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에 네이버에서도 앱장터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 10월17일 수요일에 개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통해 네이버 앱스토어의 전략이 드러났습니다.
네이버 앱스토어는 현재까지 하이브리드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구글 플레이마켓이나 애플 앱스토어 등 모바일 플랫폼을 보유한 회사와 달리 네이버는 자체적인 플랫폼이 없기 때문에.. 자사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앱의 경우 구글플레이 마켓이나 앱스토어에 연결해서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해서 우리가 알고 있던 전형적인 앱장터가 아니라 앱추천 서비스의 형식을 띄고 있는 셈입니다.
물론 이런 전략을 통해 네이버가 지닌 매체 파워를 개발사에게 각인시키고.. 궁극적으로는 개발사들의 앱을 네이버 앱스토어에 등록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이 선보인 앱센터도 동일한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도 페이스북 전용앱뿐만 아니라 애플 앱스토어, 구글플레이 마켓에 등록된 모바일앱.. 게다가 웹앱(웹페이지)까지 등록 가능한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단 한가지 조건은 페이스북 로그인 기능을 가진 소셜앱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네이버는 간담회를 통해 유료앱에 대해 기존 앱장터에서 관행처럼 굳어진 7(개발사):3(앱장터)의 수익 배분율을 7(개발사), 2(네이버)에 1을 이용자에게 마일리지로 돌려주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게다가 내년 6월까지는 8:1:1(개발사-네이버-이용자)라는 공격적인 수익배분 방안을 제시한 상태입니다. 우수한 앱을 보유한 개발사를 단기간에 네이버로 모으겠다는 전략으로 판단되는데.. 현재 선전 중인 SK플래닛의 티스토어와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앱스토어에는 국내 모바일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숨겨진 기능이 또 하나 있습니다. 국내 모바일 시장은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에 이어 애니팡을 연속 히트시킨 카카오가 네이버를 앞섰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PC에서 네이버 앱스토어에 접속해서 구글플레이 마켓용 앱을 다운로드하면.. 모바일에 설치된 네이버앱으로 알림 메시지를 보내서 처리한다는 점입니다. 즉, 네이버앱이 설치되지 않으면 PC에서 모바일로 다운로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전략은 페이스북도 동일하게 시행하고 있습니다. 즉, 네이버와 페이스북 모두 모바일 플랫폼을 소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앱장터 앱도 수용하지만, 유선웹에서 특정앱을 다운로드받을 때 자사 모바일앱을 경유하도록 해서.. 모바일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깔려 있습니다. 네이버가 페이스북을 따라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모바일 플랫폼을 보유하지 않은 사업자의 앱장터에 보편적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우리 생활이 모바일로 급격히 이동하고.. 앱장터에 등록된 앱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어떤 앱을 써야할지 이용자는 혼란스럽습니다. 그래서 기존 앱장터뿐만 아니라 신규 사업자가 출현하여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앱추천 경쟁을 벌이는 형국입니다.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앱장터와 앱추천 서비스 간의 경계가 분명해 보였지만.. 지금은 통합되어 가는 형국이랄까요?
유선 인터넷에서의 지배력을 무선에서도 행사하고 있는.. 하지만 카카오에 밀리고 있는 네이버가, 앱스토어를 통해 또 다른 반격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요? 개별앱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수 많은 앱 중에 쓸만한 앱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장악하는 것도 훌륭한 전략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PS> 카카오는 게임 유통 플랫폼으로도 큰 성과를 거뒀는데.. 게임을 넘어 앱 추천 플랫폼에도 욕심이 있을까요?
글 : 버섯돌이
출처 : http://bit.ly/OUNL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