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오는게 더 좋다고 생각하는 두번째 이유는 바로 end-to-end user experience 때문이다. 우리말로 하면 ‘완전한 사용자 경험’ 정도?
한국에 살고 있고 미국 거주 주소랑 미국 신용 카드 (또는 해외 사용 가능 카드)가 없는 분들은 미국의 서비스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통해서 물건을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정식으로 한국용 버전을 launch한 서비스는 사용 가능하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전에는 Amazon.com이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몇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아마존을 통해서 물건을 구매하려면 미국 주소로 된 신용카드가 필요했다.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인 Pandora도 국가별 음악 저작권 문제 때문에 한국에서는 아예 서비스 (웹사이트, 앱) 접속이 안되는걸로 알고 있다.
사용하기 쉽고 사용자 경험이 가장 부드러운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만드려면 아마존은 반드시 벤치마킹해야할 서비스이다. 전세계 전자상거래 서비스 중 절반 이상이 아마존의 UI와 UX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고객이 물건을 주문하는 과정이다. 결제하는 프로세스가 복잡하거나 하다가 에러가 나면 짜증나서 사이트를 떠나는 고객들이 많다. 아마존은 바로 이러한 모든 일련의 과정들을 아주 아름다운 UI와 UX를 통해서 구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가 없었다. 물론, 디자이너들과 개발자들이 아마존 사이트에 와서 한 두 시간 정도 여기저기 다녀보면, “아, 이제 감 잡았어. 대략 이렇게 만들면 되겠구나.”라는 생각들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구매 프로세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경험을 해보지 못하면 절대로 아마존의 full user experience를 몸으로 느끼지 못한다.
브라우저에서 www.amazom.com을 치고 들어와서, 계정을 만들고, 원하는 물건을 검색하고, 물건을 구매하고, 구매한 물건을 받아보고, 받아본 물건에 대해서 리뷰를 올린다. 이 모든 과정을 직접 몸으로 경험을 했을때 비로써 우리는 end-to-end user experience를 경험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위에서 말했듯이, 지금은 한국에서 아마존 사용이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이런 full 유저 경험을 하지 못하는 미국 서비스들이 아직 너무 많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많은 사이트들을 사용해보면 미국 서비스들과 비스무리하게 만들었지만서도 뭔가 불편하고 반쪽짜리인거 같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획/디자인/개발자가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사용해보지 않았으니까 그런거다.
판도라는 최고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예 서비스 접속을 못한다.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주위 친구들이 사용하는걸 어깨넘어로 보거나, 유투브에서 서비스 리뷰하는걸 시청하거나, 아니면 스크릿샷들을 본 사람들이 판도라를 벤치마킹해서 그만큼 좋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만드는건 힘들다. 흉내는 낼 수 있지만, 결국 사용자들이 사용해보면 뭔가 어디선가 어색하고 사용자 경험을 방해하는 결정적인 요소들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이게 미국으로 올 수 있으면 오는게 더 유리하다고 내가 생각하는 두번째 이유다. 다시 한번 공지하지만 첫번째, 두번째 이유 모두 지극히 100%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