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과 풍력, 그리고 파도와 강물의 힘과 함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원천에너지는 어디에 있을까? 아마도 인간과 동물들이 움직이는 에너지가 또 하나의 원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걸으면서 신발에 불을 반짝인다거나, 아프리카에 보급된 손으로 돌려서 휴대폰을 충전하는 충전기 등의 기술이 개발이 되었는데, 최근 보도블럭을 이용한 전력생산을 시도하는 스타트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영국의 PaveGen이라는 스타트업이 그곳으로, 보도블록 타일을 깔면 이를 밟고 지나가는 사람들에 의해 배터리가 충전이 되고 이를 이용해서 가로등이나 광고판 등의 불을 밝힌다. 또한 타일 자체가 재생 고무를 주재료로 하여 제작되기 때문에 그 자체도 재생물질이라는 장점이 있다. 이 보도블록 타일을 일반 성인이 밟게 되면 약 5mm 정도가 내려앉게 되고, 이 에너지가 LED 조명이나 배터리 충전에 이용된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지역에 5개 정도의 보도블록 타일을 설치하고, 하루에 5만 번 정도 밟고 지나가는 것을 기준으로하면 버스 정류장의 불빛을 밝히는 정도가 가능하다. 현재 가장 유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사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러 기술의 미래를 사실 낙관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생산되는 전력의 양이 워낙 적기 때문인데, 만약 생산되는 비용이 저렴하다면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설치비용을 감당할 정도의 전력생산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PaveGen이 가장 크게 실험을 하고 있는 곳은 영국의 런던 올림픽이 열리는 지역 인근의 상업지구인 웨스트필드 스트래포트 시티몰(Westfield Stratford City mall) 이라고 하는데, 이곳에 20개의 보도블록 타일을 설치해서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또 한 가지 가능성은 사람들이 걷거나 뛰는 등의 운동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분야일 것이다. 운동과 에너지 생산을 연계시키는 것은 그래서 단순한 에너지 효율을 넘어서는 가능성을 어느 정도 생각해볼 수 있는 분야이다. 최근 미국의 일부 도시에서는 차량이 지나다니는 도로에도 이와 유사한 기술을 도입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데, 고속으로 주행하는 차량의 주행안정성 문제가 해결된다면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것에 비해 더 나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글: 정지훈
출처: http://health20.kr/2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