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가구회사 IKEA 도 ‘Uppleva’라는 이름의 스마트TV를 출시한다고 발표하였다.
IKEA 는 집안의 인테리어 측면에서 TV에 연결된 각종 기기 (블루레이 플레이어, 게임콘솔, 케이블, IPTV 등) 들을 일체형으로 만들어 디자인된 가구로서 TV를 제안한다. 인터넷 라디오, 게임 등 TV앱을 제공하고 TV용 OPERA 브라우저로 인터넷 연결도 가능하다. 960불 수준로 판매될 Uppleva는 이태리, 프랑스, 독일, 스웨덴 등 유럽 각지에서 곧 판매될 예정이다.
가전 제품으로 하드웨어 장치인 TV는 가구회사의 관점에서 보면 인테리어에 불과하다.
TV와 주변 기기들이 뒤엉켜 거실의 인테리어가 엉망이 되어가는 불편함을 가구회사가 가진 디자인 역량으로 바꾼 일체형 TV 를 선보인 것이다.
가구 회사들 까지도 TV를 제조할 만큼 그야말로 ‘TV 전성시대’이다. 그만큼 TV자체의 기술 장벽이 낮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TV제조에 필요한 기술들이 중국, 대만 OEM제품들로 가능하고 스마트TV 모듈은 각종 콘텐츠 앱들이 기성품처럼 널려져 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보면 제품의 성숙기 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인 ‘진입 장벽의 제거’는 이제 TV자체의 혁신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 일지도 모른다.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NDS( 최근 시스코에 인수된 TV DRM 기술의 선두 기업) 는 5년 안에 실현될 미래형 TV 의 모습을 데모버전으로 시연하고 있다.
거실의 벽면의 대부분에 펼쳐진 스크린에서 콘텐츠 별로 창의 크기를 달리하여 제공되는 멀티 시청 환경이 데모의 핵심이다.
TV스크린에서 구현되는 콘텐츠 결합은 영상과 데이터가 각각의 영역 없이 창의 크기에 따라 배합된다. 영상을 보면서 트위터의 현재 멘션을 확인하거나 지역 뉴스를 시청하면서 출근길 교통 CCTV 를 본다. 콘텐츠 시청 도중 정보 제공 위젯이 항시 대기중이다. (NDS의 데모는 미래형 TV 를 예견하는 각종 전망 보다 다소 현실적이다)
따지고 보면 이러한 콘텐츠 결합은 과거 디지털케이블이나 IPTV, 그리고 현재의 스마트TV 진영이 모두 구현하고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스크린의 크기가 대형화 되어 다중 시청 행위는 사용성 (UX)이 몇배나 높아진다.
각각의 콘텐츠들이 독자적인 창을 가질 수 있고 그 창들이 자유롭게 호환됨으로써 이용자들은 영상과 데이터를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다.
아이패드를 리모컨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동작인식, 음성인식기술등이 결합된다면 벽면 전체를 뒤덮은 스크린은 콘텐츠의 화려한 무대가 될 수 있다.
수년전 방문했던 시애틀의 마이크로소트의 미래 시연관에서도 이와 유사한 방식의 TV 환경을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거실의 벽면, 식당의 탁자 위, 아이들 방의 천정 모두가 스크린이다. 아이들방의 스크린은 동화를 읽어주는 아버지의 음성을 인식하여 책의 내용과 유사한 영상을 천정위 스크린에 비추어줄 정도이다.
‘미래의 TV’를 선보이는 많은 회사들의 공통점은 스크린은 존재하고 지금의 하드웨어적 TV는 사라진다는 것이다. 심지어 접는TV 스크린이 등장하여 공간을 탈피하여 어디라도 영상을 보기위해 LCD패널을 펼친다.
5년안에 이러한 기술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조금더 두고보아야 할 일이다. NDS가 선보인 데모 시연을 위해 4천 만원 수준의 6장의 대형 LCD 를 구매했다. 5년안에 이 비용이 10배이상 감소할 수 있을까? 그리고 시연에 보여준 영상 수준(4K Video, UHD 급) 이 방송국들에 의해 송출될 수 있을지, OTT 서비스 사업자들은 이 정도 수준의 영상을 구현할 준비가 될 수 있을지 등도 도입 시점을 결정짓는 요소가 될것이다.
신제품이란것이 기술 시도 비용의 감소가 동인이기도 하지만 결국엔 사업자들의 비즈니스 이해관계가 핵심이다. 그런데 IKEA 등 가구회사들도 TV를 출시할 정도로 경쟁이 격화되어 간다면 TV제조의 선두 회사들이 새로운 시장의 창출을 준비하는 것은 당연하다. (당연히 이들의 R&D 조직들이 이러한 시도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스크린의 크기가 벽면을 뒤덮을 정도로 커지고 다양한 콘텐츠들이 동시에 대등한 창의 크기를 가질 수 있다면 TV의 에코시스템도 이에 맞게 바뀌어야한다.
지금의 스마트 TV는 제조사들끼리 독자적 기술 규격으로 만들어져 호환도 어렵고 영상과 데이터는 대등한 구조라고 보기 어렵다. 영상 이외에 TV앱들은 다양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에코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영상을 핵심으로 보여주는 TV스크린이 다른 영역의 콘텐츠를 동등하게 수용할 수 있다. 이 점에서 ‘미래의 TV’에 현재의 경쟁 구도가 그대로 펼쳐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디스플레이 기술은 전통적인 TV 제조사들에게 ‘기술 이점’이 있곘지만 멀티 스크린에 채워질 콘텐츠 생태계는 주인을 점치기 어렵다.
‘미래의 TV’가 펼쳐질 때쯤 스마트모바일 환경과 인터넷 환경 그리고 이 환경에서 소비되는 콘텐츠들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까? 이용자들의 다중 시청 경험은 어떻게 진화해갈것인가? 이러한 고민에 답이 있을것 같다.
글: 제레미
출처: http://jeremy68.tistory.com/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