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창업에서 ‘지금 창업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심적인 이유’로 두 가지를 꼽자면 첫째로는 20대가 지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도전을 해보고자, 둘째로는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기 전에 창업을 하는 게 아무래도 제약이 적다고 판단해서다. 그런데 여기 매우 ‘올드’한 스타트업이 있다. 창업 멤버 평균 연령 39세. 그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사무실을 찾았다.
프렌즈톡은 어떻게 탄생하였나?
■ 각자가 사회 생활을 하며 구축한 능력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김창겸(공동대표, 고려대 전산학 졸업, 前 핸디소프트 PR/마케팅 담당 / 이하 김창겸) : 트렌드, 해외 신종 서비스를 꾸준히 지켜보면서 버티컬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가능성을 보았다. 회사에서는 PR과 마케팅을 계속 담당하다가 도란커뮤니케이션즈를 창업하여 운영하고 있었다. 박홍성 대표와는 학교 선후배 관계로 종종 만나 각자의 사업 영역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박홍성 대표가 프렌즈 iOS용 앱을 만들어 갖고 와서 혼자서 모든 걸 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나와 서진영 이사에게 손을 내밀었다. 나의 마케팅 능력과 서진영 이사의 개발 능력, 그리고 다재다능하고 사업 아이디어가 있는 박홍성 대표가 뭉치면 그림이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011년 말 사업과 서비스에 본격적인 고민과 기획을 시작하였고 올 해 초 개발에 몰두하여, 4월에 iOS용과 안드로이드용 앱을 마켓에 등록하였다. 사업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별도의 법인을 7월에 설립한 이후 국내 최고의 IT전문가 집단인 ‘플랫폼전문가그룹’ 으로부터 엔젤 투자도 유치하였다.
■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궁리하다 사업 아이디어가 떠올라
박홍성(공동대표, 고려대 전산학 졸업, 前 CRUX소프트 대표 / 이하 박홍성) :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98년도에 CRUX라는 플래쉬 콘텐츠 개발 솔루션 업체를 창업하였다. 창업 2개월만에 로그인코리아에 인수, 매각을 하면서 그 자금을 갖고 졸업앨범을 CD로 제작해주는 또다른 사업을 시작하였다. 그러던 2010년 말,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하였다. 이후에 몇 개월동안 눈만 뜨면 ‘이 스마트폰 가지고 어떤 사업을 해볼수 있을까’만 하루종일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하루에 몇 개에서 몇 십 개씩 아이디어가 나오는데, 8개월이 지나고 정리해보니 1권의 노트가 되더라. 그 중에는 쓸데없는 아이템, 몇 십년 후에나 가능한 아이템, 시장에 이미 나온 아이디어들도 있다. 계속 고민하는 과정에서 다듬어지고 정제되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던 찰나에 작년 8월달에 대학생과 이야기를 나눈 게 결정적으로 프렌즈톡 사업 아이디어로 열매를 맺었다. 내 경험상으로도 필요한 서비스였다. 군대 제대 후 대학교에 복학하였을 때 친구들과 따로 떨어져 교양 수업을 듣던 기억이 났다. 수업을 한 번이라도 빠지게 되면 과제가 있는지, 시험범위가 어떻게 되는지 등의 정보를 놓치게 되어 여러모로 불편하고 외로웠다. 이러한 문제에 착안하여 iOS용 앱을 만들어보았고, 이를 갖고서 김창겸 대표를 찾아갔다.
■ 교육콘텐츠와 SI 쪽에 관심이 있어
서진영(개발이사, 고려대 정보공학 졸업, 스토리21 대표 / 이하 서진영) : 모바일 앱에 대한 새로운 흐름이 흥미로웠다. 각자의 다양한 경험과 사회 경력에서 오는 노하우,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면 ‘이 사업이 분명히 될거다’라고 생각했다. 특히 개발 뿐만 아니라 교육계에 대한 이해도를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
■ 앱 사용 후 프렌즈톡에 합류
서기석(사원, 단국대 토목환경공학 4학년 / 이하 서기석) : 전공은 적성과 거리가 멀었다. 그보다는 IT 분야에 관심이 있었다. 학생회를 할 때 알게 된 사람들로부터 대학생들을 위한 앱을 개발하는 회사가 있으니 박홍성 대표를 만나보라고 했다. 그래서 박홍성 대표를 만나 어플을 사용해보니 상당히 좋은 것 같아서 참여 의사를 밝히고 올해 9월부터 합류하였다. 현재 대학교를 돌아다니면서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창업멤버 3분 모두 이번 창업이 처음이 아니기에 비교적 쉽게 창업을 결심한 것 같다
■ 40대 쌍둥이 아빠로서 창업이 쉽지는 않아
김창겸 : 프렌즈톡의 서비스 개발에 정신없던 올해 2월29일, 쌍둥이가 태어났다. 젊어서 리스크가 그리 많지 않을 때에는 창업을 할 수 있겠지만 내 입장에서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가족들은 우려 반 믿음 반으로 날 바라보았다. 하지만 2000년대 IT버블을 겪어봤고 계속 IT업계에서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열심히 하다 보면 뭔가는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였다. 또한 시장도 예전에 비해서 훨씬 기회가 많은 환경이지 않나? 50대가 되기 전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 창업이 아닌 취업을 하면 오히려 놀랄 분위기
박홍성 :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사업가로 살아왔다. “쟤는 당연히 사업하는 애니깐”이라고 말하더라.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사업을 도와 자연스럽게 법 공부도 했었고, 공인중개사에도 합격하여 상가건물 중개도 해본 적이 있다.
■ 자신감을 갖고서
서진영 : 우려의 목소리와 낙관적인 시각이 교차했다. 주변의 다양한 반응들이 있었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도전하게 되었다.
창업 후 생긴 고충이나 바뀐 점이 있다면?
■ 긴장감과 책임감이 늘 어깨 위에
김창겸 : 법인 설립 후 공적인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 팽팽한 긴장감을 갖고 있다. 창업 멤버 뿐만 아니라 회사 식구가 늘어난다는 것은 곧 그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어깨가 무겁다. 좀 더 고민을 많이 하게 되고 잠을 잘 못 잔다.
■ 개발만 할 때에는 컴퓨터랑 마주보고 있기만 하면 되었는데..
박홍성 : 개발이 중심 업무였는데 프렌즈톡 시작하면서 대외적인 홍보 업무가 많아졌다. 개발만 할 때에는 사무실에 있기만 하면 되는데 대외적인 활동을 하다보니 조금 익숙하지가 않다.
■ 팀 호흡에 있어 생각이 많아져
서진영 : 서로간의 역할에 맞추어 함께 만들어 가는 일들이 시작되었다. 그러다보니 서로를 배려하는 부분에 대하여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 무작정 대학교를 찾아다녔던 나
서기석 : 많이 활동적이 되었다. 아무래도 맡은 업무가 대학교를 돌아다니며 학생회 및 학교 관계자들에게 서비스를 소개하는 업무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처음에는 마음만 앞서 무작정 대학교를 찾아갔었다. 하지만 지금은 업무를 좀 더 스마트하게 접근하려고 노력 중이다.
올해 9월에 오픈한 프렌즈톡의 서비스 ‘프렌즈(FRENz)’ 대해 소개해달라
■ 같은 대학 수업을 듣는 사람들끼리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앱
프렌즈는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끼리 그룹 채팅을 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다. 뿐만 아니라 학생, 교수, 학생회, 학교 당국 모두의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활용이 가능하다. 주요 기능으로는 수업 내 채팅, 학교 내 채팅, 학과 채팅, 동아리 채팅이 있고 부가 기능으로는 시간표 관리 기능이 있다. 회원가입시 간단히 정보를 입력하면 단체 토크 게시판이 생긴다. 프렌즈의 특징은 시간표를 기반으로 한 메시지 서비스이기 때문에 친구를 찾아 일일이 친구 추가를 할 필요가 없다. 이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수업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태풍이 왔을 때 휴강 공지를 공유하기도 하였다.
경쟁사와의 차별성이 무엇인가?
■ 대학 생활 정보의 일방적 전달이 아닌 수업을 매개체로 한 정보 공유의 장
경쟁 앱들은 시간표, 도서관 빈자리, 학생식당 정보 콘텐츠를 한 쪽에서 업로드 후 유저들이 이를 소비하는 소식지 서비스이다. 그러나 프렌즈는 메신저 서비스로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서비스이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라인과 같은 메신저 서비스는 내 휴대폰 전화번호부에 있는 사람만 불러올 수 있지만 프렌즈는 연락처가 없어도 대화가 가능하다. 수업을 매개체로 하여 같은 학과 수업을 같이 듣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같은 대화방에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모임의 장을 만들어준다고 하니 네이버 밴드(BAND) 앱이 떠오르는데..
■ 모임을 만들어야 하는게 아니라 검색하여 들어가는 점이 다르다
밴드는 대화의 주제를 던져주지 않는다. 정해져 있지 않은 셈이다. 프렌즈는 대학생, 학교생활과 수업정보라는 주제를 명확히 정해주었기 때문에 활용도 측면에서 어떤 특정한 목적으로 갖고 접근하기 용이하다. 밴드가 각자 모임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면 프렌즈는 학과 수업을 검색 후 대화방에 들어와서 서로 모인다는 점에서 다르다. 우리는 장을 먼저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다르다.
향후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
■ 한국의 페이스북을 향하여
전국 349개 대학교 300백만명의 학생 중 100~200백만명을 프렌즈의 액티브 유저로 만들고, 이를 통해 쌓이는 기술과 노하우를 갖고 2013년 하반기 정도에 해외 진출을 생각하고 있다. 서비스 추가 기능으로는 1:1채팅 기능, 친구 맺기 기능, 과제 관리 기능, 같은 학교를 넘어 유사 전공자, 같은 관심사를 가진 학생들끼리 묶어 주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까지는 기본적인 정보만 입력하면 학생 인증 절차없이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불순한 의도로 가입하여 광고글을 올리는 유저에 대한 신고 기능을 고민하고 있다.
끝으로 하고픈 말
■ 40대도 청춘들 못지 않게 열정이 있어
김창겸 : 요즘에 청년 창업 분위기가 대세이다. 하지만 40대도 20대의 청춘들 못지 않게 열정이 있다. 삶에 치이고 상황에 몰려서 현실에 안주해있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나 같은 사람도 열심히 하면 뭔가를 할 수 있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 끈질긴 생명력을 갖고서 계속 나아갈 것
박홍성 : 사업 실패를 하면서 실패를 하는 법과 실패를 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그래서 실패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 벤처기업이 1,000개 창업하면 5개 살아남는다고 하던데 우리는 끈질긴 생명력을 갖고 사업을 계속 해나갈 것이다.
■ 지금 이 기사를 읽는 분들께
서기석 : 지금 이 기사를 읽고 있는 대학생 여러분 프렌즈 앱 다운로드 해주세요
안경은 기자 elva@venturesquar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