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기술의 발전 – 스탠포드 대학병원

요새 내가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는 분야가 있어서 어제 스탠포드 대학병원을 방문했다. 몇가지 질문들과 배움을 얻기 위해서 신경외과 의사님과 45분 정도 이야기를 했는데, 의사선생님 책상위에 있는 2개의 모니터에는 데이터와 그래프들이 실시간으로 계속 움직이고 있어서 뭔지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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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escapist/511072312/
각 모니터에는 7가지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보여지고 있었다:

  • 실시간 수술 상황: 의사의 방과 멀리 떨어져 있는 수술실에서 다른 신경외과 의사가 한 환자의 뇌를 열고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고 있었다. 현미경으로 보면서 수술을 하고 있었는데 현미경 끝에 달린 렌즈를 통해서 수술상황이 실시간으로 stream되고 있었다. 영상 quality가 엄청나게 좋았고, 끊김 현상도 거의 없었다.
  • 팔 신경 그래프: 뇌종양을 제거함에 따라서 뇌의 signal이 환자의 양팔에 제대로 도달되는지 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래프로 표시되고 있었다.
  • 다리 신경 그래프: 팔과 마찬가지로 뇌의 signal이 환자의 양다리에 제대로 도달되는지 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래프로 표시되고 있었다.
  • 호흡 그래프: 수술이 진행됨에 따라서 환자의 호흡/맥박의 변화가 표시되고 있었다.
  • 채팅: 이게 좀 재미있었는데, 모니터를 통해서 수술 상황과 그래프를 관찰하면서 수술실에 전달할 말이나 또는 수술을 다른 곳에서 관찰하고 있는 의사들과 실시간으로 채팅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MSN 메신저와 상당히 유사했다.

자, 그러면 이것들이 의미하는게 무엇일까?

나도 처음 관찰하는 뇌종양 수술이었는데, 뇌종양의 색깔은 하얀색이었다. 칼로 종양을 어느정도 제거하다보니 뇌에 원래 있는 흰색 물질과 종양이 구분이 안되는 경우들이 많았다. 수술하는 의사가 종양이 아닌 흰색 물질을 제거하거나 아니면 뇌의 다른 부분을 건드릴때마다 팔 또는 다리의 신경 그래프가 요동을 쳤다. 즉, 제거할 필요가 없는 부분들을 건드려서 종양이 아닌 뇌세포에 손상이 가면 뇌의 신호가 양팔과 양다리에 정상적인 경우와는 다르게 전달이 되는 것이었다.

이럴때마다 이 과정을 모니터로 지켜보던 의사선생님은 채팅창을 통해서 ‘방금 오늘쪽 팔의 신호가 xx만큼 뛰었으니까 거기말고 그옆을 어떻게 해봐라’ 등의 지시를 했다. 즉, 내가 만난 의사선생님은 마치 비행기 관제탑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수술을 하고 있는 다른 의사선생님이 실수를 최소화하면서 생명을 살릴 수 있도록 자세한 지시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눈부신 기술의 발전 – 빨라진 CPU, 슈퍼 컴퓨터, 인터넷 속도,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스트리밍 기술 – 덕택에.
*참고로 스탠포드 병원에서는 이걸 Intraoperative Monitoring Program이라고 한다.

오늘 나는 cutting edge technology가 생명을 살리는데 적용되는걸 두눈으로 직접 목격하고 그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우리는 가끔씩 너무나 빠른 기술의 변화에 당황하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로 발전하는 기술과 매일 새로 등장하는 서비스들을 접하면서 나도 가끔씩 제발 더이상의 발전과 변화가 없었으면 하는 생각을 한적이 여러번 있다. 하지만, 오늘 눈부신 기술의 발전이 생명을 살리는데 적용되는걸 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기술은 더 빠른 속도로 발전되어야 한다. 혁신은 멈추면 안된다. 그리고 이건 배운자들과 노력하는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Let’s all get moving.

글 : 배기홍
출처 : http://www.baenefit.com/2012/03/blog-post_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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