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왜 불평등이 시한폭탄이 될 수밖에 없는가를 설명합니다.
한국 사회는 이미 이 불평등의 시한폭탄이 곳곳에서 터져나고 있다는 사실을 매일매일 깨닫고 있습니다. 묻지마 범죄, 아동 성폭력 등등. 하지만 쏟아지고 있는 대책들은 그저 현상적 임시응변에 지나지 않습니다.
불평등은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입니다. 그 폭탄이 터지면 사회가 어떤 모습을 하게 될지 이미 충분히 예견돼왔습니다. 수차례 지적도 돼왔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트리클 다운’이라는 경제적 환상에 매몰돼 이에 대한 근본적 처방을 등한시 해왔습니다.
이미 증명됐다시피 급속한 경제 성장은 평균적인 부의 증가를 가져오긴 했지만, 가난한 사람을 같은 속도로 더 가난하게 만들었습니다. 성장이 나의 삶의 성장까지 보증해주는 ‘낡은 경제’는 이미 소멸됐습니다.
이 시점에서 지난 2007년 타계한 미국의 프래그머티즘 철학자 리처드 로티의 조언을 경청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우리 아이들이 정말로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야 말로 참을 수 없는 일이라는 점을 깨달을 수 있게 키워야만 합니다. 책상 앞에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우리가 더럽힌 화장실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사람들보다 무려 열 배나 많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 정작 우리가 두드려대는 그 키보드를 만드는 제3세계 사람들보다 무려 백 배나 많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그 아이들이 바로 먼저 산업화된 나라들이 아직 산업화되지 않은 나라의 사람들보다 백 배나 많은 부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걱정하게끔 해야만 합니다. 우리의 아이들은 반드시 일찍부터 자신들이 누리는 그 행운과 다른 아이들이 누리는 행운 사이에는 많은 불평등이 있다는 사실을 보고 배우게 해야만 합니다. 게다가 우리는 바로 그러한 불평등들이 신의 의지도 아니고 경제적 효율성을 위해 반드시 치러야 하는 대가가 아니라 오히려 분명 피할 수 있는 비극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그 아이들이 가능한 빨리 다음과 같은 점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해게끔 해야 합니다. 그 어떤 누구라도 한편에서 다른 사람들이 과식하는 동안 굶주리게 되는 일은 결코 없게 하기 위해서는 과연 이 세계가 어떻게 변화돼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리처드 로티 , Penguin, 1999, pp 203-4)
글 : 몽양부활
출처 : http://blog.ohmynews.com/dangun76/4798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