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시카고 불스와 시카고 화이트 삭스의 구단주 Jerry Reinsdorf 가 켈로그를 찾았다. 그의 강연에서 들은 이야기들은 지금까지 어떤 기업의 CEO 의 강연과도 다른 이야기들이 있기에 공유하고자 한다. 뉴욕 브루클린의 한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나서 변호사로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70년대에 부동산 업에 뛰어들었다. 70년대의 불황과 호황을 겪으면서 자신의 기업을 키우게 되었고, 결국 American Express 에 매각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스포츠 팀의 오너들과 친분을 쌓게 되었고, 84년도에 시카고 불스를 인수, 지금까지 구단주로서 운영하고 있다. 그가 오랜시간 미국 최고의 스포츠 팀들의 구단주로서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미국인 노신사로서 굉장히 푸근하고 따뜻하게 생긴 사람이었지만, 그의 경영철학만큼은 매우 이성적이고 냉철했다.
자신의 자산에 대해서 감정적이지 않도록 하라. (Don’t be emotional about your assets)
그는 MBA학생들에게 자신의 자산(asset) 에 대해서 감정적이 되지 말 것을 조언했다. 자산은 미래 현금흐름의 가능성일 뿐이다. (마치 무슨 회계학에 나오는 정의같다) 어쩌면 그가 변호사 출신이고, real estate (부동산) 업을 주로 해 와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제조업이나 서비스업과 같이 자신의 브랜드를 걸고 제품과 서비스에 혼을 싣는 다른 CEO들과는 다소 다른 시각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그는 항상 자신의 자산에 대해서 나보다 더 많은 가치를 두는 사람에게는 그것을 팔 수 있어야 하며, 그 돈으로 다른 것을 또 사면 된다고 말한다. 참으로 냉정하게 들리는 말이다.
하지만 그 예외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스포츠 팀이었다고 한다.
스포츠 구단은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어려서 브루클린에서 성장했고, 어린 시절을 브루클린에서 보낸 사람에게 야구는 ‘전부(everything)’이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결국 돈이 되지 않을 것을 잘 알면서도 Chicago White Sox를 매입했고, 지금도 여전히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비즈니스와는 달리 스포츠팀은 많은 이익을 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그의 조언이었다. 그보다는 그는 시카고 화이트 삭스가 월드 시리즈를 우승했던 2005년을 기억해보라고 했다. 그것은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으며, 온 시카고 커뮤니티가 하나가 된 축제의 시간이었다고 했다.
또한 스포츠 팀은 자신의 비용지출을 자기 스스로 결정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했다. 즉, 우리 팀 이외에도 다른 경쟁사들이 선수들에게 얼마의 비용을 지불하는지가 너무 명확하게 나오기 때문에 우리들의 비용지출이 어느정도 경쟁사의 지불액에 맞춰져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앞서 전했던 이야기중에서 ‘자산에 대해서 감정직이지 말아라’라는 조언과 그의 스포츠 팀에 대한 애정은 다소 상반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포츠 팀의 CEO가 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다른 산업에서 성공하는 것
켈로그에는 스포츠 마케팅이나 스포츠팀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한 학생이 스포츠팀의 CEO가 되는 방법에 대해서 물었다.
의외로 그의 답변은 ‘스포츠 팀의 CEO가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산업에서 성공해서 돈을 모아서 스포츠 팀을 사는 것’ 이라고 말했다. 의외의 답변에 학생들이 좀 당황하기도 했지만, 그는 스포츠 팀을 통해서 돈을 버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포츠 팀의 자산이 시간이 지날 수록 불어나긴 하지만, 스포츠 팀은 계속적인 투자가 이루져야 하기 때문에 결국 매각을 하더라도 큰 돈을 남기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으면서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가 떠올랐다. 그는 게임산업으로 돈을 벌었지만 결국 야구단에 투자하지 않았던가? 생각해보면 성공한 운동 선수가 그 자신이 선수로 활약한 종목에서 프로구단주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대신에 돈을 많이 번 어떤 기업이나 기업가가 자신이 관심있던 종목에 투자하는 경우, 혹은 모기업의 기업 이미지나 마케팅 측면에서 스포츠 산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더 일반적인 것 같다.
그리고, LUCK
84년에 시카고 불스를 인수한 그에게 찾아온 행운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을 졸업한 한 무명의 선수를 영입한 것이었다. 바로 아래 그림에 나오는 사람이다. 그는 변호사 → 부동산 → 시카고 불스 구단주 등의 다양한 경력을 거치면서, 거의 성공의 가장 큰 요인 중에 하나로 ‘운’을 꼽았다. 많은 성공한 CEO들이 자신의 성공의 원인으로 운을 꼽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지만, 그가 마이클 조던을 만남으로서 시카고 불스의 운영이 급격하게 좋아진 것 만큼 드라마틱한 운도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스포츠 팀의 CEO로서의 역할은 팀에 있는 각각의 구성원들이 자신의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특히 프로 구단의 CEO로서는 일단 시즌이 시작되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오프시즌에 그의 업무가 대부분 이뤄진다고 했다. 오프시즌 기간동안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찾아다준 다음에 시즌동안에는 모든 것들을 감독과 선수들에게 맡기고 그들이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믿음을 실어준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시카고 불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동시에 소유함으로써 얻는 시너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두 스포츠 모두 최대 광고주는 맥주와 음료 회사, 그리고 스포츠 용품 회사들이다. 따라서 한꺼번에 이들 광고주를 상대함으로써 얻는 시너지가 상당히 크다는 것이다. 그리고 야구 시즌과 농구 시즌은 약간의 overlap은 있지만, 서로 겹치는 시즌이 크지 않아서 규모의 경제를 어느정도 실현할 수 있다는 관점도 새로웠다.
솔직히 그의 성공 비법에 대해서 깊이 공감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자산에 대해서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고, 스포츠 산업에 대한 애정은 있지만, 언제든지 팔 수 있는 자산으로 인식하는 그의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애정이 넘치는 CEO의 모습은 단연 아니다. 하지만 그의 성공에서 일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긍정적이고 쿨한 모습과 자신의 성공에 ‘운’이 차지하는 모습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면서도 또한 자기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않는 그의 태도에는 분명 배울 점이 많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글 : MBA Blogger
출처 : http://mbablogger.net/?p=37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