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와 비즈니스를 중심에 두는 기업과 비영리 단체는 전통적으로 그 경계가 명확했고, 이들의 역할을 벗어나면 안되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 지금까지의 통념이다. 그러나, 최근 기업과 비영리단체들이 서로 상호작용하고 서로에게 많은 것을 배우는 현상이 많아지고 있다. 영리기업과 비영리단체들도 컨버전스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커다란 변화는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상당히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기업들은 사회를 고려하고, 비영리단체들은 기업의 효율을 배우게 되면서 사회의 전반적인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경향은 소비자들과 직원들에게도 나타난다. 최근의 젊은 세대들은 소비자와 직원으로서 기업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행동을 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며, 지역사회의 경제생태계를 활성화하고, 더 나아가서는 전 지구적인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주문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이런 사고의 패러다임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부각되고 있으며, 이런 변화의 물결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비영리단체의 경우에는 그동안 사회에 봉사한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방만한 운영과 비효율적인 사업들에 대해서 면죄부가 주어져 왔지만, 최근에는 이런 비효율을 제거하기 위한 다양한 행동을 할 것을 요구하는 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기업의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접근방법을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사회적 기업 등이 활성화되면서 보다 지속가능한 형태의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는 요구에 부응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최근 이런 변화를 시도하는 기업들과 비영리단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들의 실험은 사회혁신(social innovation)의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에 더욱 관심이 가는데, 몇몇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지역사회를 발전시켜라
비영리단체들 중에서도 그 수가 가장 많은 것들 중의 하나가 바로 지역사회 커뮤니티의 힘을 모으고, 보다 나은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활동을 하는 곳들이다. 그에 비해, 영리기업들은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지기 보다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글로벌 사업을 진행시키는데 촛점을 맞추어 왔으며, 글로벌 분업을 통해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에 역량을 집중하였다. 그런데, 최근 글로벌 사업과 비즈니스에만 신경을 쓰던 글로벌 기업들 중에서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지역사회의 사회적인 발전에 기여를 하려는 의지를 가진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경향은 특히 신흥시장이나 저개발국가에서 두드러지는데, 기업의 입장에서는 지역사회가 발전하지 않는다면, 시장으로서의 역할도 하기 어렵고, 해당 지역에서 우수한 직원들을 채용하기도 어려우며,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한다면 브랜드의 가치도 높일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비교적 적극적으로 사회적 활동에 나서는 곳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지역사회를 올바르게 이해를 하지 못하면, 그 지역에 필요로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으며, 글로벌 시장의 시각에서 크게만 접근할 때에는 놓칠 수 있는 보다 창조적인 아이디어 등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영국의 글로벌 소매유통업체 막스&스펜스(Marks&Spencer)가 지역의 공급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생산성을 높이고, 동시에 이렇게 절약한 자금을 월급을 올려주고, 일의 환경을 좋게 만드는데 이용하고 있다. 지역 공급망 관리는 제대로 활용할 경우 지역사회에도 기여를 하지만, 비즈니스의 성과도 좋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기업들이 최근 관심을 많이 가지기 시작하였다. 인도에서는 다국적 제약회사인 애보트(Abbott)가 글로벌 비영리단체인 PATH와의 연계를 통해 지역사회 정미소의 역량을 강화하여 다양한 필수영양소 등을 강화할 수 있는 강화쌀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과 같이 쌀을 주식으로 하는 국가들의 경우 쌀에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이 적절하게 추가가 될 경우에 영양소 결핍으로 인한 많은 질병을 예방하고 지역사회 건강에도 기여할 수 있다.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기업 중에서 프랑스의 다논(Danon)의 성과도 빼놓을 수 없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세하게 이 블로그에서 따로 다룬 바가 있어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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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핵심역량과 자원을 다른 방법으로 활용
기업들이 전통적인 단순한 기부활동에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제품이나 사람들, 그리고 노하우를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방식의 사회적 활동에 신경을 쓰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IBM의 경우 수백 명에 이르는 직원들을 신흥시장의 국가들에 파견을 해서 이들 국가의 사회경제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을 하고, IT기술을 이용해서 어떻게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파악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문화적인 차이도 이해하고, 지역사회에서의 리더십도 확보하는 등의 장기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 구글은 구글의 기술을 활용해서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재단도 설립했고, 자신들의 기술을 활용해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선보이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지난 2008년 조류독감이 전 세계를 휩쓸 때 전 세계의 플루의 상황을 보여주는 서비스로 오픈한 구글 플루 트렌드(Google Flu Trend)이다. 구글의 공익활동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을 한 바 있으니 더 자세한 정보는 아래를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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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5 – 구글의 공익사업을 책임지는 Google.org
시장의 힘을 활용하여 사회적인 필요를 충족시킨다.
기업에 비해 비영리단체들은 전통적으로 시장의 원리와는 관계없이 비효율적인 방식의 사업을 많이 전개해 왔는데, 최근에는 시장의 힘을 활용한 보다 효율적인 활동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구조적인 문제의 재조정과 시장의 자율적인 힘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혁신이 지속가능하도록 만드는 사회혁신이 중시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영리기업과의 협업도 최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단체들이 늘어나고 있고, 시장의 힘을 이용해서 사회혁신을 하자는 모토를 가진 새로운 하이브리드 형태의 사회적 기업을 꿈꾸는 젊은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기부를 받아서 자금을 집행하는 수준을 넘어서, 사회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정적으로도 일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가정을 하고, 탄탄한 시장논리를 활용한 신선한 사회적 비즈니스들을 많이 시도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의 가난과 싸운다는 목표로 급성장하고 있는 CARE라는 비영리단체 경우 특히 이런 원칙을 고수한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친다”는 것을 목표로 해당 지역사회에서 가난을 완화할 수 있는 활동이 지속가능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부문의 자원과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사람들이 작은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트레이닝을 하고, 이들이 중장기적인 소득을 발생시키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결과적으로 어떤 종류의 가난에 대한 원조도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사라질 수 밖에 없다.
이와 같이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들과 비영리단체의 파트너십의 유형이 다양해지고, 많아지는 것은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미래에 있어 매우 중요한 변화의 트렌드라고 하겠다. 이런 파트너십을 통해 과거에는 해결할 수 없었던 어려운 사회적인 문제들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더 나아가서는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런 지구촌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그 협력의 정도는 미약하다. 보다 많은 사람들과 서로 다른 특기와 장점을 가진 기업들과 단체들이 서로가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내놓고, 협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참여와 공유, 그리고 협업의 문화가 보다 많은 사람들과 사회전반에 퍼질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The Disappearing Barriers Between Business And Nonprofits Are Driving Innovation
글 : 하이컨셉
출처 : http://health20.kr/2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