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거짓의 오묘한 경계선. 그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잘 걸어가는 것이 마케팅의 핵심일지 모른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으면 마케팅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잘 팔릴 것이라는 자신감 때문이다. 보통 개발자의 마인드가 그렇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면 마케팅에 올인한다. 하지만 그런 마케팅은 곧 독이 되어 날아온다. 좋지 않은 제품을 좋다고 속여 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마케팅은 사기와 다를 것이 없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자신 있는 제품은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자신 없는 제품은 마케팅을 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 어디 그런가. 그래서 블로그 마케팅을 하다 보면 그런 제품들을 적지 않게 만나게 된다. 이른바 자신감 없는 제품들 말이다. 블로그 마케팅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을, 억지로 끼워맞춰서 키워드 광고 식으로 내보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광고주 입장에서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가 생산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그 입맛에 맞춰 블로거들은 글을 써 준다. 돈에 눈이 먼 블로거들은 형편없는 제품도 영혼을 팔아 광고주의 가려운 곳을 잘 긁어준다. 그리고 광고주는 돈을 주고 그 블로거의 영혼을 산다. 블로거는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을 요청에 의해 쓰게 된다. 경험해보지도 않은 것을 마치 경험해본 마냥 말이다. 즉, 거짓을 말할 수 밖에 없게 되고, 그건 곧 사기와 다를 것 없는 마케팅이 되어 버린다.
1년 전 블로고스피어에 큰 바람이 분 적이 있었다. 바로 키워드와 제품 사진을 던져주고 광고라는 것을 절대로 밝히지 말라는 문구를 표기한 채, 블로거들에게 3,000원씩의 원고료를 준 업체에 대한 비판과 자발적 반성이었다. 당시 비판의 중심은 경험해보지 않은 것을 경험한 척 거짓으로 쓴 것에 대한 것이었다. 블로고스피어는 그런 흐름을 자정해나가기 시작했고, 지금도 그런 블로그 마케팅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영혼을 판 대행사도 있다. 영혼을 판 블로거가 있으니 당연히 대행사는 언제나 영혼을 빼고 다니겠지만, 아예 대필을 해 주는 곳이 있다고 한다. 대필 작가들을 고용하여 바쁘신 업체의 블로그를 대행해주는 것이다. 대필 작가라는 직업이 있기 때문에 윤리적으로 어떻게 판단하여야 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마치 자신이 해당 업체의 관계자인 것처럼 속이고 글을 쓴다는 것은 분명 속이는 일이고 영혼을 판 행위이다. 놀라운 점은 이런 글들이 다음 뷰 베스트에 밥 먹듯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소셜 미디어의 자정 능력은 이들에겐 속수무책인 것이다. 더 놀라운 점은 그런 업체 중에 벌써 1년이 넘게 그런 일을 해오고 있는 곳이 있다는 점이다. 우린 1년이 넘게 속아온 것이고 말이다…
급하면 영혼 쯤이야 팔 수 있다. 당장 먹고 살아야지 영혼이 뭐가 중요하겠냐고 할지 모르겠다. 나 역시 그들을 욕하거나 비난할 자격이 없다. 하지만 나아가야 할 방향 정도는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혼을 사고 판다면 그것도 경제의 원리를 따를 것이다. 수요가 있기에 공급도 있고, 공급이 있기에 수요도 있는 것일테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수요가 없으면 공급도 없고, 공급이 없다면 수요도 없다.
블로거들의 영혼을 팔지 않으면 광고주는 영혼을 살 수 없다. 광고주가 영혼을 사주지 않으면, 블로거는 영혼을 팔 수 없다. 내가 경험하고 느낀대로 쓰고, 전달하고, 공유하는 그런 블로그 마케팅의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시대가 곧 오리라 믿는다. 그건 블로고스피어가 커지고 있다는 것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블로고스피어는 점차 커지고 있고, 블로거의 영향력, 넓게는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의 이번 슈퍼볼 광고에서 팹시가 빠지고, 그 돈을 소셜미디어에 모두 투자한다는 이야기를 읽었다. 세상은 소셜로 변해가고 있다. 블로거들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트위터리안의 영향력도 더욱 커질 것이다. 이젠 페이스북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 또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블로거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영혼을 팔지 않아도 되는 시장이 도래할 것이다.
진심이 담긴 마케팅의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리고 그것은 광고주의 머리 속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블로거의 통찰력에서 나온다. 광고주의 머리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들은 모두 소비자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다. 소비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은 블로거들이 더 잘 안다. 블로거들은 진심을 담을 줄 안다. 블로거가 곧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진심을 담게 해주는 블로그 마케팅을 한번 시도해보자. 광고주의 온갖 잣대로 블로거들의 글에 칼질하지 말고…
혹시 두려운가? 걱정말라. High Risk, High Retur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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