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미국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하루 칼로리 섭취량의 1/3은 과자에서 나온다고 한다. 이를 달리 해석한다면, 과자의 칼로리만 줄일 수 있어도 상당한 비만대책이 될 수 있다는 의미도 되고, 과자를 통해서 다양한 사회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한다. 이런 사실에 초점을 맞추어서 최근 소셜과 과자를 엮는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프로젝트 7은 고객들과 미션을 함께 수행하는 독특한 사업 전략을 짰다. 예를 들어, “Save the Earth” 껌을 사면 나무를 심는데 일조를 할 수 있고, “Feed the Hungry” 커피를 사면 결식아동 들에게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 일부 공정무역을 통한 원료와 유기농 커피를 제외하면, 모든 제품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고, 물과 같은 일부 필수적인 원료는 반드시 지역사회에서 구하고, 액체를 담는 용기는 생분해가 가능한 원료를 이용하며, 껌 등의 포장에는 재생용지를 이용하는 등 제품생산 전반에 지속가능성의 철학을 담아내는 것도 이들의 중요한 차별적인 경쟁력이다. 심지어는 재활용 플라스틱 용기와 유기농 면화를 이용해서 독특한 티셔츠도 만들고 있다. 이런 전략이 먹혀들어서, 프로젝트 7은 꾸준히 성장하여 2011년 581,220 번의 무료식사를 제공할 수 있었고, 547,046 그루의 나무를 심었으며, 10,557번의 말라리아 치료, 14,782명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했고, 아프리카의 어린인들에게 10,560주의 학교교육, 고아들에게 5,765일의 쉼터와 음식, 교육과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매출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사회적 활동을 지표로 발표하는 것도 신선하다. 최근 이런 시도를 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필수적인 생활을 위해 물품을 구매하면서, 조금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간단히 십시일반 돕는다는 기분으로 약간의 비용을 더 지불할 의사가 있고. 이런 작은 선의가 모이면 실제로 전 세계의 소외계층에게는 엄청난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7이 전 세계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션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제품을 판매한다면, 그 중에서도 과자와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소외지역의 기아문제에 집중하는 기업도 있다. 선진국들은 비만이 큰 문제로 자리잡고 있지만, 전 세계에서 먹을 것이 없어서 기아에 허덕이는 아이들은 무려 2억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그 중에서 영양실조로 숨지는 아이들도 매년 6백만 명에 이른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0년 설립된 투디그리스(Two Degrees)는 전직 골드만 삭스 출신의 투자은행가인 윌 하우저(Will Hauser)와 변호사이자 엔젤투자자인 로렌 월터스(Lauren Walters)가 설립한 회사이다. 이들은 배고픈 아이들을 위해 치료용 음식을 만들고 있다. 저칼로리 영양바(nutrition bar)를 사면 아이들에게 음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미국인들의 건강에도 도움을 주고, 굶주리는 아이들에게도 도움을 주도록 한다. 여기서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두 가지 목표를 위해 제품을 잘 만든다는 것이다. 고품질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과자를 만들어서, 고객들이 비교적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도 구매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면, 일반적인 자선모금과 별반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의 제품은 유기농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업체로 전 세계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는 홀푸즈(Whole Foods)의 인정을 받았다. 윤리적이면서도, 맛과 질이 모두 뛰어난 제품이 아니면, 아무리 선의를 가지고 착한소비를 부추긴다고 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제품이 뛰어나면 자연스럽게 팬들을 만들 수 있게 되고, 팬들이 제품의 입소문을 내기 때문에 실제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투디그리스가 또 한 가지 고려한 것은 음식을 지원하는 지역의 경제상황을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이들은 제품에 이용되는 원료 중에서 일부를 음식을 지원하는 지역에서 많이 나면서 영양적으로 훌륭한 식물들의 씨앗들을 선택해서 이들 지역에서도 판매에 대한 수익이 돌아가도록 하였다. 투디그리스의 영양바는 2011년 36만 개가 넘는 판매고를 홀푸즈의 유통망을 통해 올렸고, 그 숫자 만큼의 식사를 6개 국가에 지원을 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리고, 식사를 제공할 때에도 해당 지역의 원료를 이용해서 지역의 부모들이 만들 수 있도록 하여 인건비까지 지원하는 형태를 갖추어 이들이 가난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하고 있다. 결국 제품을 팔아서 제품소비자들은 건강을 찾고, 배고픈 아이들에게는 식사를 제공하며, 아이들의 부모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리는 것이다.
이렇게 글로벌한 문제도 중요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미국 자체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는 “음식사막(food deserts)” 문제가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다. USDA의 추정에 의하면 2300만 명의 미국인들이 음식사막에 버려져 있어서 제대로 된 음식을 만날 수 있는 기회자체를 상실하고 있다고 한다. Human Healthy Vending 이라는 기업은 건강한 음식을 쉽게 만나지 못한다면, 아무리 건강한 식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를 해도 그것이 지켜질 수 없다는 것에 주목하였다. 그래서, 이들은 비만퇴치를 위해 단백질 바와 요거트 등을 포함한 다양한 건강에 초점을 맞춘 과자를 판매할 수 있는 에너지 효율적인 자동판매기를 개발해서 판매를 시작하였다. 지금까지 이들의 자동판매기는 미국과 캐나다, 푸에르토리코 등에 1,100대 이상이 판매되면서 2011년 7백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매출액의 10%는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미국의 저소득층 학교의 건강음식 자동판매기를 유지하는데 이용한다. 이를 통해 젊은 학생들이 건강한 음식을 먹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고, 이들이 비만에 빠지지 않고 성인이 되어서도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엄청나게 많은 음식들이 있다. 과거에는 집과 다양한 식당에서 맛을 중심으로 하는 음식문화가 주류를 이루었고, 최근에는 다국적 식품기업들의 주도로 대량생산이 되는 정크푸드와 저렴하지만 건강에는 그다지 좋지 않은 음식들을 주로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이런 거대기업들의 공세에 대하여 건강을 챙기면서도 사회적이고, 많은 사람들이 공동으로 과실을 수확할 수 있는 다양한 식품기업들이 등장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이들의 존재와 지속가능성도 중요할 것이고, 이런 기업들의 성공에 거대기업들이 자극을 받는다면 이들의 변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음식산업에서도 변화는 시작되고 있다.
참고자료:
Social Snacking: Three Companies Add Impact to Your Empty Calories
Project 7 홈페이지
Two Degrees Food 홈페이지
Human Healthy Vending 홈페이지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2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