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글을 올린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처음 10편의 글은 중국에서의 사업 경험을 곱씹어 보면서 그 동안 느끼고 배웠던 점을 정리해 보았고, 그 다음 10편의 글은 관심있는 기업/인더스트리에 대해서 공부해 보면서 정리한 글들이었다. 특히 후반 10편의 글을 써오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판단과 나름의 예측을 했었는데 졸업을 앞 둔 지금, 그 기업, 그 인더스트리가 어떻게 변했는지 follow up을 해보는 것도 즐거운 기념이 될 것 같아 정리해 보았다.
2012/2/20 웅진 – 발버둥이 아닌 과감한 혁신이 되길 (원문 click)
웅진코웨이의 매각 소식을 접한 후 알짜배기를 팔아야만 하는 윤석금 회장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면서 그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과 왜 작금의 사태가 일어날 수 밖에 없었는지 정리해 보았었다.
3개월이 지난 지금 웅진코웨이는 아직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다.
매각 발표 이 후, 웅진코웨이의 주가는 꾸준히 떨어지고 있으며, 웅진홀딩스와 웅진에너지는 반짝 상승 후 다시금 하락세이다. 2월 보름간 홀딩스와 에너지의 주가가 오른 것을 보면 코웨이를 매각해서라도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웅진의 전략에 대해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후 태양광 산업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더니, 웅진에너지의 2012년 일사분기 실적 발표 이 후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참고로 웅진에너지의 2012년 일사분기 매출/당기순이익은 460억/-230억으로, 2011년의 765억/92억에 비교하면 급락도 무리는 아니다.
이 쯤되면 웅진코웨이가 어떤 상황인지 궁금해진다. 2011년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린 웅진코웨이의 2012년 일사분기 매출은 놀랍게도 2011년 동기보다 10%나 성장했다. 이에 따라 웅진코웨이의 인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결국 인수가격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건은 최근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역시 매물로 나오면서 국내 유통업 M&A가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관련기사 click) 찾아가는 유통 vs 매장유통의 싸움이 볼 만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독과점’ 변수이다. 웅진코웨이의 정수기시장 점유율은 55%, 공기청정기는 44%, 비데는 47%, 연수기는 62%로 공정거래법상 이미 시장지배적 사업자, 즉 독과점사업자이다. 이에 따라서 웅진코웨이의 인수전을 공정위가 그 어느 때보다도 예의주시하고 있고 이로 인해 예상치 못했던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2012/2/23 아이패드3도 갈아버릴 Blendtec의 viral marketing: Will It Blend? (원문 click)
뒤늦게 블렌텍의 Will It Blend 시리즈를 우연히 접하게 되어 이 마케팅 캠패인의 탄생 배경과 성공 요인을 나름대로 분석해 보았다.
3개월이 지난 지금.. 아이패드3는 출시되지 않았다. 대신 레티나로 단장한 뉴아이패드가 출시되었다. 그리고 블렌텍은 아직 뉴아이패드를 갈지는 않았다. 그 대신 아름다운 목소리의 그녀 Siri를 갈아버렸다. 금년 말에는 혹시 애플 TV를 갈아버리진 않을런지..
2012/3/2 저무는 코닥, 버티는 아그파, 벗어난 후지 (원문 click)
코닥이 망한 이유를 설명한 WSJ 기사를 보다가 정말 그렇게 미래에 대한 준비를 못했는지 코닥의 financials를 찬찬히 분석해 보았으며, 아그파 및 후지와 비교해 보았다.
지난 1월 파산보호신청을 한 코닥, 그 동안 카메라와 관련한 patent를 팔고, patent관련해 소송을 추진하고, 카메라 부문을 접으면서 작은 회사로 거듭나려 노력하고 있다. 긍정적인 것은 드디어 (많이 뒤늦었지만) 카메라 비즈니스를 접었다는 것이고, 과감하게 비용절감을 하고 있으며, Gallery online photo service를 Shutterfly에 $24M에 성공적으로 팔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보유하고 있는 cash의 양이 파산보호신청전보다 $500M 늘어나 $1.4B이 되었으며, 최근 직원들이 떠나지 않도록 보너스를 지급하고 있다는 기사도 나오고 있다.
반면 믿었던 patent selling과 lawsuit에서는 아직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가장 큰 돈을 챙길 수 있을것이라 생각한 애플/RIM을 대상으로 한 lawsuit에서 패하면서 변화의지에 찬물을 끼얹은 듯한 분위기가 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코닥이 nuclear reactor를 보유하고 있으며 핵무기 개발이 가능한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는 기사가 연일 나오고 있다. 정말 사진대로 WTF이다. 혹시 이걸로 시간을 더 벌 수 있는 계기가 되려나….
2012/3/6 애플 주가 왜 계속 오르나 (원문 click)
2011년 7월 20일 $315.32이던 애플 주가는 2012년 3월 6일 $530.26까지 치솟는다. 스티브잡스가 세상을 떠난 것이 2011년 10월 5일이니 잡스가 없으면 안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는 기우였을 뿐이었다. 그래서 모두가 잘 아는 ‘제품과 디자인 측면’이 아닌 ‘비용관리 및 기타 운영 측면’에서의 애플의 강점을 조사해 보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향후 애플의 주가가 어떻게 될 것인지 예측해 보았다.
포스팅한 다음날 New iPad가 런치되었고 주가는 $636.23까지 올라간다. 그리고 5월 23일 $570.56으로 마감했다.
그 동안 팀 쿡의 자질 및 New iPad의 WOW 요소가 가십거리가 되었고, 그 와중에 처음으로 주주들에게 배당을 했는가 하면, 3사분기 실적이 전문가들의 예상치에 밑돌 것이라는 기사도 나왔고, iPad가 HP의 PC보다 많이 팔렸다는 기사도 나왔다.
아직 스티브잡스가 없는 애플에 대한 믿음 혹은 불신이 확실시되기까지는 조금 더 많은 ups & downs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사진과 같은 이런 놈들이 계속 출시되는 한, 앞으로 주가는 계속 오름세가 아닐까 한다.
2012/3/20 페이스북의 숨겨진 $750억(80조원)의 가치, 어디 갔어? (원문 click)
이제는 상장한 페이스북의 가치가 100조원인가에 대한 논의가 IPO를 앞두고 계속되었다. 이 와중에 켈로그의 finance 교수가 페이스북의 가치 및 IPO와 관련한 특별강연을 열었다.
2012년 5월 18일 드디어 페이스북이 NASDAQ에 상장되었다. 페이스북은 상장가를 $38, 즉 회사가치를 약 81조로 책정했다. 상장 당일 FB의 주가는 $42부터 거래되더니 $38.27로 마감되었다. 그런데 Day 2 $34.03으로 떨어지더니, Day3에는 $31에 마감되었다. 30일 현재 $28.19에 마감, Mkt Cap이 $60.27B이다.
현재 FB과 관련하여 좀 시끄럽다. FB CFO 데이비드 에버스먼과 상장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의 글로벌기술담당 공동대표인 마이클 그림이 정황상 공모가를 낮추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높게 책정하여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았다는 이야기이며 이로 인해 집단 소송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그루폰의 상장 사례에서도 알 수 있지만 회사의 가치와 주가는 결국 그 회사의 potential + 시장(투자자)의 믿음으로 결정되는 것인데 그 믿음이 사라지면 potential 마져 경시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이 든다.
다행히 FB의 마크 주커버그는 이번 사건에서 어느 정도는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상황인 듯하여 발빠른 이미지쇄신이 가능할 것이라 보인다. 최대한 빨리 이 어수선함에서 벗어나서 숨겨진 가치, 이제는 50조원을 창출해주기를 기대한다.
2012/3/25 HP(휴렛팩커드) 150,000명 감축 (원문 click)
HP가 이미징 사업부와 PC 사업부를 통합한다는 기사를 보고 후폭풍을 예상해 보았던 글이다. 신임 사장이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그녀의 백그라운드를 살펴 보았고, ‘제발 이러지 않기를’ 하는 마음으로 worst scenario도 작성해 보았다.
2개월이 지난 지금 HP는 앞으로 2년간 27,000~30,000명의 직원을 정리하겠다고 발표했다.
5월 23일 HP는 Multi-year Restructuring Plan을 발표한다. 위의 정리해고를 포함하여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들이었다.
다음 날 24일, 여러 전문가들이 향후 HP가 해야할 일은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니라고 소리를 모았다. 여기에는 부채의 정리, 프로덕트라인의 슬림화, 문화의 재정립, 타겟 고객의 명확화 등이 포함되어 있다. (기사 참조 click)
Worst scenario의 첫번째 예상을 Meg 사장이 단행하였다. 물론 규모는 작지만. 앞으로의 발표 하나하나에 귀추가 주목된다.
2012/3/29 안 되겠다. 사람 불러야겠다. 그런데 어떤 사람? IBM 편 (원문 click)
꾸준하게 묵묵하게 상승하는 IBM의 주가를 보면서 IBM의 CEO들을 과거에서 현재까지 분석 정리해 보았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general manager의 덕목이 무엇인지 나름 살펴보았다.
그 사이 IBM의 기사를 찾아보면 IBM은 그 동안에도 묵묵히 신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을 인수(하려)하고 있으며(Varicent Software, Tealeaf Technology, Vivisimo 등), 한 편으로는 일부 비즈니스를 매각하고자 하고 있다. (POS 단말기 비즈니스 매각 추진 등)
또 하나 특이한 점은 IBM과 관련해서는 그 어떤 노이즈도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어디서든 누구든 비난의 글, 부정적인 전망, 이슈들이 기사화되기 마련인데 IBM에 대해서는 그런 글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믿음일까 관리일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IBM의 주가는 포스팅 시점을 거의 최고점으로 최근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역대 최고치이며 상승 모멘텀이 있음을 부인할 순 없다.
2012/4/10 돈을 추구하는 기업 vs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 버거킹 편 (원문 click)
상장사였던 버거킹이 LBO되었다가 다시 상장하게 된다는 기사를 보고 버거킹의 역사를 맥도날드 및 웬디즈와 비교해 보았다. 조사를 하다보니 맥도날드와 웬디즈가 철학을 가지고 특정한 가치를 추구해 왔던 반면 버거킹은 계속 단기적인 투자자의 이익을 따라가고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그 이후 버거킹은 어떻게 되었을까. 일단 2012년 1사분기의 성적은 작년 동기대비 많이 좋아진 듯하다. (신문기사 click)
- 작년 동기대비 매출 4.6% UP
- 작년 동기대비 EBITDA 20% UP
- 작년 동기대비 net income 74% UP
- 매장 수 (NRG; net restaurant growth) 22개 UP vs. 작년 동기 49개 UP – 2012년 수익 안 좋은 매장 다수 close
이렇게 실적이 나아지면서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다보니 투자자들이 공격적이 되가고 있다. 296개의 버거킹을 소유하고 있던 Carrols Restaurant Group, Inc.이 278개의 버거킹 매장을 추가로 사들이면서 최대 franchisee가 된다. (관련기사 click)
지금까지는, 그리고 앞으로 짧은 기간 동안에는 버거킹의 건강한 성장을 바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하지만 원문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IPO 이 후 어느 정도 수익을 달성한 후의 투자자들이 어떠한 결정을 내릴 것인지는 눈여겨 보아야 할 것같다. 또한 그 투자자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버거킹이 버거킹만의 ‘가치’를 더욱 부각시킬 수 있을지도 관심을 가지고 보고 싶다.
2012/4/25 “패션왕”을 통해 보는 동대문 의류 도매업의 현실 (원문 click)
드라마 패션왕을 보다가 최근 국내에서도 경쟁이 불붙은 SPA와 동대문 의류사업에 대한 공부를 좀 해보고 싶어서 정리해 보았다.
드라마 패션왕은 다소 실망스럽게 막을 내렸다. 네이버 웹툰 패션왕은 갑자기 괴기스럽게 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패션업계는 SPA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해 가고 있는 모습니다.
에잇 세컨즈가 론치 3개월 만에 매출 100억을 달성하면서 대기업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국내 SPA 업체들은 그 기반이 탄탄해 진 것으로 판단된다. 한 편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은 중소기업은 편집샵의 개념으로 SPA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자체 디자이너를 보유하지 않고 동대문 등 국내 의류 벤더와 손잡고 빠르게 최신 유행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자체 매장보다는 온라인몰이나 백화점 입점을 전략으로 하고 있다.
정부 역시 생산유통관리 시스템 설립이나 패션 유통 전문 인력 양성 등을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외국 브랜드 vs 국내 대기업 브랜드 vs 편집샵 SPA의 삼파전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합리적인 소비 문화가 정착되는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리하며..
2011년 5월 17일 이 블로그에 첫 포스팅을 한 후 1년이 지났고 20개의 글을 올렸다. 목표량보다는 적었지만 인턴 기간을 빼면 2주에 글을 하나 씩 쓴 셈인가. 글을 쉽게 쉽게 잘 쓰는 재주가 있는 것은 아니라 하나의 글을 쓸 때, 주제를 잡는데 2~3일, 사전조사하는데 1주일, 글을 작성하는데 3~5일 정도 시간을 들였다. 개인적으로는 재미있는 경험이었고 공부도 많이 되었으며, MBA에서 잊지 못할 추억거리를 만든 것 같아 뿌듯하다.
앞으로 시간이 나는대로 이 활동을 계속하고 싶지만 기약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많이 아쉽다.
마지막으로 이런 경험을 하게 해 준 MBA Blogger 김태경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글: MBA Blogger
출처: http://mbablogger.net/?p=4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