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Paul Graham의 에세이를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
March 2008, rev. June 2008
기술은 일상의 것들을 자연스럽지 못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의 육체는 부유한 국가들에서 흔히 먹는 음식들을 먹으며 살도록, 혹은 거의 운동을 하지 않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우리가 일하는 방식에서도 이런 비슷한 문제를 찾을 수 있는데, 흰밀가루나 설탕이 육체적으로 유해하듯이 보통 사람들이 갖는 직업이 정신적으로 유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스타트업의 창업자들과 수년 동안 일하면서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나는 200명이 넘는 창업자들과 일해왔으며 직접 회사를 차리는 개발자들과 대기업에 들어가는 개발자들 사이의 명확한 차이점을 발견해왔다. 물론 창업자들이 꼭 행복해 보였다는 것은 아니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일은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비유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당신의 육체는 당신이 소파에서 도넛을 먹을 때보다 ‘운동’을 할 때가 더 행복한 것과 같다고.
통계적 소수이지만 스타트업의 창업자들은 인간에게 더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작년에 아프리카에 간 일이 있었는데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었던 많은 동물들이 자연에서 뛰노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동물들이 얼마나 다르게 보였는가는 명확하였다. 특히 사자들이 그러하였는데, 자연에 있는 사자들이 동물원 우리에 갇혀있는 사자들 보다 열 배는 더 생동감 있게 보였다. 동물원의 사자와 야생의 사자는 아예 다른 동물로 보일 만큼이었다. 사자와 같은 대부분의 포식 동물들에게 자연에서 사는 것이 동물원에 갇혀 사는 것보다 훨씬 더 기분 좋게 느껴지듯이, 인간에게는 자신 스스로를 위하여 일하며 사는 것이 더 기분 좋게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동물원 안에서 사는 것이 더 쉽겠지만, 동물들은 그렇게 살게끔 되어있지 않다.
Trees (트리구조)
그렇다면 대기업에서 일하는것이 왜 부자연스럽다는 것일까? 그 문제의 근간은 인간이 그렇게 거대한 그룹에서 일하며 살게끔 되어있지 않다는데에 있다.
야생의 동물들을 보면 각각의 종이 서로 다른 크기의 그룹을 형성하며 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룹 내의 개체들의 수는 새끼들을 제외하고 임팔라(impala)들은 100 마리 정도, 개코원숭이(baboon)들은 20마리 정도 있을 것이며, 사자들은 10마리를 넘기지 않을 것이다. 인간도 이처럼 그룹을 형성하며 살도록 되어있는데, 사냥과 수집 단계의 인간들에 대한 여러 단체들의 연구결과와 나의 경험으로 종합해 보았을 때, 8명정도로 이루어진 그룹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20명이 넘어가면서 그 그룹은 점점 관리하기가 힘들어지고 그룹의 크기가 50명이 되면 정말이지 통제불가능이 된다. [1]
상한선이 어느 정도이던지 간에 인간이 수백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에서 일하게끔 되어있지 않음은 명확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본성보다는 기술과 관련된 일들이 많기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수백명 혹은 수천명으로 이루어진 회사에 속하여 살아간다.
회사들은 그룹이 커지면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에 보통은 작은 그룹들로 직원들을 쪼개어 함께 일하도록 한다. 그리고 이를 조직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새로운 개념인 ”보스”를 만들어냈다.
위와 같이 형성된 그룹들은 큰 그림에서 볼 때, 언제나 트리 구조로 (가계도 구조) 되어있다. 보스들은 자신들의 그룹을 전체 회사의 거대 트리 구조에 잇는 점 역할을 한다. 큰 조직을 이와 같이 작은 조직들로 쪼개어 관리하는 방법을 쓸 때, 이상한 문제가 발생하는데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누군가가 표면적으로 언급한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 작은 팀의 보스는 한 단계 위에서 보면 그 그룹의 전체를 대표한다. 10명의 보스들이 함께 일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10명의 사람이 함께 일하는 것과 엄연히 다르다. 이 10명의 보스들은 그룹들의 그룹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10명의 보스들이 10명의 개인들처럼 일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그룹이 마치 한 사람이 행동하듯 일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보스와 직원들은 한 사람에게 주어진 정도의 자율성만을 공유하게 된다. (역자주: 즉, 보스=10명의 직원들)
현실적으로 보았을 때, 여러 사람으로 구성된 그룹은 절대 한 사람인 것처럼 행동할 수 없다. 하지만 거대한 조직이 이와 같이 작은 그룹으로 쪼개어져 있을 때, 작은 그룹들은 한사람 처럼 행동되어질 것이 강요된다. 각각의 작은 그룹들은, 인간이 자연스럽게 일하기에 최적인 수로 구성된 그룹처럼 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것이 작은 그룹들이 생겨난 이유이다. 그리고 이 제약조건이 전체 회사에 적용될 때, 각각의 개인은 전체 트리의 크기와 반비례하는 정도의 자율성만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2]
대기업에서 일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느낌을 받아 보았을 것이다. 당신이 10명만으로 구성된 작은 그룹 내에서 일을 한다고 해도 그 회사가 100명의 직원을 가진 회사이냐 아니면 10,000명을 가진 회사이냐에 따라 명확한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Corn Syrup (옥수수 시럽)
거대한 조직에서 10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은 일종의 인위적인 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신이 일을 하면서 교류해야 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적당하지만 무엇인가가 부족한 것이다. 그 부족한 것이 바로 개인의 자주성이다. 사냥과 수집단계의 부족들은 훨씬 더 큰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그 부족의 족장은 다른 일원들보다 약간 더 많은 정도의 권력이 있지만 보통은 보스들이 하듯이 언제, 무엇을 하라는 것을 주문하지는 않는다.
이는 보스 개인의 잘못은 아니다. 진짜 문제는 전체 위계질서에서 보았을 때, 하나의 작은 그룹이 가상의 개인과 같다는 것이다. 단지 이 제약조건이 트리 구조의 아래에서 보기에는 보스의 문제라고 보이는 것 뿐이다.
다시 말하자면, 대기업 내에 있는 10명짜리 그룹에서 일하는 것은 옳은 일인것 같으면서 동시에 잘못된 것 같다. 표면적으로는 인간이 일하게끔 되어 있는 곳에서 일하는 것 같지만 무언가 중요한게 빠진 것이다. 대기업에서 일하는 것은 고과당 옥수수시럽(High Fructose Corn Syrup)과 같다. 고과당 옥수수시럽은 분명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성분들을 지니고 있지만 다른 것들을 비참할 정도로 결핍하고 있다.
음식이란 이런 일상의 직업들에게 무엇이 문제인지를 잘 설명하는 참으로 훌륭한 은유이다.
예를 들자면, 적어도 개발자들에게는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무난한 선택이다. 이것이 얼마나 나쁠 수 있을까? 음식이 이를 잘 보여준다. 당신이 만약 미국의 아무 곳이나 임의로 떨어지게 된다면 당신이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음식은 당신에게 유해할 것이다. 인간은 하얀 밀가루, 정제된 설탕, 고과당 옥수수시럽 혹은 (마가린과 같은) 경화유를 먹게끔 되어있지 않으니깐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평균적인 식품료점들을 분석해본다면 이 네가지 식재료들이 전체 칼로리의 대부분을 차지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인 음식들이 당신에게 끔찍하게 유해하다는 것이다. 인간이 먹게끔 되어있는 것들만을 먹으며 사는 사람들은 아마 버켄스탁(Birkenstock)을 신고다니는 버클리의 괴짜들밖에 없을 것이다.
만약 “일반”적인 음식들이 이렇게 나쁘다면 왜 이리도 도처에 널려있는 것일까? 이는 두가지 이유로 종합할 수 있다. 첫번째는 이것들이 짧게 보았을 때는 유혹적이라는 것이다. 피자를 먹은지 한시간쯤 지나면 느글거림을 느끼겠지만 첫 몇 입은 정말 맛잇게 느껴지니깐 말이다. 두번째는 경제적 확장성(scale)이다. 정크푸드는 쉽게 공급을 늘릴 수 있다. 하지만 신선한 야채는 그렇지 못하다. 이것은 (a) 정크푸드는 굉장히 싸고, (b) 이들을 판매하기 위해 많은 (마케팅) 돈을 쓰는 것이 아깝지 않다는 것들을 의미한다.
한 쪽은 싸고, 도처에 널려있으며, 단기적으로 유혹적이라고 하고, 다른 한쪽은 비싸고 구하기 힘들며 장기적으로나 유혹적이라고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이는 직장을 구할 때도 마찬가지다. 평균적인 MIT 졸업생들은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길 원한다. 위 회사들은 인지도가 있는 회사들이고 안전하며 직업을 얻자마자 좋은 연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점심을 피자로 때우는 일과 마찬가지다. 선택의 결점들은 시간이 지나야만 애매하고 표현하기 힘든 형태로 보일 것이다.
반면 스타트업의 창업자 혹은 초기 멤버들은 버켄스탁을 신고다니는 버클리의 괴짜들과 같을 것이다. 이들은 분명 전체적으로 볼 때 소수일 것이나 인간이 살아야하는 방식대로 사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이런 인위적인 시대에는 극단적인 사람들만이 자연스러운 삶은 사는 것이다.
Programmers (개발자들)
대기업의 규제들은 개발자들에게 특히 심한데 이는 왜냐하면 개발의 본질은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업사원들은 거의 매일 같은 설득작업을 한다. 지원센터 직원들은 매일 거의 같은 질문들에 답을 해야한다. 하지만 개발자들은 썼던 프로그래밍 코드를 다시 쓸 필요가 없다. 즉 개발자들은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에게 주어지는 자율성이 기업의 크기에 반비례하는 대기업에서 일할 때, 새로운 것을 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저항들을 대면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거대함으로부터 오는 불가피한 결과물이다. 이는 가장 똑똑한 회사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대학 졸업 직후 회사를 차리는 것을 고민하다가 결국 더 배우기 위해서 구글을 선택했던 한 창업자와 나눈 최근의 대화에서 이를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는 그가 기대한만큼 많은 것을 배우지 못했다고 한다. 개발자들은 개발을 함으로써 배우는데, 그가 하고 싶어하던 대부분의 일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회사가 그러한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대게는 회사의 코드 베이스가 그런 일을 할 수 없게 한다. 방대한 양의 legacy (legacy: 과거에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는 코드들), 큰 조직에서 개발을 하면서 오는 간접비용, 그리고 다른 그룹들에 의해 개발된 인터페이스에서 오는 제약들 속에서 그는 그가 시도하고 싶던 것의 극히 일부분만을 시도해 볼 수 있었다. 비록 개발 이외의 잡다한 일들도 해야만 했지만 그는 스스로 스타트업을 일구면서 훨씬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왜냐하면 최소한 개발을 할 때만이라도 그가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시도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의 아랫부분에 가해지는 장애물들은 위로도 전파된다. 사람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없게 되면 더 이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산하지 못한다. 이는 역으로도 적용된다. 만약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해야하는 가에 관한 더 많은 아이디어들이 샘솟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를 위하여 일하는 것은 뇌를 더 강하게 만든다. 배기가스 배출량 제한이 적은 차가 더 강한 엔진을 갖는 것과 같은 이치로 말이다.
물론 스스로를 위하여 일하는 것이 꼭 스타트업의 형태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개발자가 대기업에서 일반적인 일을 하는것과 자신의 스타트업을 세우는 것을 비교해 보았을 때 후자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것이다.
입사할 회사의 크기를 정함으로써 당신이 갖을 수 있는 자율성을 정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회사를 시작한다면 최대한의 자율성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첫 10명 이내의 초기 멤버라면 창업자와 대등한 수준의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100명 규모의 회사에 들어가는 것 또한 1000명 규모의 회사에 들어가는 것과 다른 수준의 자유일 것이다.
작은 회사에 들어가는 것이 자유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위에서 언급한 거대 조직의 트리 구조는 자유의 상한선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하한선은 제시할 수 없다. 작은 회사의 사장도 폭군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글의 요점은 거대조직은 거대하다는 이유만으로 사원들에게 작은 자율성만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Consequences (결론)
내가 지금까지 주장한 바는 조직과 개인에게 모두 적용된다. 회사는 거대해지면서 아무리 열심히 스타트업 정신을 지키려 해도 어쩔 수 없이 서서히 정체될 것이다. 이는 모든 거대 조직들이 어쩔 수 없이 이용해야하는 트리 구조를 사용함으로써 나오는 결과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기업에게는 트리구조를 채택하지 않는 것만이 정체되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리고 인간의 본성 때문에 하나의 그룹을 무한정 키울 수는 없으니,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회사가 그 어떤 구조도 갖지 않는 것이다. 모든 그룹을 독립적으로 하고, 시장경제에서 모든 요소들이 서로 교류하는 것처럼 함께 일하게 하는 것이다.
나는 이 방법이 충분히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미 일부 회사들이 이런 전략을 쓴다고 생각되는데, 테크 회사 중 이런 방법을 쓰는 회사는 아직 알지 못한다.
스펀지처럼 회사 구조를 바꾸는 것 이외에 한 가지 방법이 더 있다면 회사를 작게 유지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옳다면, 어느 단계에 있을 때에나 회사를 최대한 작게 유지하는 것이 정말 현명한 선택이다. 특히 테크 회사의 경우가 그러하다. 다시 말하자면 최고의 직원들을 고용하는 것이 이중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능한 사람들을 고용하는 것은 회사를 두 번 죽일 수 있다. 첫 째로는 성과물이 줄어들 것이고, 둘째로 같은 문제를 풀기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므로 회사의 규모를 크게 만들 것이라는 것이다.
개인에게도 동일한 결과가 적용되는데, 작은 회사를 노려라. 규모가 큰 기관에서 일하는 것은 고통스러울 것이며 기업이 크면 클수록 고통은 배가될 것이다.
몇 년 전 쓴 글에서 졸업 예정학생들에게 스타트업을 시작하기 전에 다른 회사에서 몇 년 일해보라고 충고한 적이 있다. 지금 그것을 수정해야 할 듯 하다. 다른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다면 그렇게 하되 작은 회사를 고르고, 만약 스타트업을 시작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라는 것이다.
내가 대학 졸업생들이 바로 스타트업을 시작하는것을 만류했던 이유는 그들이 대부분 실패할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사실 대부분은 실패할 것이다. 하지만 열정적인 개발자들에게는 스스로의 회사를 차리면서 실패하는 것이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보다 낫다. 그들은 분명히 더 많은 것을 배울 것이다. 어쩌면 금전적으로도 더 나은 선택일지 모른다. 학교를 졸업할 때만해도 그렇게 커 보이던 연봉보다 지출이 더 빠르게 늘어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른 이십대에 빚을 진다. 만약 스타트업을 스스로 시작하고 실패한다고 해도 최소한 당신의 순자산은 마이너스가 아닌 0일 것이다. [3]
많은 다양한 종류의 창립자들에게 투자하면서 우리는 이들의 패턴을 파악할만한 자료를 모았는데, 대기업에서 일하는 것은 도움 될 것이 하나도 없어보인다. 대학 졸업 직후에 회사를 세우는 사람들보다 일을 몇 년 한뒤 회사를 세우는 사람들이 조금은 더 잘 해내는 것 같지만 이는 단순히 후자가 연륜이 더 많기 때문이다.
대기업 출신으로 우리에게 왔던 사람들은 종종 보수적으로 보였다. 그 보수성의 원천이 그들이 대기업 출신이라서인지 아니면 선천적으로 보수적이라 첫 직장을 대기업으로 잡은 것인지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분명 많은 부분은 선천적이 아닌 습득된 것일 것이다. 그 보수성이 사람들에게서 제거되는 것을 보아왔기에 이 부분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런 장면들을 많이 보아오면서 개발자에게 자연스러운 길은 스스로를 위하여 혹은 작은 그룹 안에서 일하는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 YC를 찾아오는 창업자들 중에는 난민의 참담함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세달 뒤면 그들은 전혀 다른 사람들이 되곤 한다. 자신감이 넘쳐서 키가 몇센티는 큰 것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4]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창업자들은 더 걱정스러워보임과 동시에 더 행복해 보였다. 이는 내가 야생에서 만난 사자의 모습과 정확하게 일치했다.
사람들이 회사의 직원에서 창립자로 변화하는 것을 지켜보며 이 둘의 차이는 환경적인 것이 클것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었다. 특히 대기업의 환경은 개발자에게 독극물과 같다. 개발자들은 처음 몇 주간 자신의 회사를 세움으로써 비로소 삶을 찾은 것 같아 보였다. 왜냐하면 마침내 그들은 인간이 자연스럽게 일하게끔 되어있는 방식대로 일하며 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Notes
[1] 사람이 어떤 방식대로 살게 되어있다는 것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한 이야기이다.
[2] 트리구조의 하단부만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니다. 제약조건은 아래 뿐 아니라 위로도 전파된다. 그렇기 때문에 상사들도 제약을 받는 것이다. 단순히 업무를 행하는 것이 아니라 부하들 통해 행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3] 절대 신용카드로 스타트업을 운용하지 말기 바란다. 빚을 지면서 스타트업을 하는 것은 보통 멍청한 방법인데 그 중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멍청한 일이다. 신용카드로 빚을 지는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다. 이것은 악덕한 회사들이 간절하거나 멍청한 고객들을 꾀기 위한 덫일 뿐이다.
[4] 우리가 투자하던 창립자들은 지금보다 어렸기 때문에 (처음에는 학부생들에게 지원하라고 권했으니), 처음 몇 번 이런 일을 겪었을 때는 그들이 실제로 키가 자란 것은 아닌가 궁금해 했었다.
본 에세이는 오시영님께서 초벌번역을 도와주셨습니다. 오시영님은 경기과학고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현재 카네기멜론 대학에서 전산학과 수학을 복수 전공하고 있고 Google과 Facebook에서 인턴을 해본 인재입니다 🙂 번역을 너무 잘 해주셔서 사실 손 볼데가 거의 없었답니다.
글 : 임지훈
출처 : http://www.jimmyrim.com/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