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 삼성동에서 PT가 있어서 길을 걷다가 우연히 연구실 후배를 만났습니다. 그 후배가 다니는 회사 앞을 지나면서 ‘이 녀석 잘 지내고 있나’하는 생각을 하다가 옆을 보니 담배를 피고 있었습니다.
둘 다 서로 깜짝놀랐습니다. ^^;;;
저나 후배나 나이는 점점 들어가고 아이들은 자라나면서 앞으로 뭘 하면서 살까 고민을 서로 이야기하다가 후배가 ‘영업대표들은 인맥이 많아서 좋지 않냐’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인맥이란 무엇일까요?
우리가 가끔 농담반 진담반 하는 얘기 중에 ‘아는 사람 중에 변호사와 의사는 꼭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데요. 법의 도움이 필요하거나 생명의 위급을 따지는 순간에 생판 모르는 사람보다는 아는 사람을 통한다면 믿을 수 있다는 거겠죠.
그럼 아는 사람이 인맥일까요?
사실 영업 업무처럼 외부 활동이 많은 업무를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쌓이고 소비하는 것이 명함입니다. 수많은 명함을 주고 받은 사람들이 모두다 제 인맥일까요? 물론 그중에는 저의 인맥이 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그냥 아는 사람일 뿐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인맥은 확대된 나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나에게는 없는 능력이 내가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를 통해서 발휘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인맥이고 인맥의 힘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인맥은 긍정적인 면도 있고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무엇을 하든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비즈니스만 놓고 보자면 인맥을 통해서 Opportunity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인맥을 통해서 Deal 성사되기도 합니다.
인맥에는 학연, 지연, 혈연이 대표적이지만 교회/성당이나 절 등 각종 모임을 통한 인맥이나 인터넷과 SNS를 통해서 동호회나 온라인 활동을 통한 인맥을 많이 만들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인맥은 무엇보다 같이 일했던 동료나 직장상사인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고객이 인맥이 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같이 일했던 사람’입니다.
직장동료처럼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내게 힘이 되어주는 것은 어쩌면 ‘전우애’ 비슷한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수많은 프로젝트와 힘든 일들 그리고 열받는 순간들 등을 함께 보내면서 쌓은 신뢰가 어떤때는 가족보다 더 힘이 될때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함께 일하는 사람과는 어떻게 인맥을 만들어야 할까요?
속속들이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이 사람의 특정한 모습이나 말에 대해서는 어떤 의도로 어떤 맥락에서 이러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어느 정도 그 사람의 성격, 취향 그리고 사고방식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굳이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떤 사람들은(저도 포함) 함께 일하는 사람과는 업무 이외의 것에 대해서 알려고도 하지 않고 관심도 같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알려줘야 합니다.
서로 잘 알기 위해서 필요한 일인데요. 가끔씩 같이 놀고 여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상대방이 누구인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지리산종주를 함께 하면서 그리고 야구장에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평소에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못난 모습까지도)을 보여주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사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만든다라고 정의하기 쉽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두번 만나서 만들어지지 않고 나와 상대방이 함께 보낸 시간들이 쌓여서 관계가 만들어집니다. (돈도 듭니다. -_-;;) 물론 악연도 생길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떤식으로든지 인연이 말들어집니다.
결국 모든 것이 인간관계라는 이야기인데요.
인간관계를 좁고 배타적으로 가져가는 제가 (저를 잘 아시는 분들이 이 글을 보면은 ‘너나 잘해’라고 하시겠지만) 어줍잖게 인간관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게 좀 웃기는데요.
직장에서 업무 스트레스만으로도 충분히 피곤한데,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고나면 남는 것이 결국 사람이더군요.
오늘 지금 나와 함께 희노애락을 겪고 있는 내 옆의 동료들과 인연을 만들려고 노력은 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
글 : 마루날
출처 : http://ithelink.net/8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