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10월 20일 열린 OOPSLA (Object-Oriented Programming, Systems, Languages & Applications)에 개발자가 아닌 항공 엔지니어인 Paul MacCready가 “Unleashing Creativity While Still Getting the Job Done”이란 제목으로 키노트 연설을 합니다. 그는 AeroVironment를 1971년 창업하고 Gossamer Condor라는 유인동력 항공기를 1977년 최초로 성공시킨 항공기 디자이너입니다. TED에 그의 강연 동영상이 있네요.
그가 개발한 Gossamer Condor가 성공한 이후 창의성에 대한 연설에 자주 불려 다니게 됩니다. 이 분야에서 경쟁국가였던 영국팀은 보다 많은 시간, 자원과 전문가를 갖추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그가 먼저 성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게됩니다. 당시 영국팀은 각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이 되었기 때문에 날개구조를 기존 항공산업의 뛰어난 구조공학 엔지니어가 전통적인 항공 구조공학 설계에서 시작했던 반면, 그는 기체역학은 알고 있었지만 항공기에 대한 지식이 없으므로 실내 모형기와 행글라이더를 기반으로 가벼운 무게에 초점을 두고 동체를 고안하게 됩니다. 영국 엔지니어들도 물론 실내 모형기나 행글라이드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겠지만 전문지식이 이를 무시하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1903년 인류 역사상 최초의 동력 비행시험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도 비슷한 이야기를 갖고 있습니다. 자전거 조립 기술자에 불과했던 그들이, 당시 대기업과 정부, 학자들 수많은 자원과 투자를 하고도 실패했던 일을 해내던 것도 전문지식보다는 그들의 실용적인 모델 해결 능력이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하였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우리는 반드시 날아오를 것이다”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가 Gossamer Condor로 $100,000 상금의 Kreme 상을 수상한 뒤에 설계도를 요청받았을 때 사실 만들어져 있던 설계도면은 없었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잘 만든 도면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에게는 설계가 아니라 비행기를 날게 하는 것이 중요했던 것입니다. 아울러 비행기를 날리고 부서지는 과정을 반복하여 부서지는 부품은 강하게 보강하고 부서지지 않는 곳은 가볍게 만들어 가면서 날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우면서도 부서지지 않을 정도로 강한 비행기를 만들어 갈수 있었습니다. 애자일에서 얘기하는 문서보다는 작동하는 코드와 반복과 테스트를 통하여 진화해가는 방식입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생각과 사고가 매우 자유롭고 창의적입니다.부모들은 아이들이 창의적이 되기를 바라지만 우리가 배우는 교육과 환경은 오히려 이런 창의성을 억제하고 기존 사고의 틀에 가두어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는 창의성을 강조하면서”the-“라는 말의 해악을 언급합니다. 가령 선생님이 질문을 하고 답을 요구할 때 마치 하나의 정답만이 있다는 인식을 주어 다른 대안들을 찾아보지 않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기술적 창의성을 위한 룰을 제시하였습니다.
- Goal – Recognize unmet need; adapt goal to realities
- Positive attitude – Enthusiasm, motivation, “of course”
- Capability/Detail – Get deeply involved; welcome assistance
- Innovate – Lots of approaches; experiment
- Enlist the subconscious – Daydream to facilitate intuitive leap
- Make it real – Connect to practical so benefits someone
- The dominant factor – Persistence, luck, more persistence
- The final rule: – Don’t follow rules
그가 세운 AeroVironment는 “Doing more with less for fun and profit” 이라는모토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체 에너지와 효율적 항공기나 차량과 같은 신기술로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회사입니다. 보다 적은 것으로 많이 하는 것을 추구했기에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사회와 인류에 가치를 줄 수 있는 주제를 연구하고 개발하여 얻는 즐거움과 동기부여가 바로 Fun과 Profit입니다. 그는 2007년에 생을 마감했지만 그가 남긴 기술적 창의성을 통해 또 다른 혁신들이 이어지겠지요.
글 : 황순삼
출처 : http://swprocess.egloos.com/284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