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와 같은 글을 읽었다. 앱으로 만든 책이 안 팔리는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기사에 링크가 안되는 “벽으로 막힌 정원”이기때문이란 내용이다.
그러나 앱의 진짜 문제는 더 심각했다. 전자미디어로 뉴스와 기사를 읽는다면, 웹과 유사한 느낌을 기대하기 마련이지만 앱 안에 들어가 있는 기사는 링크가 안 됐다. 앱은 정보기술 용어로 말하자면 “벽으로 막힌 정원”이며 아름다울 때가 종종 있지만 크기가 작으며 숨막히는 정원이다. 독자들 보기에, 다른 디지탈 미디어로부터 유리되어 있는 디지탈 미디어를 읽는 느낌은 아름다움을 능가했다.
여기서 내 질문은 시작된다.
- “과연 하이어링크를 기반으로 한 하이퍼텍스트를 사람들이 바라는 것일까?”
- “하이퍼텍스트 메카니즘이 텍스트 미디어 산업을 위해서 긍정적인 것인가?”
즉 미디어 공급자 입장에서 내 컨텐츠에서 다른 컨텐츠로 이동하는 소비자를 좋아하는 회사는 없을 것이다. 즉 모든 미디어는 독점성이 그 생명이며 다른 컨텐츠와의 혼합은 곧 소비자를 빼앗기는 일이다.
또한 소비자 입장에서 하나의 컨텐츠에서 다른 링크를 제공함으로써 나의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능력(?)을 요구받는 일이다. 우리가 곧잘 하나의 텍스트를 보다가 주변의 광고나 다른 링크에 마음을 빼앗겨서 다른 페이지로 옮겨가는 것을 의미한다. 과연 이것이 소비자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는 것인가?
분명한 것은 하이퍼링크가 웹 기반 읽는 행위에서 “집중도”를 떨어뜨린다는 것은 굳이 몇몇 자료만 찾아보아도 명확한 것으로 보인다.(참조 https://mywebspace.wisc.edu/dsshapiro/web/861/liu.pdf)
관련되어 멋진 포스트를 소개해본다.
All the studies of reading on the web that I have seen seem to miss one very basic fact. Before information consumption, comes information seeking.
Re-Thinking In-Line Linking: DITA Devotees Take Note! | The Content Wrangler [thecontentwrangler.com]
당신의 블로그는 읽기 위해서가 검색되는 과정에 거쳐가는 곳일 뿐이다.
물론 이것도 이 블로그 필자의 주장으로 보이긴 하지만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컨텐츠를 소비하기 전에 우선 컨텐츠를 찾고 있다는 점”이다.
포스트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결국 내 사이트에서 제시하는 컨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고, 이미 “배우겠다는 목적”으로 확실하게 전환이 되었다면 컨텐츠를 끝까지 소비하겠지만 그렇지 않고 아직 원하는 컨텐츠를 “찾는 단계”라면 하이퍼링크가 오히려 소비자에게 도움을 줄 것이고 필요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다시 “책”이란 상황으로 돌아가보면 만약 어떤 책이 특정한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책이었고, 그 책 내에서 원하는 수준의 내용이 골고로 제공되기만 한다면 굳이 링크가 필요없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읽으면서 굳이 다양한 링크들이 전기 안에 있을 필요는 없을 수 있다. 스티브 잡스가 직접 구두로 얘기한 “주장” 자체를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는 독자라면 말이다.
정말 학습을 위한 책이라면 하이퍼링크는 중요하지 않다
내 결론은 우리가 대하는 텍스트가 “학습”을 위한 컨텐츠이고 그것을 충분히 소비할만한 준비가 되어 있는 소비자라면 굳이 하이퍼텍스트는 중요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고 뉴스 기사나 토론이나 논쟁을 위한 내용이라면 그 논거를 위한 하이퍼링크는 중요해지며 이런 내용들은 결국 정적인 형태의 미디어로는 제공되어서는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첫번째 “출판사-앱 모델의 실패” 기사를 작성한 곳도 자신들의 비지니스에 앱 모델이 맞지 않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앱이 이런 저런 이유로 소비자도 원하는 것이 아니고 채산성도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그들의 현재 “상황”에는 맞는 주장이다. 하지만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은 그것이 “앱”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만드는 컨텐츠가 “시류”성이 있고 그만큼 소비자가 집중하기 어려운, 일방향으로 제공하기 어려운 컨텐츠이기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즉 “출판사의 앱 모델은 실패다”라는 주장보다는 “집중도를 얻기 어려운 텍스트 컨텐츠에 대해 앱 형태의 제공 모델은 실패”라고 해야할 것이다.
그렇다고 현재 앱 모델이 모든 출판사의 텍스트 기반의 미디어에 적절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제한적인 미디어를 기반으로 했던 출판 모델이 양방향성을 전제로 하고 있는 스마트 미디어 기반에서 변화가 필요한 것은 명확하다. 그것이 앱이나 웹이냐가 아니라 과연 자신들의 컨텐츠가 “양방향”성이 중요한것인가 “단방향”성으로 하이퍼링크도 없이 고객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가의 문제라고 본다.
이미 이 글 자체도 하이퍼링크가 중요한 “토론”을 전제로 하는 텍스트 컨텐츠이다. 이러한 종류의 컨텐츠를 앱으로 만들어서 “링크” 자체를 할 수 없도록 만든다면 사실 컨텐츠의 목적 자체를 죽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면 이문열씨의 소설에 하이퍼링크가 잔뜩 들어있을 필요는 없다.
앱이 문제가 아니라 책을 읽는 것이 재미가 있느냐의 문제이다
오히려 다른 문제는 이러한 “단뱡향 미디어” 자체가 과연 다른 양방향 미디어에 비해서 컨텐츠의 자체의 매력도를 유지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또 필요하다. 즉 스마트디바이스에서 이문열의 소설책이 리니지보다 재미있느냐의 문제이다.
글: 퓨처워커
출처: http://www.futurewalker.kr/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