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변화는 사회, 경제, 문화적인 측면에서의 권력이동 현상도 수반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들 국가의 사회혁신의 움직임은 자연스럽게 전 세계에 파급되면서 앞으로 미래의 혁신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전반적인 사회혁신의 방향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최근의 변화에 있어 가장 눈에 두드러지는 현상은 그 어느 때보다 중산층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선진국에서는 중산층들이 몰락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지만, 신흥개발도상국들은 경제발전의 결과로 중산층들의 절대적인 수가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는 앞으로 5년 이내에 인도의 중산층은 2억 5천만 명을 돌파해서 미국보다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자료에 링크한 매킨지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앞으로 20년 이내에 선진국들의 중산층은 10억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되지만, 신흥국들의 중산층은 30억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구추계도 심상치 않다. 선진국들이 점점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데 비해, 여전히 신흥국들에는 젊은이들이 넘친다. 젊은이들이 많은 나라는 자연스럽게 훨씬 사회의 역동성이 크고, 변화에 잘 적응하며, 새로운 문화가 발생하고 이를 접목하는 사례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최근 인도의 영화산업을 대표하는 발리우드(Bollywood)에 이어 나이지리아의 영화산업을 일컫는 놀리우드(Noollywood)가 아프리카 뿐만 아니라, 중동과 남미 등에도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도 이런 변화의 한 단면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한류의 세계화에서 보듯이 최근의 이런 세계적인 변화에서 선진국 반열에 진입한 국가로서는 우리나라가 여전히 역동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중산층들이 중요한 이유는 이들이 문화의 변화를 주도하는 계층이기 때문이다. 신흥국들의 중산층들이 일으키는 문화적인 변화는 전 세계의 철학을 조금씩 바꾸게 될 것이다. 과거 미국이 헐리우드를 중심으로 미국식 자본주의와 시장의 우월함을 전 세계에 주입한 것과 같이, 이제는 새로운 사상과 철학의 파도가 전 세계에 퍼져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변화의 바람을 경시한다면, 여전히 우리는 과거에 천착한 아류의 세계를 살아갈 수 밖에 없다. 미래를 적극적으로 개척하기 위해서는 우리들도 새로운 사고방식과 철학, 그리고 미래시대에 맞는 가치관을 연구하고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한 고민을 모두 같이 해보아야 한다.
신흥국들의 발전양상은 서유럽과 미국에서 보여준 무차별적인 소비적 행태가 늘어나느 것과는 궤를 달리한다. 룰라 집권 이후의 브라질에서 보듯이, 전반적으로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경향이 눈에 띈다. 모두가 주지하다시피 과거 서유럽과 미국과 같은 방식으로 중산층들이 과다한 생산을 하고, 소비를 흥청망청한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견뎌내기 힘들다. 그래서, 에너지 문제에 있어서 현재와 같이 소비를 조장하는 방식이 이어져서는 곤란하다. 소셜 네트워크와 모바일 기술의 도입으로 인해 사회혁신의 속도가 빨라진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커다란 변화이다. 이미 2011년 중동의 쟈스민 혁명에 이어, 인도의 대규모 부정부패에 대한 시위 그리고 자본주의의 심장인 미국에서 나타난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시위에서 보듯이, 이제는 더 이상 사회가 정당하지 못한 행위를 용서하지 않는다. 이런 변화를 주도하는 것도 젊은 중산층들이다. 서유럽과 미국에서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기후변화나 교육문제, 그리고 분산된 경제와 사회를 위한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아프리카나 남미의 약진은 눈에 띈다. 특히 케냐에서 9백 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모바일 지불시스템인 M-PESA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 매우 적은 비용으로 현대적이면서도 안전한 금융시스템을 제공하기 시작했고, 필리핀에서도 GCASH라는 새로운 이동통신을 이용한 전국적인 분산금융 인프라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 이들의 혁신적인 시도는 서유럽이나 미국, 우리나라나 일본과 같이 이미 잘 짜여진 기득권 구조를 가진 산업체계에서는 쉽사리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이해집단이 이에 대해 반발하며, 권한이양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이런 사회혁신이 늦어지게 된다면, 과거에는 뒤떨어졌던 곳들이 사회혁신을 쉽게 받아들이면서, 국가적 경쟁력도 점점 높아질 가능성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들 신흥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지역사회 기반의 다양한 분산 인프라가 정착을 한다면, 이들은 점차 생산자와 소비자가 이익을 공유하고, 사회의 공공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교육이나 의료시스템의 혁신을 가져오면서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도 사회적 안정성도 갖추어 나가는 미래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 그에 비해 선진국들은 산업시대에 구축된 다양한 양극화 구조의 해소에 실패하면서 사회의 불안정성이 극대화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가능해 보인다.
이런 변화의 바람에 뒤쳐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적으로 뜯어고쳐야 하는 것은 제품을 중심으로 하는 소모적인 산업사회 철학이다. 그저 돈만 많이 벌면 된다는 식의 사회분위기가 변해야 한다. 무엇보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라는 기본적인 합의구조를 통해 소비자와 생산자가 상생하는 비즈니스의 형태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말은 쉽지만, 그동안 최대의 이익을 위해 달려온 사회의 구성원들이 사고를 전환한다는 것은 무척어렵다. 중간에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구성원들이 늘어난다면, 이런 합의구조는 깨질 수 밖에 없고,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사회가 되지 못한다면 한낱 이상론에 그치고 말 가능성도 있다. 그렇지만, 최근의 소셜 네트워크의 활성화와 소비자의 직접적인 힘이 증대되는 환경은 이런 이상론이 실현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최소한 보여주는 듯하다. 사회에서 이런 변화가 감지된다면, 정부도 변하고, 국회도 변할 것이며, 기업도 변할 것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미래를 위한 모두의 공통된 노력을 기대한다면 너무 순진한 것일까?
◆ 참고자료
The next agro-industrial revolution
글 : 하이컨셉
출처 : http://health20.kr/2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