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인생, 이 맛이다’ 라는 책은 한겨례의 고나무 기자가 맥주의 세계에 심취하면서 홈브루잉을 해 보고, 결국은 한 마이크로 브루어리에서 일을 하게 되는 내용까지 담고 있다. 맥주에 대해서 다른 시각으로 한번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한겨례의 고나무 기자가 쓴 ‘인생, 이 맛이다’ 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저자가 맥주의 세계에 대해서 눈을 뜨게 되는 과정을 그린 책이다.
혹시라도 다음 질문을 읽어보시고, 평소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내용이거나 생각해보지 못한 내용을 물어본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 책을 한번 읽어보시라.
- 왜 한국 맥주는 맛이 없을까?
- 폭탄주가 맛있는건 당연하다.
- 맥주는 술이 아니고 시원하게 마시는 음료수다.
- (왜 마트에는 수많은 수입맥주가 있는데,) 왜 국산맥주는 종류가 몇가지 밖에 없을까?
- 정말로 삿뽀로나 기린이 제일 맛있는 맥주일까?
- 정말로 와인이 맥주보다 종류가 다양할까?
- 외국의 맛있는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맥주를 집에서 만들어 먹을수는 없나?
한국 맥주는 맛도 철학도 없다.
이 블로그를 통해서 여러번 밝혔지만, 우리나라 맥주는 정말 맛이 없다. 세상에 가장 맛 없는 맥주의 순위를 매긴다면 수위를 다툴 것이다. 우리나라 맥주들이 하나같이 사용하고 있는 ‘하이 그래비티(high gravity) 공법’이라는 것이, 결국은 물을 섞는다는 것인데, 맥주 테이스팅을 제대로 하는 사람들은 이런 한국 맥주를 ‘watery’하다고 표현한다. 한마디로 밍밍한 물맛이라는 뜻이다. 제조사들이 왜 이런 공법을 사용하는지는 자명하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그러면 제대로 된 맥주맛을 낼 줄 모르는 것은 아니냐고? 절대 아니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그 맥주 회사들이 모두 외국의 맥주 재벌들과 같은 회사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늘 하는 변명은 ‘한국 소비자들이 아직 고급 맥주에 대한 선호가 없어서’ 라고 한다. 소비자의 저렴한 입맛 탓으로 돌리는 것은 개인적으로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우리나라 맥주들은 이름 조차도 우리나라 이름이 아니다. 세상에 맥주 이름을 자기나라 언어로 짓지 않는 몇 안되는 예가 바로 우리나라 맥주들이다. 하이트, 카스, OB 등의 국적 없는 브랜드 이름은 우리나라를 대표할 생각이 전혀 없음을 반증한다. 칭따오 맥주, 대동강맥주, 삿뽀로 맥주 등, 우리 주변 나라들만 봐도 다들 자신들의 고유 명사를 사용하는데, 우리나라만 유독 이상한 이름을 사용한다.
그 외에도 한국 맥주에 대한 나의 분노에 대해서 더 듣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시면 되겠다.
이 책에서 저자가 보여주는 행보는 나의 최근의 행보와 비슷하다. 외국 맥주들의 다양한 옵션에 놀라고, 그 맛에 매료되고, 결국은 자기가 스스로 맥주를 만들어 마시며,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만든 맥주들을 먹여보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 그것이 요즘의 나이다.
나도 최근에 홈브루잉의 세계에 푹 빠져서 2번의 브루잉을 했다. 한번은 IPA 다른 한번은 허니 에일. 그 과정에서 얻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맥주도 요리의 일종이고, 요리가 주변 사람들을 기쁘게 해 주는 것이 목적이라면, 맥주만큼 이 목적에 딱 맞는 요리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홈 브루잉에 관심 있는 분들은 적극적으로 아래 커뮤니티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비어포럼: www.beerforum.com
한국 맥주시장의 긍정적 변화나는 최근에 한국 맥주 시장에 불어닥치는 변화에 대해서 긍정적이긴 하다. 내가 한국으로 돌아온 8월부터 지금까지 2달 동안 내가 목격하는 변화만 해도 대단하기 때문이다. 녹사평 근처에서 불고 있는 크래프트 비어의 붐 (그 중심에는 맥파이가 있다.)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마트의 수입맥주 코너, 홍대/이태원/강남 등에 생겨나고 있는 수입맥주를 파는 가게들.. 이 모든 것들이 내가 불과 지난 2달간 목격한 내용들이다.
술에 대한 규제는 시대마다 이유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생긴 술에 대한 규제는 황당한 이유이다. 이 책을 읽고서 나도 알게 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 마이크로 브루잉을 금지하고 다양한 맥주가 유통되지 못하게 하는 바로 그 이유가 ‘품질 관리가 어려워서’라고 한다. 그럼 지금 마트에 들어오는 수 많은 외국의 마이크로 브루어리의 맥주들은 어쩔텐가?
반면 내가 계속 긍정적으로 시장을 보는 이유는 술에 대한 규제가 풀리는 이유는 역사적으로 ‘경기 부양’인 경우가 많다는 이유 때문이다. 지금처럼 경기가 계속침체되고 2개 맥주회사가 모든 시장을 독점하는 상황에서, 최근 부각되는 ‘경제민주화’차원에서라도 향후 2-3년 내에는 마이크로 브루가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소개되는 Strada Felice(스트라다 펠리체)라는 이탈리아 맥주를 꼭 마셔보고 싶다. 그 이유는 Strada Felice 라는 말이 “행복한 길”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내 이름의 한자 뜻 (기쁠 태 兌, 길 경 徑) 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내 이름과 같은 뜻의 맥주가 있다니, 언젠가 꼭 마셔보리라..
글 : MBA Blogger
출처 : http://mbablogger.net/?p=5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