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포레스트 리서치의 시장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여러 글들이 눈에 띄더군요. 다른 것은 아니고 2015년 미국 소비자 PC
시장 전망이었습니다. 시장 보고서가 유료여서 전체 공개는 되어 있지 않았는데, 핵심이 되는 예상 점유율 도표를 마셔블이 공개하면서 이를 근거로 여러 이야기가 나온 것 같습니다.
마셔블을 통해 공개된 포레스트 리서치의 미국 PC 점유율 예상치는 위 그래프와 같습니다. 위
그래프는 2015년까지 전망을 싣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2014년 이후 거의 비슷한 시장 점유율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태블릿 PC의 시장 점유율이 23%, 넷북 17%, 노트북 42%, 데스크탑 18~19%로 전망했습니다. 2009년까지
존재감이 없던 태블릿이 올해 6%, 2015년에 23%의 시장을 형성하는 것을 볼 때 발전 속도가 상당히 빨라 보입니다.
그런데 이 글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미국 시장의 전망이라는
점과 전체 PC 시장 규모(출하 또는 판매 대수)가 전제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미국이
단일 시장 규모로는 분명 큰 시장인 것은 분명하지만, 올 1분기 세계 PC 판매량(8천434만4천 대)에 견줬을 때 미국 시장의
규모는 20% 정도(1천744만6천 대)를 차지하므로 이를 전체 시장에 대입해서는 곤란합니다. 또한 각 지역마다 시장의 특성이
다르고, 태블릿에 대한 생태계 구축이 빨라지고 있는 미국과 같은 속도로 바뀔 것으로 예단하기는 곤란합니다.
또한 전체 출하 대수를 예상하지 않은 상태에서 점유율만으로 어떤 장치가 많이 팔린다 안팔린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전체 판매 대수에 따라 점유율에 따른 실제 판매 대수가 달라지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 전체 판매 대수가 100대인
상황에서 10%의 점유율은 10대에 불과하지만, 전체 200대 가운데 10%를 차지하면 20대가 됩니다. 따라서 2015년 전체
판매 대수에 대한 예측이 있어야 진짜로 제품이 안팔리는 것인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위 도표만을 두고 해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그런데 이 전망 보고서가 흥미로운 것은 따로 있습니다. PC시장이 죽는다 안죽는다를 두고 애플 CEO 스티브 잡스와 MS
CEO 스티브 발머의 언쟁이 있었는데, 발머의 편을 드는 보고서처럼 보이기 때문이지요. 이 조사를 했던 사라 로트먼
엡스(Sarah Rotman Epps)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스티브 발머가 옳다 : PC 시장은 더 커진다‘라는 글을 통해 이 조사 결과와 관련된
이야기를 했습니다. 잡스는 태블릿을 PC가 아니라고 하지만, 자신들은 PC로 분류한다면서 그렇게 보면 향후 5년 동안 미국의 PC
시장은 더 성장한다고 밝힌 것이지요. 그는 미국 소비자들은
2015년에 PC를 더 많이 살 것이고, 태블릿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제품이 시장을 이끌지만 노트북도 역시 성장할 것이며,
2012년부터 태블릿이 넷북 시장 시장을 추월하고, 독특한 형태의 데스크탑 PC는 계속 팔릴 것이
라고 했습니다.
사실 데스크탑 PC는 점차 노트북에 자리를 내주고 있고 올들어 세계 PC 시장에서도 노트북이 데스크탑보다 더 많이 팔리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수요는 계속 줄어들 것이 예상되지만, 그래도 고성능/전문 분야의 수요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는 점은 크게 이견이
없습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넷북 시장인데, 이 전망 보고서를 보면 지금의 18%나 2015년의 17%는 별다른 차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전체 시장 규모가 증가할 것을 예상한다면 현재의 18%보다 2015년의 17% 판매량이 더 많다고 봐야
하는 게 아닐까 싶은데 말이죠.
어쨌든 이 보고서는 또 다른 논란을 나을 수도 있습니다. 태블릿 장치를 PC 시장에 넣느냐 안넣느냐를 두고 말이죠. 지금도
태블릿을 PC로 보느냐 아니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데, 이런 보고서를 통해 PC쪽으로 분류하면 그 반대파의 반발도 만만치
않거든요. 다른 조사 기관에서 태블릿을 뺀 PC 시장 전망을 내놓으면 그것 역시 흥미로울텐데, 나올까요? 태블릿 자체의 점유율만
따져보는 것도 꽤 재미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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