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이 TV 서비스를 출시했다. 일명 다음TV!
다음은 지난 2008년 OPEN IPTV로 IPTV 사업권에 도전한 바 있다. 그리고 2005년 경부터 디지털케이블과 IPTV에 다음검색 등 양방향 데이터방송을 제공한 TV 서비스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PC와 모바일의 기반에서 거실 영역까지 다음의 서비스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독자적인 OTT 셋톱박스로 승부수를 띄웠다. (관련 기사 보기)
언론들은 다음의 시도를 스마트TV의 범주로 해석한다. 카테고리를 스마트TV에 넣고 평가하는것이 관계가 단순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더 명확한 범주는 OTT(Over The Top) TV 정도가 더 명확하다고 할 수 있다. 애플의 iTV나 ROKU와 같은 모델과 유사하다.
이용자들이 직접 유통점을 통해 셋톱박스를 구매해서 TV에 연결하여 이용할 수 있다. 셋톱박스의 가격은 10만원 후반대이고 주력 유통점은 이마트가 될 전망이다. 일부 케이블SO들과 제휴의지를 밝히기도 하고 있지만 한국의 미디어 지형으로 보면 그리 쉽게 성사되기는 어렵다.
다음TV는 이미 시장에 출시되기 전부터 관련 업계에서는 다음TV의 도전에 입방아들이 많았다. 부정적 의견의 핵심은 한국 시장에서 이용자가 직접 구매해서 TV에 연결하는 Do It Yourself 구매 문화가 가전 분야에서는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점, 콘텐츠가 핵심인데 다음이 콘텐츠 분야에서 완결성을 갖추기 어렵다는 점, 국내의 미디어 업계에 견제 세력이 많고 통신사와의 갈등이 불가피 하다는 것들이었다.
그런데 필자는 다음TV가 출시되기 이전에 이 제품을 경험해보았다. 경험 후 다음의 도전에 긍정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긍정적 판단 기준은 다음의 끈기있는 TV 도전 의지이다. 셋톱박스를 유통점에서 판매할 수 있다는 믿음은 우선 다음TV의 제품력을 완성도 있게 만들 수 있게 한 가장 큰 원동력으로 보인다.
세련되지 않았지만 리모컨과 TV UX의 일치감과 반응속도, 그리고 영상 화면에서 돌아가는 큐브 방식의 UI 일관성은 독창성이 돋보였다. TV 이용자들의 수동성 (Lean back) 경향과 스마트폰의 터치 인터페이스를 실리적으로 결합하여 리모컨에 장치한 플리킹 방식의 UI 작동 방법은 반복적인 이용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이지 네비게이션(easy navigation)을 가능케 한다.
팔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들의 의지는 기존 TV 서비스의 카피캣이 아니라 독자적 UX로 이어진것이다. TV를 향한 다음의 개발의지가 끈기 있게 추진되지 못하였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아울러 다음이 한국의 2위 포털이라고 하더라도 콘텐츠는 돈과 관계에 의해 매집이 가능하다. 다음TV는 우선 직접적인 콘텐츠 수급보다 다음TV 셋톱박스에 TV 튜너를 내장하여 이용자의 댁내로 연결된 공청 시설로 전송되는 지상파 방송을 바이패스하도록 설계하였다. 우회방식으로 지상파 방송을 연결하여 돈 한푼 없이 해결하고 그 여력으로 키즈, 스포츠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리고 영상 콘텐츠의 부족은 다음 클라우드를 활용하여 이용자가 보유한 영상을 연결하고, 다음 검색, 게임등 각종 양방향 서비스로 단점을 극복코저 한다. TV 앱 마켓이나 별도의 입점 방식에 의해 외부 사업자와의 연동을 시도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진저브레드 기반으로 만들어 향후 모바일 연동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다음TV의 출시는 우선 OTT 셋톱박스가 한국에 도입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다. 이 영역의 성장은 이미 성장 일로에 있는 티빙과 같은 N-Screen 미디어의 성장에 힘을 보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마트TV나 기존의 유료방송 사업자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될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시장과 고객은 냉혹하다.
이용자들의 눈높이는 TV 보다 훨씬 앞서가는 스마트모바일에 맞추어 있기 때문에 TV가 아무리 기술 진보가 거듭되더라도 반응은 시큰둥하다. 그리고 TV 매체의 독자적 발전 보다 스마트모바일과의 융합에 의한 N-Screen 니즈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통합적 상품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 N-Screen 서비스 없이 TV셋톱박스 만으로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19만원으로 예상되는 셋톱박스 가격과 이를 통해 제공되는 콘텐츠의 양적, 질적 수준도 작은 걸림돌이다. 이마트나 다음이 제휴를 통해 보조금을 제공하지 않는 이상 고객이 직접 내고 사기에는 만만치 않는 가격이다.
물론 다음의 구상은 원대하다. 국내의 시장 한계는 글로벌로 뚫고 나가고자 할것이다. 예상컨대, 다음TV+로 명명하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다음TV OS를 케이블등 타 TV 서비스 사업자들에게 오픈하여 (구글TV 처럼) 다음의 서비스 지형 확장을 꾀할 수도 있다. (사업상 퇴로가 여러가지 옵션으로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역발상으로 시작한 다음의 도전은 혁신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러나 그 혁신이 이용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험난한 고개를 넘어야 한다. 서비스, 유통, 콘텐츠, 제휴 등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고 TV와 모바일이 인터넷 공간을 넘나드는 길을 여러갈래로 터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한 지속적인 기술 업그레이드와 콘텐츠의 다양한 수혈이 필요하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다음TV에 뒤를 이어 경쟁의 물꼬가 터질것이다. 다음TV의 산뜻한 출발에 박수를 보내며 시장 개척과 억척스러운 노력을 기대해본다.
글 : 제레미
출처 : http://jeremy68.tistory.com/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