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 그 혁신의 역사로부터 배우는 교훈

‘국민앱’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은 아마 머리속에 답을 가지고 계실 겁니다. 바로 ‘카카오톡’이죠. 카카오톡 때문에 스마트폰을 산다는 말을 할 정도로, 모바일 메신저는 업계에서 가장 Hot한 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많은 변화와 혁신을 거쳐왔고 많은 implication을 남겼습니다.

이 시장은 계속하여 새로운 플레이어가 기존의 플레이어를 넘어뜨리며 성장해온 시장이고, 사용자들의 불편함을 제거하는 Pain Killer를 들고 나온 플레이어가 계속 시장을 새롭게 재편해온 만큼, 서비스 기획에 있어 큰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Pain Killer와 Vitamin에 대한 글은 김동신 대표님이 쓰신 사업의 4박자 – 2PM 이야기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이번 글에서는 모바일 메신저가 진화해온 역사를 살펴보며, 어떠한 혁신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는지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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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앱'이 된 카카오톡
스마트폰 시대 전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기 전에는 SMS(Short Messagsing Service)를 통해 지인들과 소통을 하였습니다. 모바일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었지요. 하지만 40글자(80byte)라는 한계가 있었기에 압축적이고 단편적인 커뮤니케이션만이 가능했습니다.

SMS의 한계점을 극복한 것이 LMS(Long Messagsing Service)와 MMS(Multimedia Messaging Service)입니다. LMS는 SMS가 가진 글자길이 80byte의 한계를 극복하였고, MMS는 그림 첨부 등이 가능해짐으로써 보다 풍부한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SMS는 한 건 발송시 20원에 가까운 비용을 청구했고, MMS나 LMS는 100원에 가까운 비용을 소비자에게 요구했기 때문에 비용의 한계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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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피쳐폰과 SMS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일어났던 가장 큰 변화는 데이터 통신 비용이 엄청나게 내려갔다는 것입니다. 3G 시대가 열리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나타났고, 이를 이용해 거의 무료로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가장 먼저 모바일 메신저 시대를 연 것은 다름이 아닌 기존 PC용 메신저들이었습니다. MSN 등이 모바일 버전으로 등장하기 시작했고, MSN, Yahoo Messenger, AOL 등을 한 데 묶은 기존의 통합 메신저가 모바일 버전으로 등장했습니다. 이 때 Meebo Mobile이나 Beejive 등이 인기를 끌었고, Ping도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소비자가 SMS나 MMS를 보낼 때마다 청구되었던 비용 구조를 파괴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기존에 돈 내고 보내던 메시지를 공짜로 보낼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지요.

하지만 그들은 태생적으로 가입 – 친구 요청 – 수락이라는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지인들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이 때 새로운 Player가 나타나며 이 시장의 불편함을 일거에 해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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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메신저로 인기를 끌었던 Beejive IM

Whatsapp의 등장

Whatsapp은 Yahoo 출신의 멤버들이 뭉쳐 창업한 회사입니다. Whatsapp은 휴대폰 주소록이야 말로 가장 좋은 Social Networking Platform이라는 창의적인 생각으로 시장에 접근했습니다. 대화를 원하는 양방의 주소록에 상대방의 번호가 있다면, 그 두 사람은 이미 아는 사람이라고 가정한 것입니다. Whatsapp은 앱을 설치하자마자 그 사람의 주소록을 검색하여 이미 Whatsapp을 사용하고 있는 다른 사용자들을 자동적으로 보여주었고, 신규 가입자가 들어왔을 때 내 주소록에 있는 사람이라면 바로 관계를 연결시켜 버렸습니다. 그리하여 기존 메신저가 가지고 있던 태생적인 한계, 가입 – 친구 요청 – 수락이라는 불편한 연결 과정을 혁신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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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록을 통한 혁신을 주도록 Whatsapp
국내 최초의 모바일 메신저 m&Talk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국내에서 가장 먼저 등장한 모바일 메신저는 당시 제가 개발에 참여하여 2010년 2월에 출시된 m&Talk이었습니다. 이미 Whatsapp이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m&Talk이 Whatsapp을 이기기 위해서는 새로운 혁신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그 때 선택했던 방법이 무료화 정책, 그리고 철저한 현지화였습니다. Whatsapp은 앱을 다운로드 받기 위해 $0.99를 지불해야 했지만, m&Talk은 이 부분을 무료로 만들었고 Whatsapp에서 지원하지 않았던 한글을 지원함으로써 단기간에 국내에서 큰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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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alk이 1위하고, 이모티콘이 4위하던 시절. 아... 옛날이여ㅜ
국민앱 카카오톡의 등장

2010년 3월에는 국민앱 카카오톡이 등장을 합니다. 카카오톡은 m&Talk과 거의 비슷한 형태였지만 m&Talk 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장의 강자로 급부상합니다. 저는 그 이유를 4가지로 뽑고 있는데,

1) 최초의 그룹채팅 서비스 제공,

2) 여성에게 어필할 수 있는 미려한 디자인,

3) 바이럴되기 쉬운 이름,

4) 서비스 운영 노하우입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쫄지말고 투자하라’는 팟캐스트에서 제가 설명한 내용이 있으니(10분 30초부터 나옵니다) 자세한 내용을 듣고 싶다면 팟캐스트를 참고하세요. 🙂

카카오톡은 기존에 m&Talk이 충족시키지 못하는 Needs를 충분히 만족시키며 시장에서 순항을 하였고, 갤럭시 S가 출시되는 시점에 가입자의 Critical Mass를 넘기며 시장의 완벽하게 선점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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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메신저의 대명사, 카카오톡
틱톡, LINE의 반격

카카오톡이 인기를 끌면서 마이피플, 네이버톡 등이 등장을 했지만 카카오톡의 아성을 넘지는 못했습니다. 카카오톡 이후의 서비스들은 이미 Critical Mass를 넘겨버린 카카오톡의 아성을 넘기에는 많이 부족해보였습니다.

이 때 틱톡이 등장하며 카카오톡이 가진 Pain Point를 해결하였습니다. 카카오톡은 사용량이 늘어남에 따라 속도가 많이 느려져 사용자들의 불만이 크게 올라온 상태였는데, 이를 정확히 파악하여 가장 본질에 집중해 ‘무엇보다 빠른’ 메신저를 만든 것입니다. 이러한 약점을 정확히 찌른 결과, 틱톡은 순식간에 국내 2위의 메신저가 될 수 있었습니다.

Naver Japan에서 만든 LINE은 타겟 시장을 바꿔 공략을 시도했습니다. 국내 시장에서는 카카오톡이 Critical Mass를 넘겼기 때문에 더 이상 경쟁하기 힘들다고 판단을 하고, 일본 시장을 위주로 공략을 시도한 것입니다. 일본에서 Critical Mass에 도달하지 못했던 카카오톡은 LINE의 강력한 도전에 주춤하며 일본 시장 1위의 자리를 빼앗겼습니다.

이처럼 난공불락의 성을 쌓은 것처럼 보였던 카카오톡도 그 약점을 파고드는 경쟁 서비스와의 끝없는 혁신 릴레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타겟을 분리한 Between

저희 VCNC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더 이상 Mass를 노리는 메신저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타겟을 한정지어 커플만을 타겟으로 하는 Private SNS를 출시하였습니다. 메신저 기능을 제공하여 제품의 재사용률을 높이며, 사진 앨범이나 기념일 관리 기능을 통해 제품의 Stickiness를 높이는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기존의 메신저나 SNS의 개방성에서 오는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Pain Point를 잡아 새로운 서비스를 만든 것입니다. 저희가 성공한 것은 절대 아니지만, 다행히도 이러한 시도가 아직까지는 잘 먹히고 있어 런칭한지 3달도 안 된 지금 시점에 30만이 넘는 유저를 모을 수 있었습니다. (Between 기획, 개발 스토리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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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ween 채팅 화면
혁신은 Pain Point를 누가 가장 빠르게 깨닫고 좋은 제품을 만드느냐의 싸움

위에서 쭉 살펴보았듯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은 계속적인 혁신을 통해 발전해왔습니다. ‘다른 사람과 메시지를 주고 받는다.’는 간단한 개념을 바탕에 깔고, 그 방법을 어떻게 하면 더 편하게,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만들까에 대한 고민을 해온 결과입니다. 기존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부분의 문제를 풀어내는 Pain Killer만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제품을 통해 혁신을 이루고자 한다면, 단순히 있으면 좋은 Vitamin이 아니라 기존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Pain Killer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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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inkiller냐, Vitamin이냐. 그걸 잘 판단하여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 : 박재욱 VCNC
출처 : http://blog.vcnc.co.kr/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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