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토어의 진실! 콘텐츠 유통의 불평등 질서와 그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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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http://www.flickr.com/photos/51893459@N02/7220883334
스마트모바일 생태계를 확장 시킨 주역 중 하나는 앱스토어가 분명하다.  애플의 주도로 만들어진 앱스토어는 아이디어에 충만한 개발자들의 다양한 앱들의 생산을 촉진하였고 게임, 정보, SNS, 뮤직,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 분야의 서비스 앱들을 PC에서 모바일로 옮겨놓아  모바일 전용 어플리케이션의 폭발적 증가를 가져왔다.  이를 토대로 단말기의 확산이 촉진되었으니 앱스토어라는 비즈니스 모델은 더 이상 부가적인 서비스로 국한되지 않는다.
 
애플의 앱스토어 이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추가적인 후발 앱스토어가 촉진되었고 한국은 Telco 사 주도형 앱스토어인 T-Store 까지 성공 대열에 합류하였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앱스토어는 콘텐츠의 폭발적 증가를 가져오긴 하였지만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보자면 거래 질서의 치열한 주도권 전략이 숨어있다.
 
무료 어플리케이션은 특정한 자격 요건을 갖추었다면 무사 통과가 가능하지만 유료 어플리케이션은 이용자들로부터 돈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누가 돈을 받을것인지” “어떤 지불 수단을 쓸것인지” “자사 모바일 안에서만 돈을 받을 것인지” 등의 유료 지불 방법에 대해 엄격한 심사 기준을 만들어 놓았다.

앱스토어의 원조인 애플 앱스토어는 유료 결제를 위해 자사의 결제 시스템을 쓰도록 가이드를 만들었다.  앱 내에서 이미 등록되어 있는 고객의 신용카드로 쉽게 결제가 가능토록 지원 (In-App-Purchase) 하고 그 댓가로 30%의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튠즈 사업을 통해 모바일과 직접 연결된 스토어의 거래 데이터을 보유하고 있고 이용자들의 거래 흐름을 장악해왔다.  
 
시스템을 구축해놓은 사업자가 자사의 거래 인프라를 사용하는 기업들에게 요구하는 정당한 거래 관계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앱스토어의 요구는 극히 불평등하다.
 
예를 들어, 정기결제 API를 사용하여 유료 정기결제를 어플리케이션에 탑재할 때 정기결제 이후 이용자가 이를 해지할 경우 고객 정보를 서비스 사업자에게 넘겨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애플은 이러한 고객 정보(인적 정보가 아니라 페이먼트 정보)를 30%의 거래 수수료를 챙겨감에도 불구하고 제공해주지 않는다.   이용자가 정기결제를 애플과 연동된 신용카드로 하고 몇개월 후 해지를 해도 서비스 사업자는 해지를 했는지 알 수 없다.  
 
이런 거래 불평등 요소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아울러 유료 앱 일수록 애플의 어플리케이션 심사 규정은 엄격하고 긴 시간이 소요된다.  한국의 어플리케이션의 QC를 담당하는 호주의 직원과 얼굴도 모른채 이메일만으로 오고가는 심사과정은 앱스토어의 평등관계를 무색케 한다.  애플의 심사 규정은 국내법과도 상충되는 것이 많으나 문제제기할 상대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고 국내에 어떤 정부기관도 중재역할을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블로그를 작성하던 도중, “카톡 수익 사업 포기” 라는 기사가 전해졌다.  카톡이 애플의 유료결제 가이드를 지켰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유인지 알 수 없으나 아이템 선물하기 기능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밝히지 못하는 것이 단지 비밀유지 계약 때문일까?  애플의 통제력이 무섭기 때문은 아닐까?  어느날 카톡 앱이 작동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구글의 앱스토어도 최근 애플의 앱스토어와 동일 기준으로 앱의 심사와 거래질서를 관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앱스토어의 통제력이 거래 게이트웨이를 쥐고 있는 OS 제조사나 Telco들에게 넘어가 있는 상황이다.
 
최근 모바일 콘텐츠 유통 시장은 기존 OS 중심의 앱스토어를 대항하여 포털 사업자들은 모바일 웹에 자체적인 앱스토어를 구축하는 ‘앱스토어 춘추전국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모비즌의 블로그를 참고)
 
자사가 가지고 있는 고객 접점의 장점을 활용한 앱스토어들은 모바일 디바이스를 생산하는 삼성등 제조사는 모바일 1면을 장악하기 위해 앱스토어를 열고, 모바일 웹 에서 여전히 검색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네이버는 검색 흐름을 앱스토어로 연결시키고자 한다.  아마존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앱스토어 전쟁은 대량 트래픽에 기반하여 고객의 이용 동선을 장악한 포털 사업자들이나 충성도 높은 고객 집단을 보유하고 있는 사업자들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임을 알 수 있다.  최근 카카오톡 역시 미디어 플랫폼 전략을 암시하며 앱스토어 진출을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후발 앱스토어는 음악, 영상, 도서, 만화, 게임 등 이미 검증된 유료, 무료 콘텐츠들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엄선된 콘텐츠로 수익 기반의 앱스토어를 만들겠다는 전략일것이다.  

콘텐츠의 가격을 플랫폼이 결정하지 못하는 비즈니스 질서로 인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앱스토어들은 모바일 웹에 둥지를 틀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앱스토어들이 이용자들로 환영받을 수 있을까?  지금은 잠잠하지만 작년에 한창 논쟁이 벌어졌던 스마트모바일 이용 흐름이 앱과 웹, 웹앱등 어디로 갈것인지 고민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사업자들이 어떻게 드라이브를 거느냐에 따라 이용자 흐름은 변화될 수 있다.
 
콘텐츠가 종류가 많다는 장점이 있는 기존 앱스토어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용자들의 ‘선택 피로도’를 높이고 있다.  한달에 1-2개 앱 정도만 다운로드 받고 3-4개 정도의 앱만을 고정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현실이고 검색을 위해 모바일 웹을 빈번히 이용하는 경향이 강해질수록 앱과 웹은 병행해갈것이다.
 
모바일은 PC와는 극히 다른 이용 패턴을 보인다.  PC는 1개의 브라우저를 켜놓고 수많은 사이트들을 링크를 통해 이동하는 ‘링키지 (linkage) 패턴’ 을 보이지만 모바일은 스크린의 크기가 작고 앱이 고객의 이용 동선을 우선적으로 지배하고 있어 모바일 웹과 앱의 연결 또는 모바일 웹 내에서 연결 도중 단절되는 경향이 강하다.
 
결과적으로 보면 웹과 앱은 당분간 병행될 것인데 모바일 웹에서 콘텐츠 이용 꼭지점을 장악하기 위한 앱스토어는 또 다른 포털 전략으로 남발될 공산이 크다.   음악, 영상등 콘텐츠 앱들을 출시하여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던 콘텐츠 진영도 앱스토어를 고민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웹과 앱의 유통 전략이 트래픽이나 고객 정보를 장악한 거대 사업자에게 장악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비스 사업자들은 모바일 웹에서는 포털에게 앱 분야는 OS 제조사와 Telco 들에게 목줄을 내주어야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파괴적(Disruptive)인 비즈니스 모델이 한바탕 고객과 시장을 휩쓸고 가면 그 뒤에 승자는 여전히 원래 그 자리를 버티고 있는 이전의 ‘강자’들이다.  

이제부터의 앱스토어와 콘텐츠 유통 전쟁은 ‘수직 통합 전략’에 대응하는 ‘수평 분산 전략’으로 웹과 앱을 오가는 이용자의 길목을 장악하는 경쟁이 될것이다.  

따지고 보면 (앱)스토어 모델은 상품이 진열된 상점에 불과하다.  앱스토어의 가치에 새로운것을 부가한 모델이 다양하게 고민되고 있을 것이다.  안개가 걷히고 ‘적’과 ‘동지’가 명확해졌다.  진정한 유통 전쟁은 이제 부터이다.

글: 제레미
출처: http://jeremy68.tistory.com/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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