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물론 세계가 바닥의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불황과 불확실성 속에 빠져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IMF보다 훨씬 고통스러운 상황이 계속해서 우리를 괴롭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첫째 이 가혹한 현실도 결국에는 ‘지나가리라’는 것입니다.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점치기 쉽지 않지만, 결국은 지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둘째, 우리가 맞고 있는 이 위기는 결국 새로운 변혁과 변으로의 이동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점입니다.
사회는 위기를 맞으면 크게 두가지의 선택을 합니다. 한 가지는 극적인 변화이고, 또 한 가지는 극적인 안정의 추구입니다.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은 극단의 선택을 내립니다만, 결과적으로는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라는 점에서 목적은 동일합니다.
IMF를 다시 한번 떠올려 볼까요. IMF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고요, IMF를 전후로 무엇이 달라졌나요. 아래에 조금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위기 상황에서의 선택 – 변화
:: 무한경쟁, 글로벌 스탠다드 ::
– 경쟁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뿌리깊이 각인을 하게 되었죠
– 제공하는 서비스/제품이 세계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안된다라는 생각
:: 능력주의 ::
– 그 전까지는 관료주의, 연공서열, 끼리끼리 문화가 엄청 강했죠
– 결국 매달 받는 월급도 호봉의 개념이 아닌 연봉으로 개념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얼마나 일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능력이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 평생 직장? 인제 소가 웃을 일입니다.
– 노동시장의 유연화: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제 더 이상 영원한 직장은 우리의 머릿속에서조차 없어졌습니다.
:: 여성시대로의 진입::
– 능력 주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여성이 사회의 중심으로 도약하였죠.
– 이제는 여성성과 더불어 남자와 대등 이상의 능력으로 우리 사회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 생산/제조에서 금융/서비스/IT로의 무게중심 이동 ::
– 산업의 무게 중심 자체가 이동했다는 사실을 실감하실 것입니다.
– 기존 산업의 종사자나 경영자들은 전체적으로 쇠락의 길을 반면, 신흥 산업의 종사자들은 새로운 경제의 주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이들 금융/서비스/IT가 우리나라의 가장 중심축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IMF라는 위기가 우리 사회의 무게 중심을 크게 이동시켰다는 점에서는 위기는 곧 기회라는 사실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듯, 위기에는 그만큼의 반대급부가 있습니다. 바로 안정이죠.
위기 상황에서의 선택 – 안정
:: 직업적 안정성 추구의 극대화 ::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등 경제적/정신적 안정을 추구하는 현상이 현저히 증가하죠.
지금 우리나라에 있는 전국 구/시립 도서관을 비롯한 대학교 도서관은 학문의 열정에 불타올라 공부하는 이들보다는
학교 입시나 국가고시 등의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 참으로 씁쓸한 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재테크 열풍 ::
그저 저축 열심히 하면 내 집 사서 행복하게 편안하게 살자라는 생각이 한때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논리였던것 기억하시나요? 펀드 하나쯤은 다 해 봤을 만큼 내 돈을 효과적으로 투자하고 증식할 수 있는 노력에 대한 관심, 이제 삶의 기본 마인드로 자리잡았습니다.
:: ONLY 저축, 지출의 최소화 ::
이 상황에서는 펀드고 뭐고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돌아섭니다. 지출을 다 틀어막고 안정적인 것으로만 접근합니다(경제의 관점에서는 악순환의 원인이 되겠죠. 돈이 안 돌테니).
:: 한탕주의 ::
로또… IMF가 굳이 아니더라도 한탕주의는 있습니다만, 지금처럼 광적인게 아닐까 만큼 로또류의 복권을 사는 것이 ’취미’로 인정받는 사회가 있었을까요.
나의 선택
IMF를 통해서 우리가 배운 것이 있죠. 임팩트가 얼마나 크던 간에 분명 이 위기를 극복하고 나면 새로운 변화가 세상의 무게 중심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산업의 패러다임도, 경제의 시스템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패턴까지도 말입니다. 여기에서도 역시 ‘극적인 변화’와 ‘극적인 안정’의 추구의 양 극단으로 선택이 갈라질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쪽을 선택하실 건가요. 변화의 방향으로 바라보실 것인가요, 안정의 추구를 선택하실 건가요. 목적은 동일하기 때문에 어떤 선택도 좋고 나쁨의 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다만 뻔한 얘기입니다만, 위기는 곧 기회입니다.
삼성이 어떻게 세계 No.1 의 글로벌 컴퍼니가 되었습니까. 여러가지 이슈를 들지만, 가장 큰 원인은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발빠른 전환이었다고들 분석을 합니다.
단체로 산행을 할 때, 가장 힘든 사람은 후발대입니다. 힘들게 쫓아가서 쉴려고 앉을라치면 쉬고 있던 선발대가 출발~ 하고 또 출발해 버립니다. 그러면 얼마 쉬지도 못하고 바로 또 따라가야 되죠. 그래서 체력이 약한 사람을 선발대로 보내곤 하잖아요.
그래서 이 상황에서 많은 기업들은 불필요한 지출을 최대한 줄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신사업으로의 투자를 열심히 모색합니다. 무게 중심을 투자쪽으로 공격적으로 취하지는 못하지만, 다음 먹거리가 무엇일지에 대한 마켓 센싱을 무진장 열심히 하죠.
우리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지금의 변화가 어떤 형태로 간다! 하고 100%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이 시기에 누구를 믿을 수 있을까요. 바로 자기 자신 밖에 없고,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펀드도 중요하고, 저축도 중요하고, 소비도 중요하지만… 도대체 세상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무엇을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퓨쳐 센싱. 이것을 위해 여러분은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신가요?
크게 생각할수록 크게 이룬다의 저자 데이비드 슈워츠는 투자에 대해서 아래와 같은 조언을 전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그 밖에 재산 형태의 개념으로만 투자를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수익성이 뛰어난 투자 방식은 바로 자신의 정신력과 능률 개발에 돈을 투자하는 것이다.
…
매달 최소한 한 권의 양서를 구입하고 역시 아이디어 제공이 도움이 될 잡지나 저널 2개를 구독하라. 그러면 비교적 적은 금액과 적은 시간으로 최고 사상가들의 정신에 주파수를 맞출 수 있다.어느날, 나는 점심식사를 하다가 어떤 사람이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나는 1년에 20달러나 투자하여 월스트리트 저널을 구독할 형편이 안된다고.”그러자, 분명 그보다 훨씬 더 성공적인 정신자세를 가진 그의 동료가 이렇게 대답했다.
“이런, 나는 그것을 구독하지 않을 형편이 못되는데.”
어려운 상황에 방어적인 태도로 일관을 하면, 결국 악순환이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부디 자기 투자를 전체 운용의 후순위로 놓지 말기를 바랍니다. 여유가 좀 나아지면… 이라는 생각, 언제나 다른 우선순위에 자리를 내어 주고 마는 생각들인것 여러분도 아시잖아요?
여러분의 총 수입 대비 교육비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가요? 한 번만 외식을 줄여도 몇권의 책을 살 수도 있습니다. 두번 정도만 줄여도 학원 하나 끊을 만큼의 돈이 나옵니다.
“나의 미래가 이 정도로 작은 투자도 할 만한 가치가 없을까?”
이 질문은 저 스스로에게도 자주 하는 질문이지만, 여러분도 필요성을 느끼신다면 자주 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에게는 ‘자기투자비’라는 것을 할당해 두고 있습니다. 여러분,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투자처,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고 계신가요? 아니라면 지금부터라도 한번쯤 고려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