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South Africa)을 가기 위해 홍콩에서 남아항공(South Africa Airline)을 타고 요하네스버그(Johannesburg)로 향하다 보면 반드시 마다가스카(Madagascar)상공을 지나게 된다.물론 비행기 창을 통해 볼 수는 없지만 항공기 내 실시간 지도로 보는 거대한 섬(지구상에서 4번째 큰섬)은 강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마치 영화 마다가스카에 나오는 귀여운 알렉스(사자), 마티(얼룩말), 멜먼(기린), 하마(글로리아)들이 우당쾅쾅 놀고 있을 것 같은 상상에 항상 웃음이 절로 나온다. 더구나 마다가스카는 아주 오래 전 아프리카 대륙에서 분리되어 현재 동식물 3분의 2 이상이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고유종일 정도로 생물다양성이 매우 높고 천연자원 또한 매우 풍부한 지역이기 때문에, TV로도 쉽게 접하지 못했던 동식물이 있을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감이 아프리카 대륙의 동 식물을 압도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마다가스카 현실은 매우 좋지 못하다. 2011년 기준 GNP는 428달러로 176위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이며, 1960년 프랑스에서 독립은 했으나 끊임없는 정치 불안을 겪으며 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특별한 부가가치 산업이 존해하지 않다보니 인구의 약 75%가 화전농업과 대규모 벌목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따라서 이미 자연상태 숲의 80%가 회손된 상태이고 매년 20만 헥타아르의 산림이 지금도 없어지고 있다. 알렉스나 마티, 멜먼 같은 친구들은 실제로 매우 절박한 환경에 처해있는 것이다.
그런데 게임 하면서 마다가스카 섬에 실제 나무를 심을 수 있다면?
매우 단순하고 쉬우면서 완성도 있는 그래픽으로 무장한 iOS 게임 ‘Tilt World’. 이 게임은 그냥 포인트를 쌓는 일반 게임이 아니다. 게임을 통해 쌓은 포인트로 ‘WeForest.org’를 통해 마다가스카에 실제 나무를 심을 수 있다. 나의 게임 행동과 재미 그리고 그에 따른 성과가 ‘실제 나무’로 연결되는 것이다. 실제 나무를 심어 보고 싶거나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어도 익숙하지 않은 NGO 단체를 직접 찾는 일 자체부터가 장벽처럼 느껴졌었는데 단순 게임을 간편하게 내려 받아 재미도 느끼고 도움도 쉽게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내용적으로는 주인공 ‘Flip’이 오염된 습지를 다시 되돌리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먹고 씨앗들을 모아 환경을 변화시키는 스토리를 담고 있고, 게임 방식(인터페이스)은 2007년 iPhoneDevCamp 에 직접 참가하여 Winner Best Game 을 수상한 아이폰 초창기 모션게임 ‘Tilt: An Adventure in 1.5 Dimensions’를 발전 시킨 형태이다.
Tilt: An Adventure in 1.5 Dimensions, Winner Best Game @iPhoneDevCamp2007
‘Tilt World’ 말고도 게임을 하면서 실제 나무를 심을 수 있는 또 다른 게임 ‘TreePlanet’도 있다. 게임 형태가 완전 다르기 때문에 ‘Tilt World’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게임성이나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한 교감 같은 요소로 보았을 때, ‘TreePlanet’이 더 잘 만들어 진 게임서비스(?)라는 개인적 느낌을 부인하기 어렵다. ‘TreePlanet’이 ‘나무 캐릭터에 이름도 짓고 잘 보살피고 길러 내면 실제 나무를 심을 수 있다’는 스토리가 더 강하게 와 닿기 때문일 것이다. ‘단순히 무엇을 하면 실제 나무 심는데 도움이 된다’로 끝나는 것 보다 내가 모바일에서 키워낸 ‘나의 나무’의 실제 모습을 사람들은 더 보고 싶어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 같다.
공유경제나 사회적 기업이라는 모습으로 ‘나눔’의 형태가 매우 다양해 지고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이윤을 추구하는 형태이든 아니든,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나의 조그만 행동과 관심이 내가 속한 사회나 사람 그리고 자연환경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색다른 경험과 자연스러운 내적 동기를 가지게 된다. 향후 사람들의 관심이나 행동을 수치화 하고 교류 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들이 많이 만들어 진다면 나눔을 위한 행위 자체가 지금 보다 훨씬 일상적인 일이 될 것이다. 바로 이런 점이 Real-Life Impact의 가치를 추구하는 회사들이 바라보는 가까운 미래 모습이 아닐까?
글 : 송준호
출처 : http://platum.kr/archives/2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