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글루의 비전 수립기

비전, 미션, 핵심 가치. 대부분 회사의 홈페이지에 가면 찾아 볼 수 있는 단어들입니다. 회사를 시작할 때 창업가들이 가장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하는 단어들 입니다. 모글루를 설립한 초기에 공동창업자들과 함께 비전이나 핵심가치에 대해서 논의를 진행했었지만, 비전, 미션, 핵심 가치 각 단어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논의를 하다보니,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법인설립을 하고, 제품 개발을 시작하고, 눈 앞에 닥친 일들이 많아지다 보니 비전에 대해서 다시한번 팀원들끼리 진지하게 논의할 시간을 갖지 못했는데, 비전과 핵심가치 없이 사업을 진행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우선 대표인 제가 임의로 비전과 핵심가치를 정립해서 팀원들과 함께 공유했습니다. 하지만, 팀원들과 함께 논의해서 정한 것이 아니다 보니, 모든 팀원들이 공감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고, 자연스럽게 말로만 비전, 핵심가치가 되가는 것이 느껴져서, 지금이라도 팀원들과 함께 회사의 비전에 대해서 논의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결심이 선 이후에는 좀 더 의미 있는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서, 회사의 비전이란 무엇인가부터 찾아보았습니다. 비전이라는 단어의 정의는 사람마다 내리는 정의가 조금씩 달랐는데, 개인적으로 회사의 비전 안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내용들이 모두 들어간 짐콜린스하버드 비지니스 리뷰에서 내린 정의가 마음에 들어서 그 정의대로 비전을 수립하기로 했습니다.

비전의 구성 요소

Core Ideology
– Core Values
– Core Purpose

Envisioned Future
– 10 to 30 years Big, Hairy, Audacious Goals (BHAGs)
– Vivid Description

짐 콜린스는, 회사의 비전은 상황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Core Ideology 들과, 상황에 따라서 변화하는 Envisioned Future 로 구성된다고 정의합니다.

Core Values – 핵심 가치

회사의 핵심 가치란, 회사가 어떤 결정을 내릴 때, 판단 기준과 같은 것으로 종교로 치면 교리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핵심 가치는 시장 상황이나 외부 요인에 의해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 내부의 구성원들이 진심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들로 구성됩니다. 만약 어떤 가치가, 10년 후 시장의 상황이 변화해서 버려져야 한다면, 그 가치는 핵심 가치라고 보기 어렵고,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을 가치를 핵심 가치로 선정해야 합니다. 구성원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들이다보니 어떤 회사의 핵심 가치가 더 낫다고 비교 할 수 없으며, 회사마다 저마다의 핵심 가치를 가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고객 서비스, 개개인에 대한 존중, 제품의 품질, 시장에 집중, 팀워크 등이 모두 핵심 가치에 꼭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Sony의 경우 고객 서비스를, 디즈니의 경우 개개인의 존중, 월마트의 경우 제품의 품질, HP의 경우 시장에 집중, 노스트라담의 경우 팀워크를 핵심 가치로 포함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만큼 남들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핵심 가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회사의 팀원들이 중요하다고 동의할 수 있는 가치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 위대한 기업들은 3~5개 정도의 핵심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위대한 기업 중에 5개를 넘는 핵심 가치를 가지고 있는 기업은 드문데, 이는 5개가 넘어가면 모든 구성원들이 핵심 가치를 마음에 새기는 것이 아니라 그냥 종이에만 써있는 그저 좋은 문구들로만 인식하게 되고 결정을 내릴 때 너무 많은 기준이 있어서 혼란스럽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몇 개 기업의 핵심 가치들 예시입니다.

Nordstrom
• Service to the customer above all else
• Hard work and individual productivity
• Never being satisfied
• Excellence in reputation; being part of something special
Sony
• Elevation of the Japanese culture and national status
• Being a pioneer—not following others; doing the impossible
• Encouraging individual ability and creativity
Walt Disney
• No cynicism
• Nurturing and promulgation of “wholesome American values”
• Creativity, dreams, and imagination
• Fanatical attention to consistency and detail
• Preservation and control of the Disney magic


Core purpose – 핵심 목적

회사의 핵심 목적이란, 궁극적인 회사의 존재 이유에 관한 것이며, 현재 회사의 제품에 관련된 내용이 아니라, 모든 회사의 구성원들이 일하는 궁극적인 이유입니다. 핵심 목적은 향후 100년 내에 여러번 수정되어야 하는 회사의 전략과 달리, 최소 100년은 지속되어야 하는 목적이며, 북극성과 같이 영원히 그 방향을 향해 나아가지만 절대 도달할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아래는 몇 개 기업의 핵심 목적 예시입니다.

3M: To solve unsolved problems innovatively
Hewlett-Packard: To make technical contributions for the advancement and welfare of humanity
McKinsey & Company: To help leading corporations and governments be more successful
Nike: To experience the emotion of competition, winning, and crushing competitiors
Sony: To experience the joy of advancing and applying technology for the benefit of the public
Wal-Mart: To give ordinary folk the chance to buy the same things as rich people
Walt Disney: To make people happy

Core ideology에서 주의 해야 하는 사실은, Core ideology는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며 외부의 환경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런 만큼, Core ideology는 회사 외부의 사람들을 감동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회사 내부의 구성원들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BHAGs(Big, Hairy, Audacious Goals) – 원대한 목표

BHAGs란, 말 그대로 원대한 목표를 일컫는 말이며 보통 10년에서 30년 동안에 걸쳐서 이룰 수 있는 목표롤 말합니다. 이 목표는 정량적이거나, 정성적일수도 있으며 경쟁자와 관련된 것일 수도 있고, 롤 모델에 대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래는 몇 개 기업의 원대한 목표 예시입니다. (개인적으로 나이키의 것이 눈에 들어오네요)

– Become a $125 billion company by the year 2000 (Wal-Mart, 1990)
– Crush Adidas (Nike, 1960s)
– Become the Harvard of the West (Stanford University, 1940s)
– Transform this company from a defense contractor into the best diversified high-technology company in the world (Rockwell, 1995)

Vivid Description – 생생한 묘사

Vivid description이란, 미래에 BHAGs를 달성 했을 때 실질적으로 어떤 미래가 도래할지 자세하게 풀어쓴 것으로 미래를 그림처럼 그려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아래는 몇 개 기업의 생생한 묘사 예시입니다.

Ford
I will build a motor car for the great multitude… It will be so low in price that no man making a good salary will be unable to own one and enjoy with his family the blessing of hours of pleasure in God’s great open spaces… When I’m through, everybody will be able to afford one, and everyone will have one. The horse will have disappeared from our highways, the automobile will be taken for granted…[and we will]give a large number of men employment at good wages.”

Sony
We will create products that become pervasive around the world… We will be the first Japanese company to go into the U.S. market and distribute directly… We will succeed with innovations that U.S. companies have failed at—such as the transistor radio… Fifty years from now, our brand name will be as well known as any in the world…and will signify innovation and quality that
rival the most innovative companies anywhere… “Made in Japan” will mean something fine, not something shoddy.

모글루의 비전 수립기

모글루의 비전워크샵은 1박2일로 이루어 졌는데, 악덕하게도(!) 공휴일인 3월1일부터 3월2일 아침까지 진행되었습니다. 김포에 있는 워크샵 장소에 도착하자마 아이스 브레이킹겸 마시멜로우-스파게티와 같은 창의력을 발휘 할 수 있는 게임을 수행한 후에 본격적인 비전 워크샵을 진행하였습니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고, 설립된지 1년이 갓 넘은 벤처 기업으로써, 10-30년 후의 목표와 미래를 생생하게 그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하고, 원대한 목표나 생생한 묘사에 집중하기 보다는, 회사의 핵심 가치를 정의하는데 집중하였습니다. 회사의 핵심 가치를 정하기 위해서 우선 각자의 팀원들이 생각하는 핵심 가치들을 최대 5개씩 포스트 잇에 작성한 후에 화이트 보드에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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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잇을 전부 다 붙이고 열정적(?)으로 토론을 시작하는 모습
그 이후에 명확하게 겹치는 단어, 한 단어가 다른 단어의 의미를 포함하는 경우, 두 단어가 유사하고, 그 두 단어를 포괄하는 단어를 찾은 경우 등을 통해서 단어들을 점점 줄여 나갔습니다. 그리고 나서도 제거가 안되는 단어들을 팀원들 간의 토론을 통해서 유사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들끼리 그룹을 지었습니다. 외국인들이 섞여있는 만큼 토론이 한글과 영어가 섞여서 진행되었는데, 우려했던바와 달리 각자 팀원들이 자신이 평소 소중하게 생각했던 가치여서 언어에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의사소통에 참여 했고 이 과정해서 서로가 어떤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지 좀 더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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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정도 이상의 토론을 통해서 꽤 많이 줄여지고 그룹핑된 핵심 가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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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 완성된 5개의 핵심 가치
2시간이 넘는 토론이 끝나고, 드디어 단어들을 다섯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었고, 각 그룹의 단어들을 포괄하는 문장을 경영진이 초안을 작성하고 팀원들의 피드백을 통해서 최종적으로 아래 핵심가치 5개를 완성하였습니다.

• Openness, respect and trust to work as a team
• Hakuna Matata
• Deliver awesomeness by legendary service
• Growth with curious and creative mind
• Be passionate in your work and play

핵심가치를 모두 완성하고 나서, 핵심 목적에 대해서도 논의를 진행하고자 했지만 다들 장시간의 토론으로 인해서 너무 지친터라, 핵심 목적은 다음 기회에 논의하기로 하였습니다.  핵심목적의 경우 핵심 가치들을 엮을 수 있는 목적을 설정하거나(예를들어, Team으로써 함께 Passionate하게 Growth를 통해 Legendary service를 제공해줌으로써 사람들을 Happy하게한다.) 목표나 핵심 가치들에 대해서 Why? 라는 질문을 나오는 답변들에 대해서 반복함으로써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BHAGs와 vivid description의 경우 1년간의 단기적인 목표를 정량적으로 먼저 공유한 후,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각 팀이 다른 팀에게 어떤 점들이 필요한지, 본인들은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논의를 진행하고, 이 목표를 이루었을 때 내년 워크샵은 해외에서 진행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처음 진행해본 비전워크샵이라 미숙한 점도 많았고, 비전의 구성요소들에 대해서 전부 다 논의할 수는 없었지만, 팀원들이 서로 소중히 여기는 가치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그 가치들을 기반으로 회사의 모든 구성원들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들을 도출해 내고, 그를 통해서 구성원들이 좀더 끈끈해 질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 회사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아직 없다면 이번주 하루 시간을 내서 모든 팀원들이 함께 회사의 비전에 대해 토론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p.s. 본인 회사의 비전 수립경험을 공유해주신 애드바이미의 김재홍 대표님, 비전워크샵을 위한 전반적인 프로세스와 여러 방법론에 대해서 친절히 알려주신 딜로이트 박성혁이사님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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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glue 단체 사진! Hakuna Matata!
* 이 글은 디지에코에 기고한 글입니다.
 
글 : 김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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