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넷플릭스는 소비자의 스트리밍 이용 비용(DVD 대여 1건 포함 상품)을 월 10달러에서 16달러로 60% 인상했습니다. 그러자 몇 달 지나지 않아 80만명이 서비스를 해지했습니다. 주가는 304.79달러에서 4개월만에 62.37달러로 급락했죠. 물론 당시 우편 DVD 대여 사업의 분리도 단행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콘텐트 소싱 비용 부담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상승하면서 시행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넷플릭스의 성장세도 멈춰섰고, 성장 동력을 의심받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소싱 비용 상승으로 콘텐츠 사업자들은 미소를 머금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더 높은 콘텐츠 비용을 거머쥘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니까요.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넷플릭스의 비즈니스 지속성을 해친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넷플릭스와의 공생으로 거둬들일 수 있는 기대수익을 단축시킨 경우인 셈이죠.
LG경제연구원의 장재현 책임연구원은 최근 발행한 보고서에서 콘텐츠 비용 상승에 대해 우려를 나타냅니다. 그리곤 이렇게 지적합니다.
“콘텐츠를 확보한 미디어 사업자가 높은 가격에 소비자에게 제공하려 한다면 오히려 소비자들은 이를 외면하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콘텐츠를 습득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엔터테인먼트 미디어의 사례입니다. 하지만 음악 산업도 그 생리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례를 들겠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음악 다운로드 P2P 서비스였던 Limewire가 폐쇄됐죠. 그 뒤로 Limewire 사용자의 95%가 이탈했고, P2P 사용자 900만명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유료 다운로드 사이트는 동기간 동안 550만명이 늘어났습니다. 350만명은 음악산업에서 어디론가 모습을 감춰버렸죠.
국내에서도 이런 현상이 등장할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음악 관련 3개 권리단체와 한국저작권위원회, 문광부 등이 음원 서비스 가격 인상을 놓고 협의를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 정액제를 버리고 종량제로 전환한다는 게 골자입니다. 아직 최종 결론에 이르지는 못하고 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 및 다운로드 가격의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인상 폭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분위기를 보면, 최소 50% 이상 인상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협상 과정에 소비자의 견해와 입장은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티스트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적은 작금은 상황은 음원 혹은 스트리밍 가격이 아닌 분배 구조에서 기인함에도 이 구조 자체에는 향후 큰 변화가 없을 듯 보입니다.
국내 디지털 음악 산업이 넷플릭스의 전철을 밟게 되는 건 아닌지 지켜볼 일입니다.
글 : 몽양부활
출처 : http://blog.muzalive.com/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