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벤처스퀘어 독자 여러분!
지난 월요일 저는 “Seattle Entrepreneurs” 모임에서 마련한 “스타트업 팀빌딩, 매치메이킹”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회사를 성장시키거나 새 팀에 조인하려고 할 때, Right person을 찾는 일은 너무나 중요하죠. 근데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이에 대한 조언 뿐 아니라 창업 파트너를 찾을 기회를 제공합니다!”
2주 전에는 제가 ‘개발자들에게 구애하기’에 대한 글을 썼고, 지난 주에는 ‘창업자의 딜레마’라는 책을 소개해 드렸는데, 기본적으로 ‘팀 빌딩’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때문에 위의 소개 문구를 읽자마자 저는 바로 행사에 등록했답니다.
60명 정원의 행사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행사 티켓은 며칠 전부터 동이났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주제 ‘창업 파트너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지를 실감해 볼 수 있는 기회였죠.
저는 내심 개발자 파트너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안고 갔는데, 왠걸! 옷차림새를 보니 대부분이 비즈니스 쪽 사람입니다. 나중에 손을 들어 확인해 보니 역시나 비개발자 대 개발자의 비율이 8:2에 달했습니다. 속으로 저는 ‘매치 메이킹 행사가 이게 뭐람? 이건 마치 여자 8명이 남자 2을 놓고 대시하라는 거잖아!’라고 생각했답니다.
주옥같은 조언 – 팀빌딩에 시간 낭비하지 말라
스피드 데이팅과 같은 행사를 기대했던 제 생각과는 달리 (8:2 비율을 놓고 본다면 다행히!) 행사는 패널 토의 형식으로 치러졌습니다. 패널로 나온 넷 중 두 명은 시리얼 창업자(serial entrepreneur)이고, 한 명은 스타트업 전문 변호사, 나머지 한 명은 VC투자자였습니다. 패널 진행자가 첫 질문을 던진 후, 청중의 질문이 끊임었이 이어지며 활발한 좌담이 90여분 간 진행되었습니다.
논의된 내용 중 인상깊은 내용이 있어 소개합니다. Rasool씨는 8년간 마이크로소프트 사에서 일하다가 2006년에 첫 인터넷 벤처를 창업하였습니다. 이후 몇 번의 성공을 거듭하고 현재는 회사의 CEO이자 엔젤 투자자이기도 합니다. 그는 팀빌딩은 너무너무 중요하지만, 첫 스타트업에 뛰어들면서 드림팀을 구상하려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여기 저기에서 워낙 팀 빌딩이 중요하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파트너를 구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데, 그러다 보니 결론적으로 너무 많은 시간을 지체하게 된다는 겁니다. 요즘같이 빨리 변화하는 때엔 아웃소싱 등의 대안을 통해 빨리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반응을 살피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고 그는 말합니다. 파트너를 찾고자 행사에 참석했던 저로써는 처음부터 찬물을 끼얹은 한마디였죠.
그는 건축 산업을 예로 들어 설명합니다. 만약 건축 사업을 시작하려고 한다면, 필요한 리소스를 찾아 계약을 맺지, 건물을 지어줄 동업자를 구하는데 시간을 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죠. 그의 예시가 제 상황과 딱 맞는것 같지는 않았지만, 처음부터 창업 파트너를 찾겠다고 시간 낭비하지 말고, 유연하게 사고하고, 일단 가능한 것 부터 시작하라는 그의 조언은 매우 의미심장했습니다.
최소존속가능제품(Minimum Viable Product: MVP)을 만들어 일단 시장성부터 테스트한 후에 개발자 파트너를 구해도 늦지 않다라는 조언인 것이죠. Rasool씨는 말합니다. 처음에는 아이디어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가, 팀 빌딩 이슈와 마주치게 되고, 법인 등록을 마치고 수백 시간을 쏟아 제품/서비스를 만들어 놓고서 많은 사람들은 ‘아 이쯤되면 다 되었나보다’ 하는데, 실제로 고객을 끌어들이고 고객이 지갑을 열도록 하는 것은 ‘완전히 새로 넘어야 할 산’이라는 것이죠.
더불어 그는 개발자를 구하기 힘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첫째는, 일단 시장에 나와있는 개발자들이 많지 않고, 둘째, 개발자들은 자신의 아이이어를 실현시키고 싶어하지 당신의 아이디어를 듣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러니 이들 개발자를 잡으려면 다른 무언가 확실한게 있어야 하는데, 이를테면, 당신이 누구나가 인정하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이거나, 과거 성공적인 창업 경험이 있거나, 혹은 개발자에겐 없는 대단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거나(혹은 최소한 그렇다고 믿게끔)해야 한다는 것이죠. Rasool씨는 만약 운좋게 개발자를 영입했다면, 그들을 존중하고, 잘 대우해 주라고 조언합니다. 한참, 일 시작했는데, 반 년 쯤 지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겠다고 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저는 이 모든 것을 경험했네요. 열심히 대박감이라고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발굴했다가, 중간에 교체하고, 법인 설립 후 창업 멤버가 교체되는 진통을 겪고, 그렇게 결국 제품까지 만들어 놓고 보니, 고객의 지갑을 열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을 발견하고, 게다가 막판엔 같이 일하던 개발자 한 명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시켜보겠다고 팀을 떠나기에 이릅니다.
결국, Rasool씨는 스타트업에서는 일찍 시장에서 니즈를 검증하는 것과 타이밍이 중요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드림팀을 만들겠다고 욕심 부리지 말고, 작지만, 시장의 반응을 살필 수 있는 실질적인 것들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합니다.
스타트업에 있어 조언자(advisor) 확보의 중요성
한편, 패널 토론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한 것 하나는 ‘적절한 조언자(right advisor)를 찾아라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쉽게 주위에서만 찾으려고 하는데, 실제로 스타트업이 올바른 길을 걷도록 돕는데, 그 업계를 잘 아는 조언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주위의 변호사나, 회계사 등도 좋은 소스이니 적극 활용하고, 링트인(LinkedIn)등을 통한 인맥을 잘 활용해보라고 말합니다.
이 조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패널 당사자들의 경험담을 듣고 싶어했는데, 지난 25년 동안 8개의 회사를 세운 베테랑 창업자인 Drayton 씨는 ‘원래 창업하는게 쉽지 않죠’라고 웃으며, 하지만,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지식을 나눠주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용기를 내서 문을 두드려 볼 것을 조언했습니다. ‘첫 도전이 어렵지 이후에는 점차 쉬워질 거예요.’
마무리
비록 이번 메치메이킹 행사에서도 원하던 개발자 구애에는 실패했지만, 파트너 찾는 과정이 길어지면서, 최근 개발 외주를 줄 것을 고민하고 있던 참에 ‘팀 빌딩에 너무 시간 낭비하지 말라’는 메시지는 제게 매우 시의적절했습니다.
즉, 행여 나중에 완전히 새로 다시 코딩을 해야 하는 한이 생기더라도 일단은 외주를 맡겨 테스트 버전 제품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관련해 최근 추천받은 프로그래밍 외주 관련 두 사이트를 독자님들과 공유합니다. 하나는 이랜스(Elance.com)라는 사이트이고, 하나는 오데스크(Odesk.com)인데, 개발 외주를 맡긴 후 실시간으로 개발자의 개발 진행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편, 개발자와 원활하게 대화하기 위해 직접 코딩을 조금 배워보려고 합니다. 혹시 비개발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코딩 추천 교재나 사이트, 추천 공부 방법 있으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또한, 혹시라도 제 사업 아이템에 관심있는 개발자님 계시면 편하게 연락주세요!
그럼, 또 한 주동안 씩씩하게 지내다가 뵙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창업자를 대하는 미국인들과 미국문화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글: 에이프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