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은 이미 온라인 쇼핑몰의 주요 제품이 된지 오래다. 회사에서 이마트 쇼핑몰에 찬거리를 주문하고 집에 들어갈 때 가지고 가는 쇼핑 행태는 바쁜 커리어 우먼의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지마켓이나 옥션 같은 오픈마켓에서도 생수와 같은 식음료는 주요 판매 제품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몰이 생기기 이전, 재래시장에서 먹거리를 살 때를 떠올려보자. 골목길에 늘어선 과일 가게들, “고등어 한마리에 천원~” “예쁜 처자, 이거 한번 보고가. 아주 싱싱해~” 똑같은 사과라도 이 가게에서는 세개에 2000원이었던 반면 저 가게에서는 5개에 5000원이었다. 왜 온라인에서는 이런 `골라사는` 재미를 찾을 수 없을까?
마트모아닷컴은 바로 이 부분에 착안해 사업을 시작한 신생 벤처다. 온라인 쇼핑몰의 주력으로 자리잡은 신선 식품을 한 자리에서 골라서 살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양동훈 대표(45·사진)는 SK네트웍스에서 마케팅, 사업개발만 13년을 매진하다 과감히 회사를 때려치우고 신선식품 온라인 쇼핑에 발을 들이밀었다.
▲재래시장 접목한 `스마트 쇼핑`
마트모아닷컴의 사업 모델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온라인 상의 모든 마트를 모아 가격, 품질을 비교해 장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마트, 롯데닷컴, 지마켓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 정보를 한데 모아 한 자리에서 꼼꼼하게 따져보고 고를 수 있게 된다.
사실 이같은 온라인 쇼핑 행태는 이미 일반화돼 있다. 온라인 가격 비교 서비스는 이미 몇몇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제공하고 있으며 다나와와 같은 가격 비교 사이트는 이미 성업 중이다. 심지어 인터넷 포털에서 검색만 좀 해봐도 어디서 싸게 살 수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그러나 마트모아닷컴가 내세우는 경쟁력은 단순한 가격 비교에 멈추지 않는다. 8월 중 출범할 마트모아닷컴의 사이트에는 `연관지수`라는 것이 적용돼 있다. 소비자가 한 품목을 고르면 이와 연관돼 있는 상품들이 제각각의 가격표를 부착한 채 한줄로 나열된다. 예를 들어 한 우유 회사의 `무지방 우유`를 골랐다면 다른 회사의, 다른 곳에서 판매되는 `저지방 우유` `칼슘 우유` `저온살균 우유` 등이 함께 나열된다. 마치 네이버에서 키워드를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가 뜨는 것과 같다. 하나의 항목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관련 상품이 어떤 것이 있는지, 같은 돈을 들여 얼마나 좋은 상품을 살 수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마트모아닷컴의 수석 기술자인 이원교씨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확보한 제품 정보를 세세히 분석해 항목별로 태그를 달아 연관지수를 생성하고 소비자가 뭘 원하는지를 판단한 뒤 비교 상품을 함께 보여줘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며 “앉은 자리에서 재래시장을 한바퀴 둘러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마트모아닷컴은 여기서 한발 더 나간다. 각 온라인 쇼핑몰별로 적용되는 쿠폰, 할인 혜택 등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소비자들이 등록한 카드를 통한 결제 혜택도 함께 반영한다. 모든 상품을 고른 뒤 장바구니에서 어떤 혜택이 적용되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양동훈 대표는 “신선식품의 경우 기존 온라인에서 일반화된 `스마트 쇼핑`에서 소외돼 있었다”며 “가격 뿐 아니라 다른 소비자들의 선호도, 상품의 특징과 품질 등을 한 자리에서 비교, 평가해 보고 쇼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관지수를 통한 식료품 스마트 쇼핑의 위력은 생각보다 크다. 마트모아닷컴은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구매 비용을 50%까지 낮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양 대표는 “기존 가격 비교 서비스의 경우 주문, 결재, 배송이 별도로 진행되다 보니 가격 할인으로 얻는 이득보다 부가 비용이 더 컸다”며 “마트모아닷컴은 배송료, 쿠폰, 할인 등이 모두 포함된 실질 구매 가격을 기준으로 비교함으로써 가장 경제적이면서도 가장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창업 초기부터 세계 진출 `염두`
마트모아닷컴은 초기부터 전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창업한 경우다. 이 기반에는 전세계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유사하다는 믿음이 깔려있다. 합리적이고 저렴한 쇼핑수단은 소비자에게 이득을 돌려주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전세계 온라인 식음료 시장 자체가 지난해 6조달러 규모로 성장했지만 아직 도서와 같이 스마트 쇼핑이 일반화돼 있지 않다는 인식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양동훈 대표는 “아마존처럼 전세계적인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를 보유한 북미에서도 온라인을 통한 식료품 비교 서비스 업체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우선 중국, 동남아 시장을 일차 해외 진출 대상으로 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북미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 대표는 이를 위해 해외 벤처 캐피탈로부터 투자 유치도 추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온라인의 대세가 된 소셜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아마존의 핵심 서비스로 자리잡은 별점이 식료품 쇼핑에서도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요즘 엄마들은 애들에게 뭘 먹이지?”와 같은 고민도 마트모아닷컴에서 쇼핑하면 해결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양 대표는 “마트모아닷컴의 비전은 `세계 최대, 세계 최고의 마켓플레이스`”라며 “가장 경제적이고 가장 편리하며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글 : 김용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