 필히 즉각적 규명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활동들이 전제되지 않고 의혹제기자와 무분별한 언론 그리고 이에 뇌화 부동하는 공중들에 손가락질만 해서는 아무 득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어차피 의혹이 제기되면 데미지를 입는 대부분은 의혹대상자뿐이다. 추후 의혹제기자에 대한 형사상, 민사상 대응은 다른 스토리다. 언론과 공중의 각성을 뒤늦게 촉구하는 것도 다른 이야기다.
표현되지 않는 도덕성은 도덕성이 아니다. 커뮤니케이션 되지 않는 진실은 진실일 수 없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는 것은 자신만의 생각일 뿐이다. 빠른 대응. 투명한 자세. 이 것만이 아둔한 공중들 속에서 자신의 SOV를 확보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글 : 정용민
출처 : http://jameschung.kr/2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