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놀랍게도 죽었다고 생각한 공룡이 요새 다시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단순한 부활이 아니라 엄청난 역습을 준비하고 있다는걸 많이 느끼고 있다. 나는 97년부터 Hotmail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내 지인들은 대부분 핫메일로 나와 개인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하지만, 10년 이상 업그레이드도 안되고 버그도 너무 많아서 올해 Gmail로 완전히 갈아탈까 고민을 심각하게 했는데 얼마전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Outlook.com을 론치했다. Hotmail을 훨씬 더 빠르고 깔끔하게 향상했고 지메일에는 없는 여러가지 유용한 기능을 Office 제품군 Outlook의 UI를 통해서 제공하는 의미있는 업그레이드라고 생각한다. Facebook과 Twitter와 같은 소셜 서비스가 기본적으로 통합되어 있고 마이크로소프트가 85억 달러에 인수한 Skype 또한 곧 통합될거라고 한다. 아직 한국에서는 서비스되고 있지 않는걸로 알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Outlook.com 론치 첫날 몇 시간만에 백만명이 등록했다고 한다. Outlook.com 자체가 큰 매출원은 아니지만 웹메일이라는게 다른 웹서비스로의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한테는 매우 중요한 서비스인데 그동안 계속 지메일에 밀리다가 드디어 의미심장한 업그레이드를 한거 같다.
10월 출시예정인 Windows 8은 데스크탑과 모바일 기능들이 통합된 마이크로소프트의 단일 OS이다. 지금까지 터치 기기와 데스크탑 기기를 위한 운영체제가 별도로 존재해서 마이크로소프트도 별도의 자원과 인력을 유지해야했고, 소비자들도 두개의 OS를 사용해야하는 불편함을 감수했는데 아주 좋은 시도이자 실험이다. 시장에서의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지만, 실패할 수도 있다. 어쨋던간에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공룡이 이런 실험을 한다는 점, 그리고 그 실험을 회사 전체 매출의 23%를 차지하는 제품으로 한다는 점에 박수를 보낸다.
Windows Phone 8 또한 시장에서의 반응은 조심스럽게 긍정적이다. 이미 애플과 구글한테 많이 뒤져있고, 시장 점유율도 바닥이지만 Windows 8과 같은 골격으로 개발된 모바일 운영체제이기 때문에 개발자들은 여러가지 앱을 제작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애플보다 수년전에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iPad한테 한방에 시장을 빼앗겼던 태블릿 시장에도 다시 도전한다. 10월달에 출시될 Surface 태블릿의 비밀무기는 Office 이다. iPad는 컨텐츠를 소비하는데 있어서는 압도적으로 월등한 태블릿이지만, 컨텐츠를 생성하는데 있어서는 매우 약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컨텐츠 생성을 가능케하는 오피스 제품군인 워드와 엑셀을 Surface에 기본적으로 장착할 예정이다. Surface는 컨텐츠를 생성해야하는 유저들한테는 매우 유용한 태블릿이 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차기 오피스 제품인 Office 2013은 대대적인 기능들이 업그레이드 되었는데 구글앱스에 효과적으로 대항하기 위해서 웹 호환성이 특히 좋아졌다고 한다.
여기에다가 마이크로소프트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서버 제품군을 대표하는 윈도우스 서버의 차기버전 Windows Server 2012 또한 9월달에 출시될 예정이다. Server 2012를 사용해본 얼리어답터들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virtualization 시장에서 VMware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 정도로 잘 만든 제품이라는 평을 한다.
최근 몇 년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과 구글 때문에 엄청나게 고전했다. 스마트폰 시장은 완전히 놓쳤고, PC 시장은 애플의 iPad한테 계속 빼앗기고 있다. PC 시장의 약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캐쉬카우인 Windows와 Office 제품의 매출에 직격타를 날리고 있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아직 마이크로소프트한테는) 미지의 세계인 웹에서는 구글의 클라우드 기반 제품들 때문에 수십억 달러 손해를 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더 폐쇄적인 회사이고, 구글은 이제 사악해졌다. 다행히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 죽지 않았다. 올 하반기부터 멋진 반격이 예상되며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어떤 전술을 펼칠지 매우 기대된다. 이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 주식도 조금 올라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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