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스타트업의 폭발적 성장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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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53002616@N00/7427657136
지식경제부 K-Tech 행사에서 발표가 있어서 미국 실리콘 밸리에 왔다. 미래 교육으로 유명한 Singularity University를 방문해서 스타트업 캠프에 참여한 젊은 친구들을 위한 강의도 하고, 오랫만에 만난 반가운 얼굴들과의 만남도 즐겁지만, 가끔은 이곳 실리콘 밸리는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과는 매우 다른 환경과 문화를 가지고 있기 떄문에, 이렇게 지나칠 정도로 이곳을 동경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라는 의문을 던지게 된다. 마침 테크크런치에서 최근 부상하는 남미의 스타트업 성장에 대해 다룬 칼럼이 게재가 되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남미도 우리나라와는 여러 가지로 상황이 다른 것은 틀림이 없지만, 항상 너무 한 가지 시각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기 보다는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것이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길을 찾는 데에는 더욱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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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윈도와 노키아 등이 지배하던 시절에 비해, 남미의 테크 시장은 특화되고 분화된 다양한 기회들이 창출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남미의 도시에서 작은 클러스터들이 생겨나면서 자국 또는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스타트업들이 경쟁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형성된 스타트업들은 서로에게서 실패에 대한 교훈을 배우고, 성공의 과실을 공유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들의 경쟁은 소비자들에게 제공되는 제품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혁신을 지속하고 있는데 이는 남미의 규제와 정경유착으로 인해 형성되었던 기득권을 활용하여 탄생한 거대기업들과 양극화를 만들어낸 사회의 시스템과 매우 다른 신선한 에너지와 문화를 만들어내는 역할까지 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런 선순환의 고리는 최근 테크 스타트업의 폭발적인 성장과 벤처업계의 활황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2012 행사에 50개가 넘는 남미의 스타트업들이 진출을 했는데, 이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어떤 대륙보다 활발하게 스타트업 생태계가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칠레는 국가적으로 이를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 멕시코에서는 자발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있어 남미 스타트업 성장의 핵심이 되고 있다.

Mercado Libre와 같은 멕시코 회사는 전자상거래 회사로 시작한지는 오래되었지만, 최근 모바일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처를 하면서 멕시코는 물론 시장을 아르헨티나, 브라질, 베네주엘라와 칠레까지 확장하면서 전성기를 누리기 시작하였으며, 이제는 콜럼비아와 코스타리카, 도미니카공화국, 에콰도르, 파나마, 페루, 우루과이는 물론 포르투갈까지 진출을 하고 있다. 이들은 각각의 국가에 있는 뛰어난 인재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글로벌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는데, 재미있게도 이들의 인적 네트워크의 핵심은 스탠포드 대학원에서 공부했던 동기와 선후배들이라고 한다. 서버도 미국에 두고 운영을 하고 있으며, 여러 나라에 진출했지만 기본적으로 기술은 동일하게 활용한다. 그렇지만, 각 나라의 시장은 천차만별이기에 각각의 사정에 맞게 최적화한 전략을 펼친다는 점이 미국을 기반으로 하는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다른 점이다.

Freelancer는 HR 관련한 사업을 펼치는 유망한 스타트업으로 미국에서 출발한 기업이지만, 스페인어 기반의 로컬 전략이 성공의 기반이 된 곳이다. 이들은 먼저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하는 나라와 지역의 특징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잠재고객들의 행동과 선호도를 먼저 파악하였다. 특히 해당 나라의 팀을 구성한 뒤에 로컬 클러스터와의 적절한 연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는데 역량을 집중했다.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에 통합을 하되, 멕시코와 아르헨티나, 칠레와 브라질에 각각의 지사를 설립하고, 각국마다 다른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이렇게 여러 나라에 진출하는 비용을 투자로 생각해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한 결과, 이제는 남미의 여러 도시에 스타트업 클러스터가 만들어지고, 여기에 인력을 공급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이 되었다고 한다. 나라 별로 기대수준이나 차이점은 있지만, 기본적인 필요성과 맥락은 동일하다는 점이 중요하다.

동일한 언어권인 스페인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이 남미에 뿌리를 내리는 경우도 있다. Minube는 소셜 여행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페인에서 이미 상당한 인지도를 쌓은 뒤에 멕시코를 비롯한 여러 남미국가들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하였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남미 국가들은 인적자원도 풍부하고, 인터넷과 모바일 인프라는 빠르게 확산이 되고 있지만, 아직도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서는 일반인들에게 보급된 비율이 작기 때문에 그만큼 성장의 가능성이 더욱 크다는 것이다. 또한 페이스북 사용자가 브라질이 전 세계 2위, 멕시코가 5위를 차지할 정도로 소셜 플랫폼이 구축되어 있는 것도 남미가 글로벌과 연결되는 중요한 인프라의 역할을 한다.

남미가 이렇게 글로벌과 로컬이 연결되는 용광로와 같은 반응을 보이면서 스타트업들에게 많은 기회를 선사하는 것에는 크게 2가지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첫째는 남미에는 미국이나 유럽과 같이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의 거대한 혁신 서비스 플랫폼 사업자가 아직은 많이 활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작은 스타트업들이 각각의 나라에서 성공할 수 있는 토양이 되며, 규모와 네트워크 및 자금에서 밀리면 성공하기 어려운 미국의 글로벌 마켓과는 차별화가 가능한 부분이다. 둘째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iOS, 안드로이드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이 전 세계에 동일하게 접목이 되면서, 로컬에서 글로벌로 나가기도 쉬워졌고 반대로 글로벌을 타겟으로 하는 전 세계의 스타트업들이 로컬로 진출하기도 쉬워졌다는 점이다. 이는 항상 우리 만의 플랫폼을 강조하며, 시장을 축소하려는 접근방법을 이야기했던 우리나라의 일부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부분이다. 갈라파고스로 만들어봐야 결국 기회만 없앨 뿐이다. 로컬 시장의 성공은 그 나라를 가장 잘 이해하고, 그 나라의 고객들에게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나라도 우리의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기회를 열어주는 것 이상으로, 해외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각국을 목표로 연결짓는 새로운 글로컬(Glocal, Global + Local) 혁신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 에버노트의 CEO가 우리나라를 자주 방문하고, 우리나라에 지사를 만들고 인기를 얻으면서 다른 아시아 국가로 확장해 나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혁신적이지만 작은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멕시코가 다른 남미 국가들로 진출하는 교두보로 삼는 것처럼, 우리나라가 다른 아시아 국가로 진출하는 허브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스타트업 허브가 되도록 하는 것도 우리나라의 스타트업들을 키워서 글로벌 진출하는 이상으로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참고자료
Startups Find Fertile Ground For Explosive Growth In Latin America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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