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대표이사였던 에릭 슈미트(Eric Emerson Schmidt)는 애플의 사외이사로도 활동했었다. 아마도 그 결과로 애플 아이폰은 시작부터 구글의 서비스와 잘 통합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 애플과 구글은 플랫폼과 생태계 전반에 걸쳐서 경쟁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구글같은 서비스 회사가 왜 애플과 같은 제조사와 경쟁을 하면서까지 안드로이드라는 플랫폼을 개발해야 했을까라는 질문이 필요하다.
일단 애플은 회사의 DNA를 고려할 때 구글의 검색 서비스에 유리한 쪽으로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핵심 기능을 발전시킬 가능성이 높지 않다. 지금까지 아이폰의 핵심 서비스에는 구글 서비스가 많이 연동되어 있었다. 웹브라우저의 기본 검색 엔진이 구글이었고 개인 비디오를 위한 유투브가 기본 내장 앱이고 지도 서비스가 구글맵을 기반으로 제공되고 있지만, 이것들은 언제라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미국 공정거래위원회(FTC)는 애플에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에 대한 사례로 아이폰의 검색 엔진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애플은 이미 iOS용으로 자신들이 만드는 앱에서는 구글맵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고 있다. 내장 지도 서비스에서 새로 출시될 iOS 5.0버전에서는 이미 구글맵이 아닌 다른 지도로 바뀐 상태이다.
만약 구글이 안드로이드라는 대안이 없이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플랫폼 사업자와 협력을 통해서 검색과 같은 서비스 사업을 하는데는 중장기적으로 큰 위험을 가지고 있다. 마이클 포터의 경쟁 전략에서 5가지 외부환경분석 관점에서 보면 플랫폼 사업자로 인한 위험이 크다. 애플과 구글 같은 협력 모델에서 애플이 협력 관계를 중단되면 구글에게 커다란 피해가 있음은 누구라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구글은 애플과 협력을 통해 아이폰이란 스마트폰 출시에 참여해서 이동통신 업계에 커다란 변화를 만드는데 일조를 했으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준비해서 심지어 애플의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도와서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 1위라는 지금의 위치를 만드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구글이 삼성전자를 위해서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구글의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 접점인 단말기(Terminal)의 핵심 플랫폼을 그들이 개발함으로써 핵심 서비스의 배포에 대한 권한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다. 사실상 구글이 소프트웨어 플랫폼 사업 진출을 통해서 후방 통합을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심지어 구글은 애플의 정책상 아이폰이 중저가 시장으로 확대되기 어려울 것임을 예상하고, 보다 빠른 시장 확대를 위해서 안드로이드를 오픈 소스로 배포해서 다양한 제조사가 참여하게 하고 이를 통해 제조사끼리 가격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을 만든 것이다. 이미 중국 등지에서는 100$ 이하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대량 생산되기 시작했으며 이런 시장은 삼성전자나 애플 같은 고가 제품 위주의 회사가 쉽사리 들어가기 어렵지만, 이미 중국에서는 다양한 중국 제조사로 인해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인 In-Stat 예측에 의하면 2015년에 아프리카, 중국, 인도의 스마트폰 중에 80%가 저가 안드로이드 제품일 것이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구글이 안드로이드 제품을 오픈 소스로 배포한 전략은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구글이 협력한 제조사인 삼성전자나 HTC,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고, 구글이 협력하지도 않은 아마존마저도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품플랫폼을 출시하고 있다. 중국의 수많은 제조사는 구글이 검색 사업도 할 수 없는 나라에서 안드로이드 개발자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구글이 만드는 안드로이드용 서비스 앱(예: 구글 검색, 유투브)은 구글과 직접적인 협력없이도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동작한다. 결과적으로 생태계를 누군가 한 회사에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다면 오히려 누구도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 의외로 전체 생태계를 성장시킬 수도 있다. 이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자체보다는 서비스 플랫폼과 광고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내는 구글로서는 결코 손해나는 상황이 아니다. 제조사는 더욱 치열하게 경쟁하겠지만, 구글과 같은 수준의 서비스 경쟁력을 가진 검색 회사는 근 시일내에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요악하면 구글은 안드로이드라는 플랫폼으로 일명 뻐꾸기 전략을 수행했다. 뻐꾸기가 자신의 알을 다른 새의 둥지에 낳는 육아기생을 안드로이드에 빗대서 필자가 말하는 것이다. 구글의 서비스 자체가 아이폰에게는 뻐꾸기 알일 수도 있다. 또는 안드로이드라는 뻐꾸기 알을 제조사와 통신사에게 주었고, 그들은 그것을 마치 자신의 새끼인양 키워준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자라서 소비자에게 제공된 제품으로 제조사에게 일시적인 매출 향상을 만들어 주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구글의 서비스 플랫폼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켜주는 결과를 만든 것이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을 구매한 소비자는 2년뒤에 새로운 제조사의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는 있지만 한번 사용하기 시작한 구글 서비스는 바꾸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참조.
비즈니스 플랫폼 전략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우선 스마트 기기에 대한 플랫폼 전략부터 정리하며 책을 저술하며, 페이스북에서도 많은 분들과 그룹(가입하기)으로 책의 내용을 토론하고 있습니다. 위 내용은 책에 일부이며 저작권이 있으므로 CCL 기준으로 사용해주시기 바랍니다.
글: 퓨처워커
출처: http://www.futurewalker.kr/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