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를 졸업한 후에, 논리적인 설득보다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 글을 쓰고 있음을 문득 깨닫게 되었다. 그러면서 좀 더 감성적인 측면에서 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 몇번에 걸쳐서 기업, 경영, 회사, 조직과 같은 우리 주변의 주제들에 대해서 글을 올려볼까 한다. 다소 철학적이고, 딱딱할 수도 있겠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고맙겠다.
#1. 경영학이 만든 차이경영학 공부를 하는 것은 학문적으로 별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경영학이라는 것은 학문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기술(스킬, Skill) 정도로 생각되는 것이 아직까지 사회의 일반적인 견해이기 때문인 것 같다. 한편,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는 것은 회사라는 곳에 대한 보다 폭넓은 시각을 주기는 하는 것 같다. 골프를 배우기 전에 처음부터 채를 들고 휘두르기 보다는 책이나 비디오를 통해서 학습을 하고 배우게 되면, 그 사람의 뇌속에서는 골프채를 휘두르는 동안에도 약간은 생각할 여유가 더 생기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리 골프를 이론으로 공부한 사람이 더 좋은 골퍼가 되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은 물론이다.
경영학과 공부를 많이 할 수록 기업이라는 것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도대체 회사라는게 무엇인지. 어떻게 운영이 되는 것인지. 어떤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도대체 현실에서는 어떻게 톱니바퀴가 맞아서 돌아가는 것이지 등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경영학의 커리큘럼이라는 것은 전세계, 즉 한국, 미국, 혹은 다른 국가를 가던지 대략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경영학을 대학, 혹은 대학원에서 배우면 첫 해에는 경제학, 수학, 통계학을 기본적으로 배운다. 그 기반위에 2-3년 동안은 각각의 경영활동 혹은 부서별 역할에 대해서 배우는데, 그것들이 바로 인사관리, 생산관리, 마케팅관리, 재무관리, 회계학, 경영정보처리(MIS), 국제경영, 경영전략 등이다. 그리고 때에 따라서는 최근에는 인터넷과 관련된 전자상거래, 디지털 마케팅, 네트워크 등에 대해서 따로 배우는 곳도 종종 있다. MBA에서는 기본적으로 경영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알아야 한다고 생각되는 이런 기본 과정을 1년정도 이내에 끝내거나, 학교에 따라서 이들을 모두 배우기 보다는 자신의 커리어와 연관이 높다고 생각되는 부분만을 선택적으로 수강하게 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각론들만 배우다보면 자칫 기업에대한 전체적 시각을 잃어버리기 쉽기 때문에 졸업하기 직전 즈음에는 경영학을 통합적인 시각에서 볼 수 있는 과목을 한두개쯤 듣는 것이 일반적이기도 하다. 현대 경영학의 이론적 방향성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예컨대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나 네트워크의 중요성에 대한 최근의 교육들), 실무적으로 창업자나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은 어떻게 기업을 꾸려가고 있는지 (예컨대 CEO초청강연이나 창업자 초청강연으로 이뤄지는 수업들) 등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과목을 졸업학기에 1-2개 듣는 것이 일반적인 행태인것 같다.
한국의 학부에서는 ‘경영학 원론’이라는 수업도 있는데, 이 수업에서는 기업의 기본적인 역할이나, 기업이라는 것이 어떤 윤리적인 목적의식을 가져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간략하게 배운다. 하지만 한국의 ‘학부’ 경영학과에 입학하는 사람들의 나이는 고작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지나지 않아서, 사실은 이런 윤리, 목적, 기본적 역할 등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임을 3-4학년 때 뒤늦게 깨닫거나 심지어 졸업 후에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경영학 원론이라는 과목을 만든 취지는 이해하지만, 과연 얼마나 그런 수업을 제대로 뽑아 먹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이야기이다.
나는 경영학과 1학년에 재학하던 시절에 내가 따르던 4학년 선배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경영학과를 나와서 가장 차별화가 되는 점이 뭘까요?’ 그 선배는 ‘마인드’ 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가장 간결하고도 훌륭한 대답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경영학에서 배우는 것은 사실 스킬이라기 보다는 기업을 보는 어떠한 일정 형태의 마음가짐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상하게도 경영학과를 나온 친구들과는 다른 단과대학을 나온 친구들보다 대화가 수월하게 이뤄진다.
나의 와이프는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좋은 회사들’에서 회사 생활을 10년 정도 했는데, 어느날 나는 내 와이프에게 경영학과 아이들과 비경영학과 아이들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내 와이프는 ‘돈을 버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것’이 경영학과를 졸업한 아이들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했다. 회사라는 곳이 돈을 벌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곳인데, 우리나라 문화에는 ‘돈을 버는 것’에 대해서 아직도 조금은 껄끄러워하는 무언가가 있기에 비경영대생들은 ‘이래도 되는건가?’라는 생각이 많다는 것이다. (혹자는 이러한 감정은 반기업정서라고 하기도 한다. 여전히 우리사회에서는 ‘돈벌려고 하는 것 아니냐?’라는 말은 부정적 의문문이다.) 반면에 경영학과 출신들은 회사에 바로 갖다 놓고, 우리가 XYZ를 통해서 돈을 벌꺼라고 말을 하면 그에 대해서 심리적인 거부감이 없이 말을 착착 알아 듣는 차이는 있다는 것이다.
위의 내 선배가 ‘마인드’라고 한 점과 내 와이프가 ‘돈을 버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것’은 어쩌면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번 더 깊이 생각해 보면 훌륭한 경영자는 마인드를 갖고 있는 반면, 나쁜 경영자는 ‘돈을 버는 것에 대한 거부감’만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 그 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그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콕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2. 우리가 자제해야 하는 3가지 습관
그것은 내가 최근에 ‘자제하고자 하는 3가지 습관’이라고 표현하는 것들과도 관련이 있다. 그것은
1) 논리적이려고 노력하거나 (혹은 그렇게 보이려고 노력하거나),
2) 결론을 드라이브하려고 하거나, 혹은
3) 상대방을 설득시키려고 하는 습관을 말한다.
이 세가지 특성은 바로 경영학과에서 트레이닝을 받거나, 회사 생활을 오래 한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으로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트레이닝은 스스로를 똑똑하다고 믿게 만든다.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상대방을 설득시키고, 설사 상대를 설득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무언가의 합의점에 도달해서 결론을 얻어내는 것은 자기자신이 무언가 ‘일을 하고 있다’라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이렇게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은 내가 그만큼 효과적인 사람이라는 반증이라고 스스로 믿게 된다. 그리고 심지어는 내가 다른 사람보다 빨리 처리하는 것을 ‘효율’이라고 부르며, 스스로를 효율적이라고 믿게 만드는 수많은 기억들을 조작해서 머릿속에 넣거나 혹은 반대로 다른 사람들의 비효율을 선택적으로 기억한 후에 자기 자신을 효율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특히나 후자가 잘 작용하는 이유는 경영/매니지먼트에 길들여질수록 남의 비효율을 꼬집어내는 우리의 능력은 놀라우리만큼 빠르게 향상되기 때문이다.
요컨대, 위에서 말한 세가지 스킬들을 잘 습득해서 일을 많이, 빨리, 값싸게 처리할 수록 우리는 기업 혹은 회사라는 조직에서 인정받게 되고, 인정을 받을 수록 스스로를 똑똑하다고 믿게 된다. 그리고 주변에서도 이런 사람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존경을 표하기도 하며, 회사는 승진이나 월급인상 등으로 그 노고를 치하하기도 한다.
그럼에 생각해 보면, 이러한 기술을 자제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논리적으로 사고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 예컨대 가족이나 연인과의 대화에서도 논리를 들이대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게 된다. 나도 20대에는 이런 실수를 많이 저질렀다. 어설픈 경영학 공부를 하고 스스로 ‘똑똑해지고 있다’고 믿기 시작하던 즈음에는 공감과 관심을 원하는 여자친구들에게 논리로 대응하면서 나 스스로는 똑똑한, 그리고 상대방은 지나치게 감정적인 사람으로 치부하곤 했다.
경영학 즉, 매니지먼트를 더 경험하면 할 수록 이러한 경향이 더 심해지기 쉬운것 같다. 좀 비약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종종 토크쇼에 나온 40대 가수가 자신의 데뷔 초를 회상하면서, 자신의 거만했던 과거를 반성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기 자신이 능력있는 인재로서 이 사회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재능을 탐내고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 인간은 자만심이라는 덫에 걸리고 말기 때문일 것이며, 이것은 아마도 보편적인 현상일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더 큰 문제는 자기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멍청하고 감정적이고 느리게 느껴지는 것과, 또한 자기 자신이 어떤 문제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 믿게 되는 것은 아닐까?
세상을 감동시키는 경영자들 가운데서는 간혹 인문학이나 예술의 인간적인 매력을 발견해서 매니지먼트에 접목시키는, 매우 축복받은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분명 뇌의 한쪽 부분만을 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러 부분들을 쓸 줄 알기 때문에 그런 축복을 누리는 것이리라. 그렇지만 이런 사람들이 많지 않음은 항상 아쉬운 점이다. 그리고 이들은 대부분 자신의 기업을 창업한 창업가인 경우가 많고, 이미 일정 사이즈를 키워온 대기업에서는 좀처럼 이런 사람들을 찾아 보기는 어렵다. 아마도 기업이라는 조직이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우리는 여기에서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꾸려 갈 때에는 아마도 위에 언급한 세가지 습관(스킬) 같은 것들이 중요한 것인가 보다. 그리고 기업들은 사람들에게 자꾸만 이런 습관을 가지도록 강요하는 것 또한 사실인 것 같다.
#3. 아이디어의 효과적 전파 도구, 기업
기업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경영학 수업에서는 ‘이윤 창출’이라고 가르치고, 여전히 기업의 목표는 ‘주주가치 극대화’라고 가르치곤 한다. 물론 이런 일방적인 정의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물음표로 태클을 걸어온 것이 지난 20-30년 간의 경영학의 발전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한쪽 편에서는 이윤창출과 주주가치 극대화 이외의 기업 존재 이유를 말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기업과 매니지먼트의 정수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무지한 사람들의 외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물론 많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기업 혹은 회사라는 것의 가장 큰 의미이자 존재 목적은 바로 ‘인간의 아이디어를 세상에 가장 효과적/ 효율적으로 전파할 수 있는 도구’이다. 예컨대 내가 청소를 할 때마다 늘 갖고 있던 불만이 있었는데,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엄청나게 훌륭한 아이디어가 생겼다고 하자. 그것은 세상에 없던 새로운 청소기이다. 기업은 이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해준다. 실현시켜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세상 어디에서나 구할 수 있도록 전파시켜 주기도 한다. 그 방식이 창업자에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모티베이션을 제공하는 것일 수도 있고, 대량생산이라는 방식으로 그 청소기를 싼 값에 많은 사람에게 공유 및 전달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일 수도 있으며, 마케팅이나 세일즈라는 방식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그 아이디어를 알리는 것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영국과 네델란드에서 시작된 기업(corporation)이라는 것이 이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는 이러한 ‘아이디어’가 세상에 효과적으로 퍼질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사상이나 철학, 혹은 정복자의 욕구가 널리 퍼질 수는 있었겠지만, 이러한 개개인들의 아이디어가 세상 어디에나 ‘자본’이라는 추진 장치를 달고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는 것은 모두 기업의 출현 덕분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핸리 포드가 자동차를 만들어서 전 세계에 새로운 ‘탈 것’의 상용화에 기여한 것이나, 제임스 왓슨이 IBM을 만들어서 전 세계의 ‘정보처리기술’에 기여한 것, 혹은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통해서 전 세계에 미치도록 훌륭한(insanely great) 컴퓨팅 경험을 제공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것은 모두 그 기업을 창업한 사람들이 애초에 그 기업을 창업을 한 ‘바로 그 이유’였으며, 기업이라는 형태를 택한 덕분에 전 세계 어디에나 빠른 시간에 굉장히 효과적으로 침투할 수 있었다. 그것은 꼭 제조업이 아니라 서비스업이라도 상관이 없으며, 어쨌든 애초에 그 무언가를 생각해서 비즈니스를 처음 생각했던 사람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람들에게 일정한 형태로 제공하고, 사람들이 ‘고객’이라는 이름으로 그 기업에 돈을 지불하면서 모든 것이 시작되게 된다.
#4. 각자의 역할
창업주가 일을 시작하게 되고, 그 아이디어를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이름으로 상업화에 접목하게 되면, 그 다음엔 그 비즈니스 모델을 효과적/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일이 남는다. 하지만 창업주도 몸이 하나뿐이라는 이유로, 자기가 의도했던 일들을 자기가 없는 순간과 자기가 갈 수 없는 장소에서도 수행해 줄 사람들이 필요하게 된다. 이들이 바로 종업원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종업원들은 창업주와는 기본적으로 이해관계가 다르다. 그 기업이 자기 자신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월급을 받은 만큼만 일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고, 그만큼의 돈을 주면서 더 적은 일을 시키거나 더 재미있는 일을 할 기회를 주는 다른 고용주들과 자신의 고용주를 비교하기에 이른다.
여기에서 기본적으로 기업의 소유주와 종업원의 이해관계의 차이가 발생한다. 소유주나 창업주는 자신의 꿈과 아이디어의 현실화에 기업의 퍼포먼스의 모든 촛점이 맞춰지고, 그것은 절대적인 개념으로 ‘부(wealth)’를 창출하게 되는 반면, 종업원들은 창업주나 고용주의 ‘기대(expectation)’이라는 것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부’가 창출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기업의 소유주나 창업주는 기업을 만든지 1년이 되었거나 2년이 되었거나, 혹은 100년이 되었거나 상관이 없이 더 많은 부를 축적할 수록 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종업원들은 입사 1년차들에게 기대되는 바가 어느정도 정해져 있고, 입사 10년차가 해줘야 하는 기대수준이라는 것이 있다. 종업원은 그러한 기대수준에 따라서 자신의 연봉이 이미 정해져 있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그가 절대적으로 그 기대수준을 뛰어넘어서 더 훌륭한 퍼포먼스를 나타낼 것에 대한 기대수준마저도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매출을 10% 초과달성하는 것에 따라서 연봉 이외에 보너스를 기본급의 5% 더 준다고 하는 것도 결국은 기대수준을 정해 놓는 것이기 때문이다. 창업주들도 종업원들과 같이 ‘기대수준’에 따라서 자신의 퍼포먼스를 평가 받는 순가이 오는데, 그것은 바로 기업공개(IPO)가 이뤄져서 자신도 주인이지만,
수많은 다른 주주들이 그 기업의 소유권을 나눠갖는 경우이다. 그렇게 되면 창업주도 역시 ‘시장의 기대(market expectation)’이라는 것에 반응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흐름에 역행하고 일부만 자기 소유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전체 기업에 대해서 ‘절대적’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물론 기업의 목적이 ‘이윤창출’이라는 단순한 이유 때문만은 아니라는 주장과 같이, 종업원들이 고용주를 위해서 일을 하는 것 또한 단순히 그들이 받는 급여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먹고 살기 힘들던 시절을 지나서60-70년대에 고도성장을 거듭하던 시기에는 기업의 성장과 자기 자신의 성장을 동일시하던 회사원들이 많았다. 왜냐하면 기업의 성장은 곧 자기 자신의 월급 상승과 상관관계가 무척이나 높았기 때문이다. 혹은 우리 회사가 잘 되고 덩치가 커지는 것이 곧, 내가 승진을 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을 뜻하기도 했다. 혹은, 급여의 상승이나 사회적 지위의 상승 중에 하나가 아니라면 적어도 지금 받고 있는 월급이 끊기지 않고 계속 나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요즘의 우리 젊은 세대는 회사와 자기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을 뿐 아니라, 특정 회사에서 일하는 목적에 있어서 급여의 수준이 상위에 랭크되지 않을 때도 많다. 지금 2012년, 한국의 경영학과에 있는 20대 초반의 학생들을 붙잡고 물어보면 그들은 보다 고귀한 의미를 찾아서 직장을 선택한다고 한다. 같은 시간 Havard MBA의 학생들을 붙잡고 물어봐도 같은 대답이다. 이들은 동시에 미래 커리어의 투자를 위해서는 급여는 상대적으로 적게 받을지라도 일주일에 100시간이 넘는 일을 하면서 가족과는 얼굴 볼 시간이 줄어드는 것도 마다하지도 않는다. 머지 않은 미래에 이러한 고생들이 보답받을 것을 믿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극단적으로 일하는 시간이나 미래의 커리어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을테니, 돈만 많이 달라고 하는 친구들도 있다. 분명한 것은 과거에 비해서 앞으로의 회사원들은 단순한 이유만으로 자신의 조직내에서의 역할을 규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보다 의미있고, 보다 재미있고, 보다 짭짤한 일을 찾아서 우리의 회사원들은 계속 진화하고 있는 것 같다.
글 : MBAblogger
출처: http://mbablogger.net/?p=4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