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변에 페이스북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분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검색 중심의 웹이 소셜(Social) 웹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는 점과 국내에서 먼저 인기를 끌었던 트위터의 인기가 약간 시들해지고..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소셜그라프가 소셜웹의 대세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점 등이 페이스북을 활용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마케터들에게 주입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일시적인 트렌드(유행)에 그치지 않고 적어도 향후 10년간 웹비즈니스를 지배할 것이라는 점은 개인적으로 명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자면 기업들은 페이스북에 빨리 올라타야 한다는 점도 명확해 보입니다.
하지만.. 기업의 홍보나 마케팅에 페이스북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각론에 들어가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 너무나 많이 벌어지고 있는 듯 합니다. 물론 페이스북을 운영하면서 어떤 성과가 있는지에 대해 높은(?) 분들께 증명해야만 하는 실무자들의 고통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기업에서 페이스북을 활용할 수 있는 올바르고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페이스북 활용의 척도는 많은 팬 수?
국내 기업 페이스북 담당자의 주된 관심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페이스북 페이지의 팬 수를 늘리는 것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경쟁사는 팬이 많은데.. 우리는 왜 이리 팬이 적은거야? 외국 유명 브랜드는 팬 수가 수천만명에 이르는데.. 우리는 아직 만명의 팬도 확보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을 대변하듯 정체불명의 페이스북 마케팅대행사가 우후죽순으로 출현하고.. 한 달만에 만명 이상의 팬을 확보해 주겠다는 어이없는 프로모션까지 등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단 우리 기업 페이지의 팬 수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에 대한 대략적인 기준이라도 마련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글로벌하게 페이스북 팬수가 많은 상위 25개 브랜드에 대해 조사해봤습니다. (이 자료는 소셜베이커스에 있는 가장 최근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페이스북은 기업공개를 앞두고 자사의 월액티브유저가 8억4천5백만명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를 기준으로 글로벌 브랜드의 팬침투율을 계산해 봤습니다. 상위 25개사 평균 2.47%(페이스북 공식 페이지를 제외하면 2.25%)입니다.
팬수가 많다고 장땡이인가요? 사실 특정 페이지의 팬이 된다고 그 내용을 항상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즉, 내가 팬이 된 페이지 내용도 내 뉴스피드에 보일 때 의미가 있는데.. 특정 페이지와의 소통(댓글, 좋아요 등)이 없는 경우엔 내 뉴스피드에 해당 페이지의 글이 노출되는 경우가 드뭅니다. 구글검색 상단에 페이지랭크가 높을수록 잘 노출되듯이..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잘 노출되기 위해서는 엣지랭크가 높아야 하는데, 앳지랭크가 높기 위해서는 내 페이지와 팬의 교류가 많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페이지 팬이 아무리 많아도 소용없다는 점은 페이스북이 페이지용으로 새롭게 내놓은 ‘이야기하는 사람(Talking about)’이라는 평가척도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내 페이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용이 전달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거죠.
그렇다면 글로벌 브랜드의 Talking About 비율은 어떤가요?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코카콜라의 경우 1.2% 수준(항상 바뀌는 숫자입니다)이고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관련 페이지의 지수가 3~4% 수준을 보여줍니다. 가장 높은 곳은 Xbox의 4.66%이고 평균적으로는 2% 수준입니다.
국내 브랜드의 활동지수는?
그렇다면 국내 브랜드의 활동지수는 어느 수준일까요? 마찬가지로 소셜베이커스에 나와 있는 순위를 바탕으로 지난 주말 기준 팬수와 이야기하는 사람 수를 대입해봤습니다. 소셜베이커스에 따르면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수는 640만명, 가장 많은 팬수를 자랑하는 곳은 삼성그룹 페이스북 페이지이며.. 페이스북 이용자수 대비 팬 침투율은 1.23%(페이스북 대한민국 페이지 팬수가 너무 많아 제외) 수준으로 글로벌에 비해 많이 떨어지네요.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므로.. 브랜드마다 팬수를 더 많이 확보하는 것은 가능해 보입니다. (글로벌로 런칭한 현대자동차나 삼성전자 등은 일부러 제외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바로 국내 브랜드 페이지의 활동지수인 ‘이야기하는 사람’ 수치가 글로벌 브랜드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는 것입니다. 글로벌 브랜드가 모든 국가에 집중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브랜드의 활동지수가 두 배 이상 높다는 점은 의미를 가진다고 보여집니다. 다양한 프로모션에 힘입었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국내 기업들이 페이지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10% 넘는 곳이 두 곳이나 있다니… 놀랍습니다.)
위 통계에서 보시면 통일부가 정부 기관으로 유일하게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야기하는 사람 비율을 보면 안습이죠. 이는 팬들과의 소통에 방점을 찍는게 아니라.. 일방적인 정책 홍보에 치중하고 있다는 반증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이면 팬들과 소통은 잘 하고 있으니 부족한 팬을 좀 더 공격적으로 늘려보자는 의사결정을 할 수도 있겠는데.. 활동하지 않는 팬을 늘리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점은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내 서비스를 보다 소셜(Social)하게…
국내 페이스북 활용의 대부분은 페이지에 집중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고 많은 팬을 확보하는게 기업이 페이스북을 활용하는 정답은 아닙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는 목적도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웹 또는 모바일앱)를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한 목적 아니겠습니까? 결국 내 서비스를 페이스북과 보다 밀접하게 연동하는게 페이지를 잘 운영하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트위터가 아닌 페이스북만이 지닌 강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트위터를 내 서비스에 잘 연동하는 것은 트위터 계정으로 로그인하게 하거나 트윗버튼을 달아서 트위터에 연동하는게 전부입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좋아요’ 버튼을 다는 것 외에 훨씬 많은 걸 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별도의 회원가입 절차를 없앨 수도 있고.. 페이스북 계정으로 로그인하게 만들 수도 있고.. ‘좋아요’ 버튼을 비롯한 수많은 소셜플러그인을 적용해서 내 서비스를 방문한 사람들에게 그 사람의 친구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 페이스북이 발표한 새로운 오픈그라프와 타임라인앱을 활용하면 내 서비스에서의 이용자 활동을 실시간으로 페이스북에 공유할 수 있는 기능까지 제공합니다. 이 기능을 채택한 해외 서비스가 보다 많은 방문자와 보다 많은 회원가입을 받고 있다는 점은 요즘 페이스북의 단골 홍보꺼리이기도 합니다.
국내 업체들은 왜 오픈그라프와 타임라인앱 채택에 이리 소극적일까요? 페이스북 페이지도 타임라인이 적용되어 민감하게 반응하고, 페이지용 전용앱을 개발/적용하기 위해서 수천만원을 투자하면서.. 왜 오픈그라프와 타임라인앱 적용에는 소극적일까요?
자신의 서비스 계정이 따로 있는데.. 페이스북 계정으로 로그인시키는게 내 자존심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인가요? 대행사에는 팬을 늘리라고 그렇게 압박을 하면서.. 내 서비스에 페이스북 계정 연동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내 서비스를 페이스북과 밀접하게 연동하는 일은 큰 의사결정을 필요로 합니다. 내부 개발자가 처리하면 가장 좋지만.. 못할 경우 외부에 의뢰하는 것도 쉬운 결정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압니다. 하지만… 이런 난관이 있음에도 내 서비스에 보다 많은 이용자가 참여하고 소통하기 위해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는 점은 꼭 인식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페이스북 오픈그라프를 연동한다고 모든 서비스가 잘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페이지만 열심히 운영하고 전용앱 만드는데 투자하는 비용보다는 훨씬 더 효과적이리라 확신합니다.
기업에서 페이스북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특히 브랜드 페이지의 팬을 어떻게 늘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저도 명확한 답변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기업 담당자들이 어떤 이야기를 해야 이용자와 소통이 늘어나는지는 더 잘 알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른다면 노력해서 알아야겠죠)
저는 기업에서 페이스북을 활용하는 효과적인 방향만 제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페이지 팬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야기하는 사람의 비율을 늘리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페이지만 운영할 것이 아니라 소셜플러그인과 오픈그라프/타임라인앱을 자사 서비스웹(앱)에 적극 적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과정에서 페이지 팬이 자연스럽게 늘수도 있으니 말이죠.
글 : 버섯돌이
출처 : http://mushman.co.kr/26917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