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ul Graham 에세이 (5)] 내 안에서 찾는 스타트업 아이디어 (Organic Startup Ideas)

본 에세이는 Paul Graham의 에세이를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보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http://www.flickr.com/photos/pragdave/173642638/
2010년 4월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최고의 방법은 자기 자신에게 “나는 다른 사람이 나를 위해 무엇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는가?”를 묻는 것이다.

스타트업 아이디어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당신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당신이 아닌 누군가에게 필요할 것 같다고 추측하는 아이디어이다. 예를 들면, 애플은 첫 번째 케이스에 속한다. 스티브 워즈니악(Steve Wozniak) 본인 스스로 컴퓨터를 원했기 때문에 애플이 세워진 것이다. 컴퓨터를 원했던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과 달리 그는 컴퓨터를 만들 수 있었고, 그는 단순히 그렇게 하였다. 또한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것을 원했기에 애플은 회사가 돌아가기에 충분할 만큼의 컴퓨터를 판매할 수 있었다. 이런 애플의 철학은 현재까지 이어지는데, 예를 들어, 아이폰은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스스로 원했던 그런 폰이었다. [1]

나와 동료들이 세운 스타트업인 Viaweb은 두 번째 케이스에 속한다. 우리는 온라인 쇼핑몰을 제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작했는데, 우리가 그런 소프트웨어가 필요해서 제작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직거래자 (direct marketer) 들이 아니었고, 우리가 회사를 시작했을 때, 우리 소프트웨어의 고객들이 “직거래자”라고 불린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가 회사를 시작했을 때 우리는 꽤 연륜이 있었고 (나는 30이었고, 로버트 모리스(Robert Morris)는 29였다) 우리 소프트웨어의 고객층이 충분히 존재할 것이라는 것을 봐왔었다. [2]
 
사실 이 두 개의 케이스들이 명확하게 다른 것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대부분의 최고로 성공하는 회사들은 Viaweb의 케이스보다는 애플의 케이스에 더 가깝다고 보인다. 빌게이츠가 처음 Altair Basic이라는 프로그래밍 실행기(interpreter)를 만들 때, 그는 그가 이용하고 싶은 제품을 만들었던 것이고, 레리(Larry)와 세르게이(Sergey)가 처음 구글을 만들 때에도 같은 이유가 적용되었다.
 
창업자가 원해서 스스로 찾은 아이디어가 두 번째의 인위적인 케이스보다 더 좋은데, 이는 특히 어린 창업자들에게 그러하다. 왜냐하면 남들이 원한다는 것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경험과 연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YC(Y Combinator)에서 접한 최악의 아이디어들은 보통 어린 창업자들이 남들이 원하다고 생각해서 개발한 아이디어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당신이 스타트업을 시작하고 싶지만 무슨 아이디어를 갖고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면, 처음에는 본인 스스로가 떠올릴 수 있는 아이디어에 집중해보길 바란다. ‘나의 삶에서 부족하거나 불만족스러운 것은 무엇인가?’ 같은 질문을 던져보라는 것이다. 때때로 이런 질문들은 바로 답을 주기도 한다. 빌게이츠에게는 기계어(프로그래밍 언어가 아닌)로만 Altiar를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언가 심히 잘못되었다고 느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발견하기 위해, 어쩌면 당신은 스스로를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이 이미 그 부족한 부분들에 익숙해져 그것들을 당연시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점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당신의 주위에는 언제나 굉장한 아이디어들이 바로 코 앞에 있다. 예를 들어, 2004년에 하버드의 학부생들은 페이스북(역자: 페이스북이라는 단어의 시초는 대학교 측에서 모든 학생들의 이름과 사진을 모아서 종이책으로 인쇄하는 것에서 출발했음)을 종이로 찍어내고 있었다. 당연히 이런 정보는 온라인으로 옮겨가야 하는 것인데도 말이다.
 
이처럼 지금 이 순간에도 도처에 아이디어들이 널려있다. 당신이 이런 아이디어들을 간과하는 이유는 당신이 2004년에 페이스북을 세운다는 생각을 간과했을 이유와 같다. 자연적으로 떠오르는 스타트업 아이디어들은 처음 들었을 때에는 전혀 스타트업 아이디어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의 페이스북은 너무나도 성공적인 회사이지만 2004년의 모습을 상상해 보아라. 단순히 학부생들의 프로필을 온라인에 옮긴다는 생각은 도무지 스타트업 아이디어라고 떠올려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사실 이 아이디어가 처음부터 회사를 세우는 아이디어로 쓰인 것도 아니다. 마크 주커버그가 겨울에 YC에서 주최하는 저녁 자리에서 고백하기를, 그도 페이스북의 첫 버전을 끝마쳤을 때 이 아이디어로 회사를 세우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냥 단순한 프로젝트였던 것이다. 이것은 워즈니악이 Apple I이라는 애플의 최초 컴퓨터를 제작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자신이 회사를 세우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만약 이들이 회사를 차리고 있음을 인지했더라면 더 “진지한 아이템”을 해야 한다는 유혹을 받았을 것이고, 만일 그랬다면 큰 실수였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당신이 본인 스스로의 문제로 찾은 아이디어로 스타트업을 하고 싶다면, 스타트업이라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아이디어에 더 집중하라고 충고하고 싶다. 현재 당신의 주위에서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면, 그것이 회사를 차릴 만큼 충분히 중요한 일이던 아니던 고쳐보라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이런 끈들을 찾아 나선다면 내가 장담컨데 언젠가는 당신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도 가치를 가져다 줄 수 있는 무언가를 개발해 낼 수 있을 것이고, 놀랍게도 당신은 이미 회사를 차린 것이 된 것이다. [3]
 
만약 당신이 만든 무언가를 다른 사람들이 단순한 장난감으로 치부한다고 해서 절대 좌절하지 말기를 바란다. 그것은 사실 굉장히 좋은 신호이기 때문이다. 아마 그것이 다른 사람들이 그 아이디어를 간과한 이유일 지도 모른다. 첫 소형컴퓨터, 첫 비행기, 그리고 첫 자동차 모두 이런 식으로 단순한 장난감으로만 여겨졌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누군가가 유저들은 좋아하지만 우리의 시각에는 도저히 단순한 장난감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 그런 아이디어를 접했을 때, 우리가 투자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비록 어린 창립자들이 ‘다른 사람들이 원할만한 것’을 만드는 두번째 케이스의 스타트업을 구상하는 것은 불리할 수 있지만, 첫번째 케이스의 스타트업은 그 누구보다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들은 현재의 최첨단 기술을 접하면서 자란 세대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가장 최근에 제품을 골랐기에 당연히 최신의 기술들을 접한다. 또한 이들은 최첨단의 기술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런 기술들의 극복 가능한 단점을 가장 처음 발견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사람들의 충족되지 않은 욕구들 중 (기술발전으로 인해) 충족이 가능해지는 것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만약 당신이 그런 문제를 발견해서 많은 사람들을 위해 해결책을 낼 수 있다면 당신은 금맥을 발견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진짜 금맥과 마찬가지로 그 금을 실제로 캐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하지만 적어도 당신은 금맥을 발견하지 않았는가? 이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인데 말이다.

[1] 이 부분은 다시 말하면 애플이 어느 분야에 취약할지 예상하는 방법은 스티브 잡스가 무엇을 이용하지 않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나는 스티브 잡스가 게임 분야에 심취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2] 되돌아보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직거래자가 되었어야만 했다. 만약 내가 다시 Viaweb을 세운다면 나는 나의 온라인 쇼핑몰을 열어볼 것이다. 만약 우리가 그랬더라면 우리의 이용자들을 이해하기 훨씬 더 수월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당신이 스타트업을 시작한다면 조금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당신 스스로가 고객이 되어서 이용해보길 바란다.
[3] 가능한 예외 사항: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의 경쟁이라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당신이 개발자들을 위한 무언가를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 제품 중 어느 부분에 대하여 당신이 과금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본 에세이는 오시영님께서 초벌번역을 도와주셨습니다. 오시영님은 서울과학고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현재 카네기멜론 대학에서 전산학과 수학을 복수 전공하고 있고 Google과 Facebook 본사에서 인턴을 해본 인재입니다 🙂

글 : 임지훈
출처 : http://www.jimmyrim.com/164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