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ctory – 아이패드 중국공장 최초 공개 뉴스를 보고…

며칠 전에 ABC뉴스에서 중국 청두에 있는 Foxconn 공장을 일반에 최초로 공개했다. 아래 4분 정도의 동영상이 그 요약본이다.

참고 : 전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ABC 페이지

이 동영상은 중립적인 논조를 유지하려고 했다. ABC의 대주주는 디즈니이고, 애플은 역시 디즈니의 주요 주주중에 한명이기 때문이다. 중립적인 논조 가운데도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이 동영상을 보면서, 미국과 중국간의 문화와 노동환경의 차이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인들은 충격적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어떤 모습을 기대한 걸까?

몇가지 문제점으로 등장되고 있는 점은

  • 자동화율이 낮아서 대부분의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 직원들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자살률이 높다.
  • 임금이 지나치게 적다.
  • 침실이나 식사 등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
  • 야근이 많아서, 수면시간조차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다.
  • 직원들은 아이패드, 아이폰을 제대로 본적도 별로 없다.(그들의 임금으로는 세달동안 숨만쉬고 월급을 모아야 살 수 있는 금액)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는 장면들은

  • 급격하게 증가하는 아이패드 수요 때문에 많은 신규직원을 채용하는 장면 (마치 군대 입소하는 장면을 연상시킴)
  • 직원들과 대화를 해 보면 너무도 어리고 인간적인 아이들임을 보여주는 장면
  • 공장 주변 주민들은 공장이 들어서서 일자리가 늘어나고 수익은 늘어서 좋지만,  아이패드가 뭔지도 모른다고 하는 장면

문제가 되는 장면들이나 재미있게 비춰지는 장면들 모두 미국인들에게는 흥미롭고 충격적인 영상들이었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수백명의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드는데 그 중에서 80% 이상이 취업이 된다는 모습은, 일자리 몇백개 때문에 정치인들끼리 피터지게 싸우는 미국인들 시각에선 부러운 모습일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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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있는 한 애플 스토어의 모습 (Source: Ap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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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여지는 애플의 모습과 그 생산라인의 모습이 주는 차이, 우리는 애플의 공장이 어떻게 생겼기를 기대한 것일까? ( Source: http://www.foxnews.com)

전반적으로 이 동영상의 결론은 FLA (Free Labor Association)라는 국제 기구의 감사 결과가 나와야 확실하게 노동착취 여부를 알 수 있겠다는 유보적 형태이다.

아무튼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명의 편리함이 지구 반대편 어느 곳에서인가 진행되는 열악한 환경속 노동의 결과물이라는 것은 새로운 사실은 아니다. 90년대 나이키의 동남아 어린이 노동력 착취 논란이나, 커피나 카카오 빈을 수확하기 위해서 가나 등지에서 어린이의 노동력이 동원되는 것들에 대해서도 많은 국제적인 비난이 있었다.

특히 이 경우에는 국제적으로 인지도 있는 브랜드들이 철퇴를 맞기 쉽다. 예컨대 위의 폭스콘 공장에서도 애플 이외에 닌텐도나 델 등 다른 제품들도 생산되지만, 만약 FLA의 감사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온다면 사람들은 애플에 대해서만 기억하고 또 비난할 것이다.
애플, 카카오, 커피?

나에게는 특히 공장에서 일하는 여자 직원에게 아이패드를 보여주고 그 여자직원이 실제로 완제품을 본 것은 처음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그 여자 직원에게 이 제품을 쓰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냐고 묻자, 그 직원은

이 제품(아이패드)은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서 힘들게 탄생한 제품이므로 소중하게 사용해 주세요.

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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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abc.com

이 장면은 어쩌면 커피나 카카오 인더스트리에 대한 고발 영상에 대한 오마주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예전에 코트디브아르의 카카오 농장에서 일하는 어린이들에게 쵸콜렛을 먹어본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니, 대부분 없다고 대답했고, 실제로 자그마한 초콜렛을 먹여주며 그 작은 식품이 지구 반대편에서는 몇 달러씩에 팔린다고 했더니 그 소년들은 그 사실이 너무 터무니없다면서 믿지 않았던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 중에서 한 소년은 채찍으로 학대를 받으면서 일하는 환경에 있었는데, 다음과 같은 충격적인 말을 했다고 한다.

당신들이 먹는 초콜렛은 채찍에 맞아 떨어져 나간 저의 살점이에요

위의 코멘트는 실제로 그 나이또래 어린이가 하기 힘든 말이라는 점에서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여전히 가나, 코트디부아르 등의 국가에서는 카카오 생산이 국가적인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많은 비리와 인신매매등이 공공연하게 저질러지고 있다. 그것만은 사실이다.

(카카오 농업에 대해서는 최근에 읽고 있는 ‘나쁜 초콜렛’ 이라는 책이 있어서 따로 후기를 올리겠다)
맺음말

비슷한 상황인데 왠지 자신이 직접 생산한 아이패드를 한번도 못 본 소녀보다는, 자신이 직접 생산한 카카오로 만들어지는 초콜렛을 한번도 맛보지 못하는 소년의 상황이 더 슬프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단순히 중국과 아프리카라는 생활수준의 차이를 배제하더라도, 다른 이유가 있지는 않을까? 그것은 아마도 농산품이라는 것은 그 나라에서 자란 것을 그 나라 사람들이 소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진데, 그렇게 되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중국에 사과나무(애플공장)을 심은 사람들이나, 아프리카에 (남미가 원산지인) 카카오 나무를 심은 사람들 모두, 그곳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시장을 위해서 그런 일을 감행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엄청난 부와 성공이 주어졌다.

나 또한 이런 corporation system의 수혜자임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이런 시스템이 조금은 슬프다.

글 : MBA Blogger
출처 : http://mbablogger.net/?p=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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