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모바일 시대가 도래한지 3년이 지나가고 있다. 스마트 기기로 소비하는 콘텐츠로 동영상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KISDI의 조사 결과로는 태블릿의 경우 동영상이 1위 장르가 되고 있는 정도이다.
이용하는 동영상 콘텐츠로 UCC에 이어 영화, 방송프로그램, 어학 강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데이터를 재해석 하는 전문가 블로거 모비즌은 특정 UCC서비스 이용이 아니라 SNS , 포탈 탑 화면의 링크를 통해 UCC가 소비되고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아울러 글로벌 트렌드로 스마트모바일 트래픽의 24%, 동영상 트래픽의 62%가 유투브라는 점을 언급한다.
KISDI의 자료들은 스마트 모바일의 동영상 이용 실태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 것일까?
최근 필자가 속한 조직에서 비공개로 고객 리서치를 통해 스마트모바일의 동영상 이용 행태에 대해 분석해보았다. (기업 내부의 자료 이므로 항목과 수치를 명확히 밝히기는 어렵다.)
방송을 놓쳤을때 이를 다시보기 위해 TV가 아닌 N-Screen 기기(PC, 스마트폰, 태블릿) 로 다운로드 또는 스트리밍 방식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빈도가 64% 이상 임을 알 수 있었다. 스마트모바일의 증가하는 동영상 소비 흐름과 동일한 트렌드 분석이다.
그런데 KIDSI의 분석에는 명확히 잡히지 않는 흐름이 있다. 바로 파일공유 서비스(웹하드, P2P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우는 서비스) 의 존재이다.
고객 리서치 결과에서 N-Screen 으로 이용하는 VOD 이용경험으로 티빙, 호핀, 곰TV, T- Store , 각종 방송 모바일 앱 등 합법적인 서비스 보다 파일공유류의 서비스가 더 높은 비율(중복 포함 80% 이상) 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 흐름이 포함되지 않으면 스마트모바일 시대의 동영상 트래픽 증가가 마치 콘텐츠 산업에 긍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기존의 PC 기반 파일공유 서비스들은 모바일 웹으로 확장하고 있고 무한 정액제 요금을 내고 스트리밍 방식으로 무한대로 영상 이용을 호객하고 있다.
파일공유 사이트의 핵심 이용 콘텐츠가 무엇일까? 1위는 성인(포르노를 포함한) 장르이고 그 다음으로는 방송 프로그램과 영화, 외국 드라마등이다.
스마트폰에서는 UCC 와 같은 짧은 길이의 영상이 메인 포맷인것 같지만 불법 서비스를 감안되면 스마트폰의 영상 소비가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다.
파일공유 사이트는 콘텐츠 지불 가격 구조를 왜곡한다. 이번 리서치에서 이용자들이 파일공유 사이트를 통해 이용경험 이후에는 콘텐츠 인지 가격과 지불 의향 가격간에 큰 간극이 발생함을 발견하였다. 영화나 드라마는 700원 이하 로 실제 영화 VOD 가격인 3천원 수준 보다 매우 낮게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성인 콘텐츠 만큼은 그 간극이 좁다. 1천원 수준으로 후한 평가를 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용자들은 파일공유 서비스들의 이용 이후 합법적 서비스의 정당한 가격 질서를 외면하게 된다. 아울러 스마트폰에서 무료 콘텐츠 앱들을 주력으로 이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용자들이 파일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콘텐츠 업데이트 속도를 1위로 꼽는다. 방송 프로그램의 경우 방송 직후 5분 이내에 업로드 된다. 콘텐츠 제공자와의 합의에 의해 업로드된다면 3시간-5시간이 소요되지만 불법적 방식으로 제공되는 파일공유 사이트들의 업데이트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PC 단말을 주력으로 하던 웹하드, P2P서비스들은 스마트모바일의 동영상 지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영향은 정당한 가격 질서를 무력화 시키고 이용자들의 건전한 소비 문화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그런데 이용자들은 이러한 서비스의 이용이 저작권 침해를 야기하는 불법적 서비스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캐쉬등 인터넷 머니를 구매하여 이용하기 때문에 이것이 콘텐츠 구매 비용으로 여긴다.
아울러 지상파등 콘텐츠 오너들의 일부는 파일공유 사이트들과 저작권 협상을 통해 제휴 판매 방식으로 콘텐츠 수익을 가져간다. 불법 서비스를 우회적으로 용인하는 꼴이다.
스마트모바일 시대에 새롭게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는 N-Screen 미디어의 도래는 미국 사업자들의 다양한 콘텐츠 유통 서비스간 경쟁과는 달리 한국의 환경은 다소 과거에 묶여 있다.
콘텐츠 유통 모델의 등장도 티빙, 호핀 등 콘텐츠 서비스 앱 방식으로는 시도되고 있지만 스토어 방식의 앱은 도입되기 쉽지 않다.
iOS 계열은 애플이 제공하는 결제 모듈을 사용하여 앱을 만들경우 30%의 수수료를 떼야하는 요구를 때문에 독자 스토어 모델을 만들기 어렵다. 안드로이드 계열의 한국판 앱스토어인 T-Store 조차도 수수료 등 거래질서가 애플과 유사하여 유료 영상을 제공하려는 사업자들이 주저하는 것이 현실이다.
LTE 폰이나 이번에 출시 발표된 뉴아이패드를 보면 단말기의 변화는 고화질을 담보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고화질에 적합한 콘텐츠를 뒷받침할 콘텐츠 서비스들은 기술의 변화와 비례하여 발전해야 한다. 파일공유 사이트들이 여전히 활개치는 환경에서는 콘텐츠 산업의 긍정적 변화는 어려움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지난 1월 미국 법무부와 FBI는 세계 최대 파일공유 사이트인 메가업로드를 저작권 위반 협의로 폐쇄 조치하였다. (관련블로그 보기) 한국에서 제한적 움직임이지만 웹하드 회사들의 등록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파일공유 사이트는 인터넷 기술과 네트워크 고도화가 낳은 산물이다. 기술 장벽이 높지 않은 탓에 영원히 사라지기 어려운것도 사실이다.
콘텐츠 소비 문화에 대한 이용자들의 시각 변화 그리고 사업자들의 전향적인 제휴를 통한 한국내 콘텐츠 유통 서비스들의 혁신이 필요하다.
미국의 메가업로드 폐쇄 조치는 상징적 사건이다. 미국이 자국의 콘텐츠 저작권 보호를 위해 뉴질랜드에 적을 두고 있는 사이트를 폐쇄헀다는 것은 국내 파일 공유 사이트에 아무런 댓가 지불 없이 업로드 되고 있는 수많은 미국 드라마들도 묵과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수만편의 포르노들의 저작권도 빌미가 될 수도 있다.
필터링 기술, 저작권 모니터링 인력이나 자본 요건을 갖추면 사이트 권리를 주겠다는 웹하드 등록제 시행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규제기관의 보다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스마트모바일의 동영상 트래픽이 증가하는 글로벌 트렌드를 한국이라는 로컬 트렌드와 교차해보면 긍정과 비판이 공존함을 알 수 있다. ‘콘텐츠의 가치’ 는 합리적 댓가와 경제질서에 의해서 더 큰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글 : 제레미
출처 : http://jeremy68.tistory.com/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