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창업은 대부분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이다. 따라서 그 누구도 쉽게 가이드해 주기 어렵다. 상황상황이 다르고 조건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반드시 가져야 할 3 가지가 있다. 만약 이것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시작부터 포기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첫째로 연료 즉 자금이다.
긴 여정을 떠나야 하는 창업의 길은 수 많은 복병이 도사리고 있는 사막 한가운데를 달리는 것과 같다. 주유소가 있을 리 만무하다. 그러므로 철저한 연료보급 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창업은 대부분의 연료고갈로 실패를 하게 된다.
정부의 창업지원에 문제는 바로 출발할 때 연료만 채워줬지 황량한 사막에서의 연료보급에 대해서는 별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그 떄부터는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이렇기 때문에 수 많은 창업자들이 얼마 못가 연료고갈로 멈춰서고 마는 것이다. 이 때 대부분은 그 연료값을 되갚아야 하기에 빚쟁이로 전락하는 것이다.
둘째로 사람이다.
엔지니어, 영업을 도와줄 사람, 시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 등 비즈니스와 관련된 수 많은 인적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순간 순간 벌어지는 상황에 즉응할 수 없다. 누구는 하루 이틀이면 도움을 받아 해결할 문제를 혼자 끙끙앓고 있다가 연료를 다 써버리면 어쩔 수 없이 멈춰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셋쨰로 Plan B 이다.
여러분 중에 스키를 타 본 사람이 있다면 스키를 시작하며 가장 먼저 배운 것이 무엇인지 기억날 것이다. 바로 넘어지는 방법이다. 유도의 경우도 낙법을 먼저 배운다. 어떤 위험한 스포츠도 안전에 대한 준비없이 시작하는 스포츠는 없다. 아니 이 세상 그 어떤 일도 안전을 무시한 채 시작하라고 가르치는 법은 없다.
그런데 벤처창업에 있어서는 잘 가는 방법은 가르쳐도 실패에 대한 대비는 전혀 무방비상태인 경우가 많다. 실패를 계획하는 것은 훌륭한 비즈니스모델보다 10배 이상 중요하다. 어떻게 실패할 것인가. 아니 어떤 상황을 실패라고 인정할 것인가? 그리고 그 후속 조치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준비가 철저할수록 실패의 확률은 줄어든다. 바로 재기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 세 가지가 전제된 상태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 비즈니스 모델은 그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또한 변해야 한다. 얼마나 민첩하게 능동적으로 대처하느냐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따라서 자금과 사람 그리고 Plan B에 따라 유동적인 것이 비즈니스 모델이 되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정부정책은 이 세 가지 중에 비즈니스모델과 창업자를 잘 살펴서 초기창업자금을 지원해 주고 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네트워크도 Plan B 에 대한 준비도 해 주지 못한다. 아니 해 줄 수 없다.
사실은 창업자금 지원도 해 주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세 가지 필요조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다시말해 넘어지는 법도 모르는 친구에게 스키를 타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얼마 전 K-POP Star라는 오디션 프로에서 한 참가자가 성대결절이 된 상태에서 노래를 불렀다. 내가 듣기에는 아주 잘하는 듯 했다. 하지만 박진영, 이보아 등 심사위원들은 혹평을 했다. 그 이유는 ‘성대결절이 일주일 이상 계속되었으면 말을 하지 않고 철저하게 대비했어야 하는데 평상시에 그냥 말을 많이 하고 다녔다는 이유였고 가수는 노래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이런 통찰력있는 지적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본인이 직접 경험을 해 본 멘토들이다. 다시 말해 벤처창업가에게는 훌륭한 멘토그룹이 그들의 부족함을 철저하게 채워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창업자금도 그들 손에 의해 창업자에게 공급되어야 한다.
아주 공정한 평가에 의해 나눠주는 창업자금은 결코 성대결절과 같은 숨어있는 헛점을 발견하지 못한다. 그렇게 수 많은 실패가 만들어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넘어지는 법도 모르는 창업자들이 리프트를 타고 산꼭대기를 향해 올라가고 있다. 멋지게 스키타는 모습만 상상하면서..
글 : 전하진
출처 : http://goo.gl/YHAx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